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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휘발유보다 비싸진 경유·등유…여전히 '귀한 몸'

휘발유보다 싼 기름으로 인식되던 경유와 등유 가격이 무섭게 올랐다.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경유는 주로 승용차 연료로 사용되는 휘발유와 달리 선박·군수물자·건설기계 등 다양한 분야 연료로 사용된다. 광범위한 용도와 높은 연비로 국제 시장에서는 경유 몸값이 휘발유보다 비싸다. 국내에서는 경유보다 휘발유에 더 많은 세금이 붙으면서 경유는 싼 기름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실제로 경유에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등의 세율은 휘발유보다 훨씬 낮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경유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세계 3대 산유국으로 유럽이 수입하는 경유의 60%가 러시아산이었다.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하면서 러시아의 경유 수출이 막혔고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 ℓ당 1453.53원이던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올해 6월 2089.03원으로 보통휘발윳값(2084원)을 넘어섰다. 지난 13일 기준으로도 경유 가격은 ℓ당 1796.67원으로 휘발유 가격보다 15%가량 비싸다. 난방용으로 쓰이는 실내등유 가격도 지난해 1월에는 휘발유 가격의 60%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이달 현재 ℓ당 1500원대로 휘발유와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을 유지 중이다. 경유와 등유 가격도 휘발유처럼 당분간 내림세를 멈추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 축소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경기 침체 우려로 떨어졌던 국제 유가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산유국의 가산과 서방의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 등이 겹치면서 원유 수요가 늘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이 현재 배럴당 78달러 수준에서 내년에 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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