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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연령 조정]③엄벌 만으론 '교화 억제' 우려…예방책 병행돼야

등록 2022.06.20 07:00:00수정 2022.06.27 09: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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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흉악한 소년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거론되던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조정' 작업이 법무부의 전담팀 구성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효과가 불분명한데다 자칫하면 소년범 교화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연령 하향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쪽에서도 인프라 확충과 사법절차 개선 등 법과 제도 개혁을 병행해야 정책 실효성을 높일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재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촉법소년 기준을 바꾸자는 주장은 해당 범위 안에 들어가는 청소년들의 흉악 범죄가 알려질 때마다 꾸준히 제기돼왔다. 보호처분보다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해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최근 들어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에 불이 붙은 건 최근 법무부가 관련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관련 법 개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면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간부간담회에서 한 장관이 직접 속도감 있는 촉법소년 연령 기준 현실화 검토를 당부했다. 연령 하향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가 곧 곧 구체적인 연령 기준 등 개선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연령 기준 하향은 범죄 예방 효과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고 엄벌주의가 답은 아니라는 반론도 높다.

수년간 소년재판을 맡은 이력이 있는 천종호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촉법소년 제재 강화가 소년범들의 교화를 억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부장판사는 2016년에 비해 2020년 전체 소년사건 수와 범죄소년(14세 이상 형사성년자) 사건 수는 줄어든 데 반해 촉법소년 사건 수는 늘었다는 내용의 경찰청 통계를 언급하며 "촉법소년기를 잘 넘기면 범죄소년기에 접어들어 비행이나 범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같은 시기 촉법소년 사건의 강력범죄 비율은 줄어들고 폭력과 절도 등 사건의 비율이 증가하는 점을 보면 가정문제와 성적경쟁 등으로 인한 아이들의 조기 좌절이 사건 수 증가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러한 전제에 따르면 촉법소년 제재 강화는 너무 이른 시점에 아이들의 좌절을 고착화시킬 수 있어 교화 및 사회화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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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연령을 낮춘다 해도 사전 지식이 없는 아이들은 두려움을 가지기 쉽지 않다"며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연령 조정에 동의하는 전문가들도 단순히 나이라는 '숫자'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소년 범죄를 막기엔 부족하다고 본다. 이에 기존의 보호처분제도 및 형사사법체계도 함께 개선해 재비행을 예방하자는 주문이 나온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가정이나 범죄와 관련한 조사가 구시대적인 기준에 의해 이뤄지는 등 보호처분이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소년원의 수용 인원 초과, 소년 교도소에 성인이 함께 있는 문제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박지혜 석사과정생의 '형사미성년자 기준연령 하한에 대한 고찰' 논문은 '통합가정법원'의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 한국은 소년 범죄의 형사절차(일반법원)와 보호절차(가정법원)를 담당하는 관할이 분리되어있는데, 이원적 시스템으로 인해 촉법소년 수사경력 자료를 갖고 있지 않은 검찰이 과거 보호처분을 받은 소년을 초범으로 분류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사례 등을 막자는 취지다.

법원이 일원화되면 가정법원과 형사재판부를 오가며 시간을 낭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논문은 주장했다.

논문은 "소년범들은 처음 처벌을 받을 때 경각심이 가장 높기 때문에 어린 나이일수록 빠른 개입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형사사법절차로는 조기개입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통합가정법원의 도입으로 오류를 줄이고 소년범들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