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와 폭염은 편의점 '효자 상품'도 바꿔놓고 있다. 대형마트 영역으로 여겨지던 쌀, 식재료, 대용량 생필품을 편의점에서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역대급 폭염·4단계, 역대급 배달 매출
이마트24는 올해 3월에 개시한 배달서비스 매출이 해당 기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배달건수와 매출액이 각각 65%, 95% 뛰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 배달서비스 매출액은 전월 대비 41.7% 올랐다. 인기 품목은 치킨과 세트 상품이 꼽혔다. 전체 배달 매출 중 35%가 세트 상품이다.
세트 대표 상품은 '어벤저스 정식'이다. 참치마요네즈 삼각김밥, 불닭볶음면, 핫바, 바나나우유 그리고 자체 상품(PB) '한입포자만두'를 7900원에 묶었다.
배달 수요 공략 나선 편의점 업계
이미 GS25, CU, 이마트24 등 다수 편의점이 요기요, 카카오톡,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에 배달 서비스를 진출시켰다. 가장 많은 배달 플랫폼과 제휴한 편의점은 CU다. 요기요, 위메프오, 네이버, 카카오, 페이코 오더에서 CU 상품을 배달 주문받을 수 있다.
GS리테일은 앞서 6월 GS25, GS수퍼마켓 배달 주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우딜-주문하기'를 선보였다. 타 플랫폼을 넘어 자체 앱으로 수요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마트24는 배달과 연계한 행사에 나섰다. 8월말까지 네이버 주문하기로 1만원 이상 구매시 배달비(2400원)를 받지 않고, 요기요에서 2만원 이상 주문하면 3000원을 할인한다.
집콕 생활…대용량 생필품·계절상품 호황
생필품 매출액을 거리두기 격상 직전인 6월과 비교해보면, GS25에선 계란(19.7%), 쌀·잡곡 등 양곡(15.7%) 수요가 늘어난 게 대표적이다. CU에선 식사빵(22.9%), 즉석식(18.9%), 생활용품(16.4%), 과일(12.6%), 양곡류(11.8%) 실적이 고루 상승했다.
CU는 8월2일부터 자사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대용량 생필품 예약구매 운영을 시작했다. 쌀 20㎏, 용과 5㎏, 포기김치 5㎏, 두루마리 휴지 등 부피가 커서 편의점 매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상품을 배송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직후였던 7월 말은 서울 기준 최고기온 35도를 연일 기록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CU에선 이 때 컵얼음 하루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해 지난 2018년 기록(90만개)을 갈아치웠다. 얼음 매출도 세븐일레븐 94.1%, 이마트24 175% 등 지난해와 비교해 2~3배 가까이 상승했다.
대부분 편의점에서 계절상품은 초강세를 보였다. 전년 대비 매출액 변동 추이를 보면, GS25는 아이스크림(65.8%)과 파우치 아이스음료(61.9%) 매출이 늘었다. CU는 아이스드링크(54.4%), 세븐일레븐은 스포츠음료(64.3%), 이마트24는 아이스크림(58%)이 뛰었다.
세븐일레븐 '꿀잠 팝콘' *재판매 및 DB 금지
종량제봉투·팝콘·청소용품·술안주도 '뜬다'
팝콘 매출이 늘어난 것도 흥미롭다. CU에선 거리두기 4단계 격상 후 팝콘 매출액이 60% 넘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 팝콘 매출이 전월 대비 24% 신장했는데, 주택가 점포는 60%가 늘었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집에서 보려는 '집관족'의 증가,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OTT 서비스 활성화로 풀이된다.
'홈술족'도 편의점의 주 공략층으로 떠오른다. 이마트24에선 칵테일에 쓰는 리큐르 매출이 전년 대비 152% 상승했다. SSG랜더스라거, 슈퍼스타즈 페일에일, 최신맥주 골든에일 등 야구맥주 3종 인기도 이어진다.
GS25에선 와인 매출이 전년 대비 167.6% 뛰었다. 맥주 매출은 GS25 31.8%, CU 43.6%, 이마트24 50% 등 주요 편의점 업계에서 고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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