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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술에 승부건다]한화, 그린수소·에어택시 등 신사업 속도

등록 2021.03.28 04: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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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중인 전기식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Butterfly)’ 이미지.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과 오버에어가 공동 개발중인 전기식수직이착륙기 ‘버터플라이(Butterfly)’ 이미지.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방산, 에너지를 비롯한 우리의 사업들은 이 순간에도 세계시장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혁신의 속도를높여 K방산, K에너지, K금융과 같은 분야의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 솔루션 등 신규 사업에도 세계를 상대로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해 주길 바랍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앞으로의 2~3년은 산업 전반의 지형이 변화하는 불확실성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지속가능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끄는 '가장 한화다운 길'을 걸어 나갈 것"을 당부했다. 한화는 이에 따라 그린수소·우주위성·그린택시 등 미래 기술 확보에 매진하며, 세계 시장에서 리더십을 키워가고 있다.

◇한화솔루션, 태양광 ·그린수소 에너지 사업에 대규모 투자

출범 1주년을 맞은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소재 기업 도약을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개발을 위한 '글로벌 GES(Green Energy Solution)사업부'를 신설하고, 기존 '수전해 기술 개발팀'을 '수소기술연구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과 그린 수소 분야에서만 국내외에서 25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주로 차세대 태양광 제품인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수소 고압탱크, 수전해 분야 연구개발(R&D) 인력이 대상이다.

'글로벌 GES 사업부'는 기존 여러 사업부에 산재돼 있던 개발,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 금융 기능을 통합한 조직이다. 태양광 뿐만 아니라 풍력 발전 프로젝트에도 진출하는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개발 사업의 역량 강화를 통해 2025년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개발 사업에서만 연간 5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단순히 태양광 모듈을 생산·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정보기술(IT) 기반의 고부가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용자의 전력 소비 패턴 관련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해 잉여 전력을 통합 판매하는 분산형 발전 기반의 가상발전소(VPP) 사업에 대한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인수를 완료한 미국 소프트웨어(SW) 업체인 그로잉 에너지 랩스(GELI·젤리)를 통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향후에도 소프트웨어 기업을 추가로 인수, 하드웨어(태양광 모듈) 및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솔루션은 수소 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온 계열사들과 협업해 수소 사업 시너지도 확대할 방침이다. 충남 대산에 세계 최초의 부생 수소발전소를 건설한 한화에너지, 한국가스공사에 수소 충전 시스템을 공급하는 한화파워시스템 등과 함께 수소 산업의 모든 밸류 체인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이미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고효율 수전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기존 R&D 투자와 별도로 강원도·한국가스기술공사와 함께 약 300억원을 들여 강원도 평창에 그린 수소 실증 생산단지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독일 등 해외에서도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실증 사업을 벌여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을 갖춘 그린 수소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연말 한화솔루션은 미국 고압탱크 업체인 '시마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기존 수소자동차용 탱크 외에 시마론이 기술을 보유한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항공 우주용 탱크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화에너지, 프랑스 토탈과 합작회사…한화종합화학, 수소혼소 발전기술 확보

최근 한화에너지는 프랑스 토탈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미국시장에서 태양광사업의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2019년 기준 1762억달러(약 195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프랑스 토탈(TOTAL)은 2025년까지 35GW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한화에너지에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의 시대적 변화에 맞춰 기존의 석유 중심의 사업에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토탈은 특히 한화에너지의 미국 내 100% 자회사 '174파워글로벌'의 태양광사업 실적과 개발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174파워글로벌이 보유한 사업권에 공동으로 투자하자는 취지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합작회사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174파워글로벌이 보유한 태양광발전 사업권(총 PV 10GW, ESS 10GWh) 중 일부(PV 1.6GW, ESS 720MWh)에 대해 토탈과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해 공동으로 개발, 운영할 예정이다. 미국 6개주에 설치되는 12곳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는 미국 내 30만 가구 이상에게 연간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글로벌 가스터빈 서비스 업체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수소 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방식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최근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혼소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PSM사와 네덜란드 ATH사 지분을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글로벌 가스터빈 기업 '안살도 에네르기아'의 자회사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가스터빈 수명 및 성능 향상과 수소 혼소 개조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김동관 사장 주도로 '스페이스 허브' 출범…우주 산업 본격화

최근 한화는 우주 산업 전반을 지휘할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이 허브의 중심이다. 한화시스템의 통신, 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주)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최근 한화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쎄트렉아이 측도 향후 참여한다. 총괄 리더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맡는다.

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며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스페이스 허브를 통해 해외 민간 우주 사업의 트렌드를 모니터링하고 연구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할 계획이다. 스페이스 허브는 발사체, 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 지구 관측, 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로 나눠 연구·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해당 분야 인재도 적극적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의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기술 등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연구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월 국내 우주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지분을 인수했다. 쎄트렉아이는 국내 최초 설립된 위성 전문기업으로 시스템 개발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999년 국내 최초 위성 우리별 1호 개발인력 중심으로 창업해 현재 위성본체, 지상시스템, 전자광학 탑재체 등 핵심 구성품의 직접 개발과 제조가 가능한 국내 유일의 업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쎄트렉아이 지분 인수는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우주 위성 산업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회사와의 시너지를 통한 위성 개발기술 역량을 확보해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결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위성사업 관련,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KSLV-2)' 액체로켓엔진 개발을 맡고 있고, 한화시스템은 위성 탑재체인 영상레이더(SAR), 전자광학·적외선(EO/IR) 등 구성품 제작 기술과 위성안테나, 통신단말기 등 지상체 부문 일부 사업도 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시너지를 통해 국내외 우주 위성 사업 부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보유하고 있는 방산 통신·레이다 기술을 바탕으로, 우주 인터넷 시대의 항공우주 시스템 역량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미국의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기술 기업인 카이메타(Kymeta)에 3000만 달러(약 330억원)를 투자해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카이메타는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제품을 상용화 해 판매하고 있는 기술벤처 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은 내년부터 카이메타 위성 안테나 제품의 한국시장 독점 판권을 확보해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설 예정이며, 양사는 차세대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공동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실용성과 시장성이 높은 카이메타의 메타구조 기반 안테나 기술과 한화페이저의 반도체칩 기반 고성능 안테나 기술을 동시에 확보해 해상·상공·지상 전 영역의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사업 역량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한화시스템, 美오버에어사와 에어택시 공동개발

한화는 '에어택시'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개인항공기(PAV) 기업 오버에어사와 하늘을 나는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공동개발 및 UAM(도심항공교통) 사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미래 신사업 발굴의 일환으로 에어택시 시장 진출을 발표하고 PAV 전문기술 보유 기업 오버에어에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오버에어는 승차 공유서비스 기업 우버가 추진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 의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인 '카렘 에어크래프트'에서 분사된 기업이다. 카렘 에어크래프트는 수직이착륙기(VTOL) 전문업체다.

오버에어의 PAV인 버터플라이는 전기식 수직이착륙기(eVTOL) 타입으로 카렘 에어크래프트의 '고효율' '저소음' 기술이 적용된다. 헬리콥터보다 조용하고 안전하며 매연 등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방식으로 설계될 예정이다.

지난 1월 한화시스템은 한국공항공사·SK텔레콤·한국교통연구원과 'UAM 사업 협력을 위한 4자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4개사는 UAM 기체개발, UAM 이·착륙 터미널인 버티포트(Vertiport) 인프라, 운항 서비스, 모빌리티 플랫폼에 이르는 'UAM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UAM 산업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