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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⑪]에이스 침대, 하루 주식거래 '200주'…'억지상장' 논란

등록 2016.08.31 09: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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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에이스침대·시몬스 주주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서울=뉴시스】 에이스침대·시몬스 주주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주식보유, 오너일가 등 93.25%…시중 유통 주식 6.75% 불과
일 거래량 평균 200주내외, 코스닥 상장폐지요건 해당
거래소 예외규정 교모히 활용, 매년 상장폐지 모면
증권가 "주가 왜곡 쉬워 소액 투자자들 피해 우려"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국내 1위 침대업체 '에이스침대'는 무늬만 상장사였다.

 사실상 거래도 없는 주식을 통해 억지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는 반면 코스닥 상장사로서의 혜택은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상적이라면 에이스침대는 상장폐지가 되는 것이 맞지만 한국거래소의 예외조항을 활용, 억지로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코스닥시장에 따르면 에이스침대의 지난 1년간(240거래일) 일 거래량은 208주 수준이었다.

 거래량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의 주식은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 2011년 1월21일 6만7900원에 거래되던 에이스침대 주식은 지난해 4월10일에는 21만2700원까지 올랐고, 현재는 15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극도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저유동성 주식"이라며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되거나 팔아야 할 때 팔지 못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 주식이 이처럼 낮은 거래를 보이는 이유는 오너일가가 지나치게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6월30일) 기준, 에이스침대의 최대주주는 창립자 안유수 회장(5%)과 안성호 사장(74.56%)으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79.56%에 이른다. 

 여기에 에이스침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3.69%를 합하면 오너일가의 우호지분은 93.25%다. 소액주주들이 사고팔 수 있는 유통주식은 6.75% 수준으로 사실상 개인회사에 가깝다.

 한국거래소는 매 분기 월평균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에 미달하는 상황이 2분기 연속 이어지거나 소액주주 지분이 20% 미만인 경우 해당기업을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있다. 월평균 거래량이 유동주식수의 1%에 미달하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주가가 왜곡되기 쉽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상장사가 증권사와 유동성 공급(LP) 계약을 체결했을 경우 상장폐지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는데, 에이스침대가 이 규정을 교모히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에이스침대 주식 일 거래량. 자료:한국거래소.

【서울=뉴시스】 에이스침대 주식 일 거래량. 자료: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에이스침대는 규정상으로는 관리종목 지정하고 상장폐지가 돼야 하지만 유동성공급 계약이 체결돼 있으면 상폐되지 않도록 하는 예외규정을 활용하고 있다"며 "에이스는 2016년 1월12일 증권사와 유동성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장법인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신뢰도가 높아지고 대출, 세제 혜택이 있기 때문에 매년 유동성공급 계약을 체결해서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상장법인이 주식을 상속 또는 증여할 경우 상속세법과 증여세법에 정해진 산식으로 세액을 정하지만 상장 주식을 상속, 증여할 경우에는 평가기준일 전후 각각 2개월간 주식 시세의 평균액으로 평가한다.

 유동성이 적은 주식의 경우 쉽게 주가를 움직일 수 있어 상속과정에서 세금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오너2세 안성호 회장의 지분은 2000년 말 기준 52.16%에서 현재의 74.56%까지 늘었다.

 배당 과정에서도 혜택이 있다. 비상장사는 주식배당을 이익액의 50%까지 할 수 있지만 상장법인은 이익총액을 모두 배당할 수 있다. 에이스침대는 배당을 늘린 기업 주주에게 세금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혜택도 받았다. 에이스침대 안성호 사장은 배당소득 증대세제에 의해 올해 5억원의 절세혜택을 받았다.

 에이스침대는 '고배당주'로 유명하다. 올해도 주당 3300원, 총 63억1748만원을 배당했는데 오너일가가 이중 50억2618만원을 받았다. 

 오너일가는 2012년과 2013년에 각각 35억원 이상을 배당으로 챙겼고, 2014년에도 44억원을 배당으로 가져갔다. 또 매년 13억원 이상을 보수로 챙기고 있다.

 한편 에이스침대는 사실상 경영승계를 마무리했다.

 창업자 안유수 회장은 1992년 시몬스침대(현 시몬스)를 인수해 2001년 차남 안정호 사장에게 대표이사직을 물려줬고, 이듬해 장남 안성호 사장에게 에이스침대 경영권을 승계했다.

 현재 안성호 사장은 에이스침대 지분 74.56%를, 차남 안정호 사장은 시몬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안정호 사장은 2002년 미국 썰타침대와 국내 판권 협약을 맺고 별도의 침대사업을 하고 있어 사실상 에이스침대, 시몬스, 썰타침대가 이들 형제의 손을 거쳐 판매되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927억3296만원, 영업이익은 343억6789만원이었다. 시몬스의 매출은 1418억913만원, 영업이익은 256억9436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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