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장

[대선주자 집중 분석 ①] 반기문, 여권 후보로 나서나

등록 2016.09.20 10:00:00수정 2016.12.28 17:39:42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유엔=AP/뉴시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북한 5차 핵실험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즉각 조치를 촉구했다. 2016.09.10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내년 대선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귀국을 선언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등 대선주자 후보군이 풍부한 야권과 달리 여권에서는 마땅한 유력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반 총장은 여권의 강력 후보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1,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 지지율은 25.9%로 1위에 올랐다. 이어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18.2%로 2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0.8%로 3위였다.

 ◇내년 1월 귀국…곧바로 출마 선언보단 '얼굴 알리기' 주력할듯

 반 총장은 내년 1월 귀국해 청와대, 국회 보고 등을 마친 뒤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할 전망이다. 반 총장은 지난 15일 방미 중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이같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반 총장은 "임기가 끝나는 12월31일 돼서야 짐을 쌀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때까지 스케줄이 타이트해서 1월 중순쯤 귀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원내대표의 '국민들께 보고해야 할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럴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귀국 후 바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보다는 전국을 순회, 유엔 사무총장을 마친 마무리 인사를 하며 대선 주자로서의 '얼굴 알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새누리당에 바로 입당하기 보다는 무소속으로 머물다 새누리당 경선 직전, 또는 대선 한 달 전쯤 새누리당 후보와 여권 후보로 단일화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바로 특정 정당에 입당할 경우 상대 당의 사정권에 들어와 집중 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무소속 상태에서 여론의 추이를 볼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외교 전문' 장점이나 '내치 경험 전무' 약점도

 대권 주자로서 반 총장의 가장 큰 장점은 외교 분야에서 독보적 위치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대통령', '세계 최고 외교관'이라는 별칭을 가진 유엔 사무총장을 10년 간 역임한 만큼 외교 분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데는 여야 모두 이견이 없을 정도다.

 특히 북한이 연이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는 등 대북관계가 냉랭하고,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 간 신경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교전 수장으로서는 제격이라는 평가다.

 또 충청권 출신으로 지역 통합을 내세울 수 있는 '충청 대망론'에 부합하다는 점도 반 총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영호남 동서갈등에서 한발 비켜 서 있고 보수정부와 진보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경험한 것도 장점이다.

 반면 내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은 약점으로 거론된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할 내공이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직자 출신으로 그간 검증이 전혀 없었다는 것도 부담으로 꼽힌다. 반 총장은 전체 공직자 인사청문회 도입 이전인 2004년 참여정부에서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뒤 2년간 장관 임기를 소화했다.

 대전 출신 박병석 더민주 의원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선 예비주자 중에서 반 총장만 유일하게 현실 정치를 해본 경험이 없다"며 "앞으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을 때 혹독한 검증을 잘 돌파할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박, 노골적 러브콜…제3지대 끌어안을까

 새누리당을 장악한 친박계는 노골적으로 반 총장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 조원진 이장우 최고위원 등 친박 지도부는 추석 연휴 직후인 19일 일제히 '반기문 띄우기'에 나서며 반 총장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반 총장 역시 이같은 친박계의 '구애'가 싫지 않은 눈치다. 반 총장은 지난 15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4강 정상외교, 4강 정상 간의 소통, 북핵문제 충격에 따른 대응, 대비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반 총장은 지난해 박 대통령을 만나 새마을운동을 극찬한 바 있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올바른 용단'이라고 지지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손학규 전 더민주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 등과 함께 제3지대 후보로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정치권 관계자들은 여권에 마땅한 후보가 없고, 제3지대와 반 총장의 교차점이 없다며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단 새누리당에서 보수표를 확보한 뒤 외연확장을 위해 제3지대를 끌어안는 형태는 가능할 수 있어도 먼저 제3지대 후보로 나서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무소속 상태로 남아 있다 새누리당 후보와 여권후보 단일화에 나서든지, 내년 상반기 중 새누리당에 입당해 경선에 참여하는 수순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다.

▲1944년 충북 음성 ▲충주고·서울대 외교학과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외무고시 합격 ▲주미 대사관 참사관 겸 총영사 ▲외교통상부 차관 ▲유엔총회의장 비서실장 ▲외교통상부 장관 ▲제8대 유엔 사무총장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