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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김치코인③] 전문가들 "신뢰 회복이 관건"

"신뢰가 이미 땅에 떨어졌는데 무슨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거냐. 신뢰라는 게 그렇게 가벼운 건 줄 아나봐. 한번 잃은 신뢰는 회복하는 데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걸리는 건대." 최근 2주간 벌어진 '위믹스 상장 폐지 사태'를 지켜본 한 국내 가상자산(가상화폐) 투자자가 남긴 글이다. 해당 글 외에도 각종 가상자산 커뮤니티 상에서는 이번 사태로 김치코인에 대한 '신뢰' 자체를 잃었다는 투자자들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발생한'테라-루나 사태'에 이어 김치코인의 대표주자인 '위믹스'까지 상장 폐지되자 "이제는 김치코인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당장 눈앞에 벌어진 오류를 수정하는 것보다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투자자에게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위믹스로 '김치코인' 신뢰 잃어" 위믹스는 최근 2주간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대 관심사'였다. 특히 기존에도 거래량 90%가 국내 거래소 비중일 정도로 대표적인 '김치코인'으로 꼽혔으며, 상장 폐지 확정까지 가격 또한 '급등락'을 반복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받아왔던 김치코인 대표주자가 결국 '유통량 위반'을 이유로 상장 폐지 되자 김치코인에 대한 신뢰는 더욱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위믹스 사태보고 느낀 점'이라는 글을 올린 A씨는 "개인적으로 이제는 김치코인은 쳐다도 보지 말아야겠다"며 "앞으로 몇 년간 김치코인은 투자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글을 올린 B씨는 "코인 고수들이 김치코인을 믿고 거르라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며 "루나, 위믹스마저 이러니 다른 김치코인들도 믿지 못하겠다"고 호소했다. 전문가 역시 이번 사태로 김치코인 생태계가 더욱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김치코인 붕괴의 시발점은 루나다. 이미 그때부터 김치코인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며 "이번 위믹스 사태로 시장의 신뢰는 더욱 무너졌다. 과거부터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국내 블록체인 시장은 중흥을 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뢰 회복될 때까지 진정성 보여야" 위메이드는 상장 폐지 직후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각종 대응책을 쏟아냈다. 우선 1000만달러(약 132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바이백 및 소각한다. 이를 통해 위믹스의 전체 유통량을 줄이고, 가치 상승을 유도할 방침이다. 바이백은 주식시장의 자사주 매입과 비슷하게 발행사인 재단이 가상자산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통상적으로 바이백 이후에는 사들인 가상자산을 없애는 '소각'절차를 거쳐 유통량을 줄인다. 위믹스 재단 측은 이에 대해 "최근의 상황으로부터 커뮤니티 및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바이백과 소각 캠페인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이외에도 위믹스 총공급량 및 유통량 등을 코인마켓캡과 실시간으로 연동하기 시작했다. 또한 바이낸스와 커스터디(수탁) 서비스 계약을 맺으며 보유한 위믹스 물량을 바이낸스에 맡길 예정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노력보다 해당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잘못한 것을 고쳤다고 해서 잃어버린 시장의 신뢰를 바로 회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읍소하고 진정성을 계속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래소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기서 책임이란 상장 폐지의 책임이 아닌 상장의 책임"이라며 "문제가 있는 코인을 상장시키지 않는 게 거래소의 역할"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공정위와 소비자보호원 등에 위메이드와 거래소를 동시에 제소해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투자자들이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적극적으로 추궁함으로써 혼란스러워진 시장이 정화되고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자금세탁방지 전문가는 "가상자산 발행사들이 이번 일을 계기로 허위 정보를 공시하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라며 "향후 정정 공시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지영2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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