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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20주년 특집]되돌아본 한국 스포츠 20년② 야구

등록 2021.10.10 14:00:00수정 2021.10.10 14: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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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화/뉴시스】  23일 저녁 베이징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결승 한국과 쿠바의 경기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들이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20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그간 한국 야구계에는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프로야구에서는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가 왕조를 누리면서 숱한 타이틀을 가져갔고 이승엽, 류현진, 이대호 등이 불멸의 기록들로 스타덤에 올랐다.

국민적 관심 속 출항한 국제대회에서는 환희와 좌절도 여러 번 맛봤다. 이 가운데 백미는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신화다.

세계 최강 미국, 일본을 연거푸 누르며 9전 전승 금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야구는 세계 중심으로 우뚝 섰다.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야구는 국내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의 자리를 확실히 꿰찼다.

최근 각종 사건·사고들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지만 여전히 야구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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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인철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와 SK와이번스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yatoya@newsis.com

◆지난 20년 왕조는 삼성-SK-두산 순

지난 20년간 가장 많은 우승을 일궈낸 팀은 단연 삼성이다.

삼성은 2000년대 중반 선동열 감독 시절과 2010년대 초반 류중일 감독 시절, 두 차례나 왕조를 구축하며 명가를 일궈냈다.

2002년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과 함께 한국시리즈 무관의 설움을 날린 삼성은 2005년 김응용 사장-선동열 감독 체제에서 다시 한 번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현역 시절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 감독은 삼성 지휘봉을 잡고 권오준-오승환의 'KO 펀치'로 대표되는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해 '지키는 야구'로 팀을 정상에 올려놨다. 선 감독은 부임 첫 해였던 2005년과 2006년 연거푸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성공적인 사령탑 데뷔를 알렸다.

한동안 우승권에서 한 발짝 물러나있던 삼성은 류중일 감독 부임 후 다시 '전통의 명가'의 칭호를 되찾았다. 선 감독과 마찬가지로 '초보 감독'이던 2011년부터 우승을 일궈낸 류 감독은 2014년까지 KBO리그 최초의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당시의 삼성은 흠을 찾기 어려운 팀이었다. 선발진과 구원진이 모두 탄탄한 데다 타선에서도 신구 조화가 이뤄져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강했다. 2015년에도 정규시즌을 1위로 마쳤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밀려 통합 5연패는 무산됐다.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SK는 2000년대 후반 KBO리그를 지배했다.

2007년 첫 우승을 달성한 SK는 2008년에도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차지했다. 2009년 KIA 타이거즈에 우승을 내줬지만 2010년 다시 왕좌에 올랐다.

2007년 SK 사령탑에 오른 김성근 감독은 혹독하다고 평가될 만큼의 엄청난 훈련과 치밀한 전력분석 등을 내세워 팀의 기틀을 다졌다. 파격적인 투수 기용으로 혹사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벌떼 야구'로 상대팀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2007년 걸출한 신인인 김광현의 데뷔와 함께 정근우, 최정 등 내야수들이 국가대표급으로 성장하면서 SK의 전력은 점점 더 탄탄해졌다.

SK가 2009시즌과 2010시즌에 걸쳐 세운 22연승 행진은 여전히 KBO리그 역대 최다 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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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우승을 거둔 두산 선수들이 포옹을 하고 있다. 2015.10.31.photothink@newsis.com

한때 '만년 2등'의 설움을 받던 두산은 2010년대 후반 가장 강력한 강팀으로 우뚝 섰다.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 두산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 통합 5연패를 노리던 삼성의 도전을 멈춰 세우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러클 두산'의 시대를 알렸다.

2016년에는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인 93승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NC 다이노스를 4전 전승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2017년 KIA에 우승을 내준 두산은 2018년 다시 한번 93승을 따내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SK에 밀려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2019년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던 SK를 막아내고 정규시즌 마지막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하며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 트로피는 두산이 품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두산은 2021년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NC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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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25일 오후 2010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시상식이 열린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최다홈런상 등 7관왕에 오른 이대호(롯데)가 최우수선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amin2@newsis.com

◆이승엽·류현진·이대호, 리그를 평정하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MVP는 이승엽(삼성·MVP 선수 소속팀은 당시 기준)이 독식했다. 1997년과 1999년을 포함해 5차례 MVP를 수상한 이승엽은 KBO리그 최다 MVP 기록도 가지고 있다. '국민타자'란 타이틀이 나타내듯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했다. 2001년부터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이승엽은 2003년 56개의 아치를 그려 당시 아시아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승엽이 일본 진출로 떠난 뒤 KBO리그 MVP는 한동안 투수의 몫이었다.

2004년 배영수(삼성)를 시작으로 2005년 손민한(롯데 자이언츠), 2006년 류현진(한화 이글스), 2007년 리오스(두산), 2008년 김광현(SK)까지 5년 연속 투수가 MVP에 등극했다.

특히 2006년 류현진은 MVP-신인왕 동시 석권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괴물'의 등장을 알렸다. 데뷔 첫 해 다승(18승)·평균자책점(2.23)·탈삼진(204)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2009년 MVP는 뒤늦게 잠재력을 터뜨린 김상현(KIA)에게 돌아갔다. 2010년의 주인공은 이대호(롯데)였다. 이대호는 KBO리그 최초 타격 7관왕을 달성하고, 9경기 연속 대포를 쏘아 올려 MVP로 선택받았다.

2011년에는 투수 윤석민(KIA)이 MVP로 뽑혔다. 그해 17승·평균자책점 2.45·178탈삼진을 작성한 윤석민은 선동열(1986·1989·1990·1991년), 류현진(2006년)에 이어 트리플크라운을 일군 세 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만년 유망주' 껍질을 깨고 홈런왕으로 거듭난 박병호(넥센 히어로즈)는 2012·2013년 MVP를 차지하며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2012년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서건창(넥센)은 2년 뒤인 2014년 MVP 자리까지 올라섰다. 당시 128경기 체제에서 201안타를 때려 KBO리그에서 역대 한 시즌 200안타 고지에 오른 유일한 선수로 남아있다.

2015년과 2016년은 각각 테임즈(NC), 니퍼트(두산)가 MVP에 올라 2년 연속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를 평정했다. 2017년에는 팀의 9년 만의 우승을 이끈 양현종(KIA)이 MVP 감격을 누렸고, 2018년에는 김재환(두산)이 MVP에 선정됐다.

린드블럼(두산)은 2019년 20승을 따내 최고 선수로 뽑혔다. 2020년에는 로하스(KT 위즈)가 팀의 창단 첫 MVP로 이름을 남겼다. 린드블럼과 로하스는 나란히 KBO리그 MVP 이력을 들고 이듬해 해외 무대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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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뉴시스】  22일 오전 베이징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올림픽야구 준결승전 한국 대 일본 경기중 한국 8회말 1사 1루상황 이승엽이 우월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이동원특파원 dwlee@newsis.com

◆베이징 금메달, 영원히 잊지 못할 쾌거

한국은 2000년대 들어 본격화된 국가대항전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참가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승승장구했다. 2006년 1회 대회에서는 4강에 오르는 영광을 맛봤고,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정현욱과 봉중근, 이진영 등은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한국 야구의 위상을 가장 높인 대회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은 9전전승의 신화를 쓰며 가장 완벽한 우승을 일궈냈다. 한국이 올림픽 남자 구기 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처음이었다.

당시 예선전에서 부진했던 이승엽을 끝까지 '4번 타자'로 기용하는 김 감독의 '뚝심의 야구'도 화제를 모았다. 이승엽이 수장의 신뢰 속에 준결승 한·일전과 결승 쿠바전에서 쏘아 올린 홈런은 한국 야구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다.

베이징 올림픽 우승은 한국에 야구 붐을 일으켰다. 야구 팬들이 늘어나면서 관중이 급증했고, KBO리그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한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 신화를 지켜보며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다진 '베이징 키즈'들도 속속 자라나 KBO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 대회에서 한국의 영광은 계속되지 않았다.

2013년 WBC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던 한국은 2017년 안방에서 열린 WBC에서도 1라운드 탈락 수모를 당했다.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초대 챔피언이 됐지만, 4년 뒤 두 번째 대회에서는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했다.

그리고 지난 7월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동메달결정전에서 도미니카공화국에 패해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대회에 복귀한 야구 종목에서 2연패를 이루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나섰지만, 한국 야구사에 오래 기억될 '흑역사'만 남기고 돌아서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