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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금리인상 직격탄③]"될 곳만 된다"…분양시장 옥석가리기 '심화'

가파른 금리인상과 실물 경기 위축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분양 시장에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고금리와 집값 고점 인식에 서울 분양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 저렴한 단지를 중심으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이라도 하더라도 분양가와 입지 등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도 예고된 만큼 옥석가리기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루 분양시장이 위축됐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국 청약 경쟁률이 8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위축됐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해 12월 14일까지 일반분양에 나선 전국 아파트 384개 단지 가운데 175곳(45.6%)에서 미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달의 기준은 단지 내 여러 면적 중 특정 면적의 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넘기지 못한 경우다. 청약 경쟁률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민간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7.7대 1로, 지난해(19.8대 1)에 비해 급락했다. 지역별로 서울은 평균을 소폭 상회하는 10.1대 1, 경기는 평균 이하인 6.8대 1로 나타났다.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지역은 없었다. 당첨자들의 가점 평균도 낮아졌다. 지난해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 평균 당첨가점은 21점으로, 전년 34점에 비해 13점이 하락했다. 지난해 만점(84점) 당첨자가 단 한 곳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최고 당첨가점은 79점이다. 분양시장 한파 속에 흥행에 성공한 단지도 나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지티 자이'의 특별공급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 총 1만1063명이 몰렸다. 특별공급 113가구 모집에 534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47.2대 1을, 일반분양 106가구 모집에 572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4대 1을 기록했다. 서울 강동구 신동아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8개동 총 1299가구 규모다. 이중 전용 59㎡B 219가구(특별공급 113가구·일반공급 10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최고 분양가는 7억7500만원이다. 단지는 서울 지하철 5호선 길동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9호선 4단계 연장 사업으로 길동생태공원역(예정)이 2028년 개통 예정이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또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는 1순위 청약(해당지역) 53가구 모집에 792명이 지원해 14.9대 1을 기록했다. 이 단지 역시 전용면적 84㎡ 기준 최고 분양가가 14억3100만원으로, 인근에 위치한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전용면적 84㎡)의 최저 호가 17억5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저렴하다. 지난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꼽힌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흥행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12월6~7일 진행한 둔촌주공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진행한 결과 3695가구 모집에 총 1만7378명이 접수해 평균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초 청약 접수 첫날인 6일 열린 1순위 해당지역(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 청약에서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 주택형이 예비입주자 500% 요건(청약 경쟁률 5대1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어 1순위 기타지역(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 거주자) 청약까지 진행해 3731명이 추가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전체 주택형 16건 중 절반이 2순위 청약까지 넘어갔다. 강동헤리티지자이와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직선거리가 1.5㎞에 불과할 정도로 가깝다. 두 단지의 분양 흥행 희비가 엇갈린 것은 합리적인 분양가 때문이다. 실제 강동헤리티지자이의 분양가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분양가(9억~10억6000만원)보다 최대 4억원 이상 저렴하다. 또 해당 지역 대장주인 ‘e편한세상 강동 에코포레(전용 59㎡)’의 지난 9월 실거래가와 비교해도 5억원가량 낮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 부담이 커진 만큼 분양 시장에서도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분양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지고, 지방 역시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분양 시장에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나홀로 단지나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 등이 좋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과 무순위 청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성환 기자 | 고가혜 기자 | 강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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