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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열전]코인 대장 '비트코인' A부터 Z까지

등록 2021.08.08 07:00:00수정 2021.08.09 1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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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세계 최초의 분산 디지털 화폐. 암호화폐 시장을 대표하는 코인. 시가총액만 무려 876조원. 바로 '비트코인'(BTC)이다. 재테크 열풍,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 관련 뉴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했으며 최근에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본의 아니게 차세대 금융계의 이슈메이커로 부상했다.

비트코인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건 지난 5월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선언부터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의 채굴에는 많은 에너지가 쓰이는데 이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이유로 테슬라 전기차 구입에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다.

많은 양의 비트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시스템칩(ASIC)을 탑재한 컴퓨터를 수천 대씩 가동해야 한다. 여기서 상당한 전력이 필요하기에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한 중국에 암호화폐 채굴꾼들이 모여들었다. 실제로 전 세계에서 한 해 채굴되는 비트코인 중 65%이상이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중국은 대부분의 에너지원을 석탄발전소에서 만든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은 불법 채굴 및 거래를 단속한다는 이유로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 업계는 오히려 이를 반겼다. 채굴의 탈중앙화가 이뤄진 이유에서다. 탈중앙화는 비트코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개념이다. 비트코인이 미국 금융 시스템의 '탈중앙화'(Decentralization)를 목표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세계 4위의 투자은행(IB) 리먼브라더스의 파산하면서 야기된 글로벌 금융위기, 그로 인한 대침체 그리고 양적완화. 화폐의 가치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미국인의 삶은 퍽퍽해져 갔다. 미국의 금융회사들은 국가의 세금으로 구제를 받았지만 이들은 구제 자금을 경영 정상화에 쓰기보다는 퇴직금이나 보너스 명목으로 억 단위의 달러를 챙겨갔다.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라는 구호로 탈권위, 탈중앙화 운동을 펼쳤다.

중앙 금융 기관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바닥을 치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세상에 등장한다. 비트코인은 시대적 정신을 담은 암호화폐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명확하게 중앙화된 금융기관에 맞서는 개념인 'P2P'(Peer to Peer) 방식의 화폐 시스템을 선보였다.

2008년 10월31일 사토시가 발표한 비트코인 백서의 이름은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다. 즉 사토시는 은행과 같은 중앙기구가 없더라도 네트워크 참여자들에 의해 피투피(P2P) 방식으로 스스로 작동하는 새로운 화폐 시스템을 설계했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첫 채굴과 거래가 이뤄졌으며 총 발행량 2100만개로 제한됐다.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은 개인 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며 거래 투명성이 보장되는 시스템이다. 누군가 조작할 수도 없고 따라서 중앙 기구나 국가의 존재도 필요 없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는 1975년생의 일본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명으로 아직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비트코인의 최소 화폐 단위인 사토시는 개발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비트코인은 탄생 당시에는 주목 받지 못했지만 탄생 10여 년이 돼가던 2017년 비트코인 광풍이 불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2017년 초 900달러 수준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 2만달러까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듬해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었지만 올 초 다시 비트코인 열풍으로 가격이 6만달러를 넘어서면서 이전보다 더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최근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세계 각국 정부의 관심사로 자리 잡게 되면서 비트코인 역시 연일 뉴스에 언급되고 있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암호화폐가 되면서 기관투자자나 거대 기업들도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관 상품으로는 세계 최대 디지털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투자상품은 폐쇄형 펀드인 비트코인트러스트(GBTC)로 운용자산만 270억달러(약 31조원)다. 이 밖에도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레터지(MicroStrategy), 테슬라(TESLA) 등이 있다.

증시에 상장한 비트코인 관련 기업들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최대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마라톤 페이턴트(MARA)와 라이엇 블록체인(RIOT), 채굴업체 및 체굴기 제조사 이방(EBON),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 등이다.

비트코인이 가지는 화폐로서의 가치나 실효성, 수명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지만 금융 민주주의, 중앙권력의 탈중앙화를 기치로 탄생한 만큼 탈중앙화된 화폐 시스템이라는 개념은 향후 글로벌 금융생태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