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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벼랑에 서다]③고용불안에 떠는 대한민국…"일을 해도 불안하다"

등록 2016.01.02 06:00:00수정 2016.12.28 16:2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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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문호 기자 = 예상 최저기온 -5도에서 4도로 예보되며 전날 내린 눈이 얼어 미끄러운 곳이 많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전까지 충청남북도와 전라남북도, 경남서부내륙에는 약하게 눈이 이어지고,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영서, 경상북도에도 산발적으로 눈이 날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2015.12.04.  go2@newsis.com

【서울=뉴시스】황보현 윤다빈 기자= "회사가 구조조정을 계속하니까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불안해요."

 김모(26·여)씨는 지난해 대형 조선소에 2년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2년은 외주업체 소속으로 일하고, 2년은 본사 직원으로 일한 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내년이면 외주업체와의 2년 계약이 끝나지만 본사는 조선업계 불황을 이유로 재계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요즘 양질의 직업을 찾기가 어렵다 보니 일단은 계약연장을 기다리고 있다"며 "계약연장이 안 될 경우에 대비해 다른 직종의 채용공고도 틈틈이 찾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직장인이 체감하는 고용불안 갈수록 높아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용불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5.6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OECD 국가의 평균 근속연수는 10.5년으로 우리나라보다 약 2배가 높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1344명을 대상으로 '현재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 69.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고용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로는 '회사의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서(43.2%)'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형태가 불안정해서(34.8%)', '회사의 근속연수가 짧아서’(17%)', '회사가 구조조정을 했거나 할 계획이라서(16%)'라는 답변이 이어졌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정년을 보장받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75.2%에 이르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14년 10월 근로자 31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직장인이 느끼는 고용불안이 잘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직업선택 시 가장 중요시 하는 항목으로 '직업안정'을 꼽았다.

 2004년 같은 조사 때 '성취'가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인식이 변한 것이다. 당시 '직업안정'은 3위였다.

 이효남 고용정보원 전임연구원은 "계약직이 늘고 40~50대 조기퇴직이 증가하는 등 고용환경이 변하면서 안정된 직업을 가지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는 고용안정과 정년보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어렵게 취업해도 불안한 청년층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15년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세~29세)의 실업률은 8.1%로 전체 실업률 3.1%보다 2.5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느끼는 체감실업률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8월 청년층의 평균 체감실업률은 22.4%로 같은 기간 청년층 공식실업률 9.7%의 2.3배에 달했다.

 체감 실업률은 공식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실업상태인 ▲취업자 중에서 실제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취업을 희망하고 가능한 사람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조사대상 주간에 취업을 희망하고 가능한 사람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했으나 조사대상 주간에 취업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을 포함한 개념이다.

 이처럼 취업의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어렵게 일자리를 얻은 청년들도 고용불안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통계청의 '2015년 5월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청년층 임금근로자가 첫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평균적으로 1년 6개월에 불과했다.

 또 청년층 임금근로자 3명 중 2명꼴인 63.3%가 첫 일자리를 그만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2개월에 머물렀다.

 20대 이하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입사 후 3년 이내에 회사를 떠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올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실이 한국고용정보원의 자료를 토대로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과 고용보험 자격을 잃은 사람의 비율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3년 미만으로 일한 20대 이하의 고용보험 가입자가 고용보험을 상실한 경우는 전체의 83.5%에 달했다.

 이는 사실상 은퇴 시기인 60대 이상 직장인의 고용보험 상실률 84.7%와 비슷한 수치인 것이다.

 홍종학 의원실 관계자는 "아르바이트생 대부분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하면 고용보험 가입자의 상당수는 규모 있는 기업에 종사하고 있을 것"이라며 "20대 이하의 경우 임시직, 계약직 비율이 높아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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