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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칫돈 어디로③]채권 투자하는 개미들…연초 2조 순매수

회사채, 기타 금융채(여전채), 국채, 특수채 등은행 예금 금리가 3%대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금리 매력이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순매수 규모가 지난해 17조원 가까이 불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2조원 넘게 순매수에 나섰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은 채권 21조3797억원을 순매수해 전년 대비 16조8385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1조5539억원), 2021년(4조5412억원) 등 해마다 증가세인데 특히 지난해 회사채, 기타 금융채(여전채), 국채, 특수채 등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급증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채권 2조31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년 전(2401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수준이다. 증시, 부동산이 불황이거나 높은 금리가 지속될 때 자금이 위험 자산에서 은행 예금 등 안전 자산으로 이동하는 걸 역머니무브라고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최근 은행 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지면서 수신성 상품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으로만 시중 유동성이 쏠리는 걸 막고자 예금 금리 인상을 자제시킨 영향이다. 이 때문에 일부 자금 이동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글로벌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비둘기파(통화정책 완화 선호)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올해 상반기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고채 시장의 경우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만기별 전 구간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등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사실상 마지막 인상으로 소화한 것이다. 1월 국고채 3년, 10년물 금리는 전월 대비 각 0.449%포인트, 0.499%포인트 하락한 3.27%, 3.23%를 기록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고점 도달에 대한 인식이 생기는 시점부터는 채권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된다"며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투심·수급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너무 가파르게 하락한 (채권) 금리 레벨, 끝나지 않은 대외 긴축, 상존하는 크레딧 리스크 우려 등이 매수를 망설이게 할 수는 있으나 대세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판단"이라며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수 있어도 점진적이고 꾸준히 하락할 것이라 매수할 시간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반면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현재 기준금리와 국고금리 역전은 과도하다고 판단한다"며 "일반 법인, 최근 채권 관심도가 높아진 개인 투자자, 그리고 투자신탁(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확대 영향)을 제외한 모든 기관들은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은비 기자 | 이정필 기자 | 강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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