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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④]화승그룹…현승훈회장 장·차남 경영권 몰아주기로 '재무건전성 악화'

등록 2016.07.13 06:50:00수정 2016.12.30 18: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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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화승그룹 주요 관계사 지분 현황.

【서울=뉴시스】 화승그룹 주요 관계사 지분 현황.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신발업을 모태로 한 화승그룹은 지난해 4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국내 대표적 중견그룹이다.

 화승그룹의 지배구조는 상장기업 화승R&A와 화승인더스트리에 집중돼 있는 형태다. 창업주 일가가 핵심 계열사를 통해 복잡한 순환출자 연결고리를 형성하면서 총 35개의 국내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창업주 고(故) 현수명 회장에 이어 2세 현승훈 회장이 맡아온 화승그룹은 2013년부터 시작된 경영승계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현승훈 회장의 장남 현지호 총괄부회장과 차남 현석호 부회장으로 이어지는 승계구도가 대부분 완성됐다.

 올해 1분기 말(3월31일) 기준 현승훈 회장 일가는 핵심계열사이자 실질적 지주회사인 화승R&A의 지분을 37.9%(현승훈 17.92, 장남 현지호 19.98) 보유, 최대주주로서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오너일가 외에도 화승인더스트리가 9.90%, 임원 변동범씨가 0.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등 특수관계자 지분이 48.26%에 이른다.  

 화승R&A는 화승인더스트리(19.38%), 화승T&C(100%), 화승공조(100%), 화승소재(100%), 화승엑스윌(100%) 등의 최대주주다.

 이 중 화승T&C와 화승소재, 화승엑스윌은 화승네트웍스를 100%(화승T&C 45.43·화승소재 36.90·화승엑스윌 17.67) 지배하고 있다.

 화승그룹의 또다른 핵심계열사 화승인더스트리의 최대주주는 화승R&A(19.38%)다. 오너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23.6%(현승훈 6.47·처 이상희 0.73·장남 현지호 0.24·차남 현석호 16.16)로, 오너일가 중에서는 현석호 화승그룹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일가와 오너일가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화승R&A의 지분을 합하면 42.98%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휴노믹(100%) 화승엔터(100%) 등을 지배하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 등 해외계열사 4곳을 100% 지배하고 있다. 화승R&A 지분도 9.90% 보유하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 상장이 유력한 화승엔터는 베트남에서 사업 중인 화승비나를, 화승비나는 해외계열사 3곳을 각각 지배 중이다.

 이 외에 화승그룹은 화승 R&A, 화승T&C, 5개의 계열사를 통해 KDB·KTB·HS 사모투자의 지분을 63.46% 확보하고 있다. KDB·KTB·HS 사모투자는 화승그룹의 모태인 화승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화승R&A의 12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2237억원, 화승인더스트리의 시총은 5217억원으로, 두 상장사에 대한 오너일가 지분가치는 2000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올 하반기 화승엔터가 상장에 성공하면 오너일가의 지분가치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화승은 지난해까지도 화승R&A의 지분을 보유, 화승R&A →화승 → 화승T&C →화승R&A로 이어지는 소형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했었다.

 하지만 현지호 총괄부회장이 2013년 화승T&C가 보유한 화승R&A지분을 사들이고,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화승이 보유하고 있는 R&A 주식 전량을 매수, 화승R&A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됐다.

 업계에서는 화승그룹이 3세 경영승계를 하는 과정에서 그룹의 재무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3세 경영을 위한 순환출자 해소 및 지배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차입 경영을 한 탓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화승R&A의 부채비율(부채총액/자기자본)은 승계작업이 돌입되기 전인 2011년 309.06%, 2012년 304.48%에서 2013년 486.62%, 2014년 507.76%까지 급증했다.

 다만 승계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2015년 말에는 383.51%로 다시 줄었고, 올해 1분기 말 현재 363.66% 수준으로 낮아졌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미만을 유지해야 우량한 것으로 평가되며, 400%를 넘으면 고위험 기업군으로 분류된다. 최근 부채수준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재무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화승R&A에 대해 "부진했던 자회사 구조조정이 마무리 국면이며, 증자를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이자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재무구조 개선속도가 가속화되면 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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