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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지배구조 대해부⑬]이수그룹, 오너 개인회사 '엑사켐'에 부(富)축적 '논란'

등록 2016.09.21 06:50:00수정 2016.12.28 17: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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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구도. 자료:금융감독원

【서울=뉴시스】 이수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구도. 자료:금융감독원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코스피 상장사 이수화학, 이수페타시스, 코스닥 상장사 이수앱지스 등 20여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매출 3조원대 이수그룹이 오너일가가 100% 소유한 '이수엑사켐'에 부(富)를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수그룹의 지배구조 최상위에는 고(故)김준성 이수그룹 명예회장의 3남이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사위 김상범 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한 '이수엑사켐'이 자리하고 있다.

 이수그룹은 김상범 회장→이수엑사켐→이수→이수화학·이수페타시스→이수앱지스·이수건설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된 지배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이수엑사켐은 석유화학제품과 정밀화학제품 등을 판매하는 회사로, 그룹 핵심계열사이자 코스피 상장사 이수화학에서 제품을 매입한 후 이를 판매해 수입을 내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자사 홈페이지의 회사 소개에도 '이수화학의 정밀화학 사업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제품판매 전문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가 상장된 주력 자회사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익을 발생시키고, 거액배당 등을 통해 오너가 부를 취하는 전형적 '터널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수엑사켐은 지난해 이수화학으로부터 979억원 등 이수그룹 계열사에서 990억원어치의 제품을 매입해 134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매출총이익은 198억원, 매출총이익률은 15% 수준이다. 계열사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단순 유통기업으로서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2014년에도 이수화학으로부터 1310억원 등 이수그룹 계열사에서 1323억원어치의 제품을 매입해 1530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이를 판매하고, 지난해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의 14년간 누적 영업이익은 627억원 수준이다.

 이수화학은 이수엑사켐에 제품을 공급할 뿐만 아니라 판매대금 지연수령, 지급보증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이수엑사켐 실적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서울=뉴시스】 이수엑사켐 실적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이수화학은 올해 상반기 말(6월30일) 기준 이수엑사캠에 대해 701억원의 매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이수화학이 가진 전체 매출채권 1338억원의 52.4% 수준이다.

 하지만 이수화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301억원이고 이중 이수엑사켐에 대한 매출은 979억원으로, 전체의 9.5% 수준이다.

 매출채권이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으로, '외상 판매대금'을 뜻한다. 이수엑사캠이 이수화학으로부터 제품을 가져가고 타 판매처에 비해 매우 늦게 판매대금을 지급해 이수화학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이수화학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이수엑사켐이 빌린 64억6000만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관계에서 갑인 이수화학이 이수엑사켐에 지급보증까지 제공한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며"'오너일가' 기업이라는 것을 빼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상범 회장의 경영 승계 작업이 시작됐던 2000년대 초 설립된 이수엑사켐은 상장 핵심계열사 이수화학의 지원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2003년 지주사 전환 등을 거치며 지배구조의 최정점으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수엑사켐은 최근까지도 김상범 회장에게 배당수입을 안겨주며 현금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억2000만원을 배당했는데, 지분 100%가 김 회장 소유이기 때문에 배당금은 모두 김상범 회장이 가져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사인 이수화학이 오너가 100% 지분을 소유한 이수엑사켐에 부를 몰아줬다면 사실상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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