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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중단 1년③]계속된 북핵 고도화 …고농축우라늄 위협 가시화

등록 2017.02.10 05:00:00수정 2017.02.10 0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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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제1비서는 이 자리에서 소형화된 핵무기와 운반 로켓을 더 많이 만들고 실천 배치된 핵무기를 개량하며, 미국보다 먼저 핵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제1비서의 시찰에는 우리 정부가 8일 독자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전략군 사령관 김락겸과 노동당 부부장 홍영칠, 그리고 김 제1비서의 누이동생인 김여정 등이 동행했다. 2016.03.0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 추출 진행
 우라늄탄 20~25기 추정…기존 플루토늄탄보다 2배 많아
 핵탄두 최대 40기 제작 가능성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북한의 잇딴 도발을 명분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한 지 1년이 된다. 정부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대북제재를 수위를 높여왔지만 북한은 이에 아랑곳 않고 핵무기 고도화를 추진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9일 북한 핵 능력에 정통한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이 중단된 2008년 이후 우라늄 프로그램(UEP)의 본격 개발에 따라 핵무기로 만들 수 있는 상당한 양의 고농축우라늄(HEU)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북한이 HEU를 확보하기 위한 우라늄 농축시설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고 있지 않지만 은밀한 곳에서 우라늄 농축을 계속 진행해 온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영변의 기존 우라늄 농축시설을 증축했고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를 제2, 제3의 장소에 갖춘 채 풀 가동을 했고 그 결과 핵무기급에 활용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을 갖췄을 것이라는 게 군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정보 당국 소식통은 "북한이 보유한 원심분리기를 1년 365일 풀로 가동할 경우 연간 25~40㎏의 HEU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추정해 보면 10년 간 최대 400여 ㎏의 HEU를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상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만들 경우 핵무기 1개당 15~20㎏이 소요되는 걸 감안할 때 20~25기 정도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 8~12기(약 50여 ㎏ 추정·1기당 4~6㎏ 소요)를 더할 경우 28~37기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한반도 평화와 북핵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제목의 발표자료에서 "북한의 핵물질 확보량을 감안할 때, 약 22~45기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추출과정이 복잡하고 확보가 어려운 플루토늄탄 보다는 효율이 낮기는 하나 비교적 만들기 쉬운 우라늄탄을 확보하는 것이 핵무기 완성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플루토늄과 달리 우라늄은 북한이 마음대로 생산할 수 있다"며 "북한이 우라늄탄을 만들었고 여러 미사일에 넣을 수 있는 탄두를 만들어 폭발시험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상당히 고도화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핵무기는 고농축우라늄(HEU)과 플루토늄(Pu) 두 가지 물질을 이용해 만든다.

 HEU는 자연상태의 우라늄을 채굴한 뒤 농축과정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천연상태의 우라늄은 U-235와 U-238이라는 핵분열 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각각 0.7%와 99.3%의 비율로 조성돼 있다.

 이 중 0.7%에 불과한 U-235의 조성비를 농축과정을 통해 90%까지 끌어올린 HEU만을 핵무기에 활용할 수 있다.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고 두 물질이 분리될 때까지 고속으로 돌려야 HEU를 얻을 수 있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핵무기 1개 제조를 위해서는 약 15~20㎏의 HEU가 필요하다. 이 정도 분량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약 750~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연결해 1년 동안 쉬지 않고 풀로 가동해야 얻을 수 있다.

 플루토늄탄의 경우 6㎏ 이하의 양으로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라늄탄은 효율성면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계속해서 원심분리기를 가동할 경우 농축우라늄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원심분리기 가동이 핵무기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최대한 양질의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심분리기의 적정 연속 가동 기간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그동안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 안에 설치된 별도의 원심분리기 외에도 평양 인근과 평안북도 인근 등 2~3곳에 비밀리에 1,000여개의 원심분리기를 추가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00㎡(180여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면 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비밀리에 가동할 수 있다. 우라늄 농축 시설의 구체적인 확인이 제한되는 이유다.

 2010년 영변의 고농축우라늄 공장을 둘러봤던 핵 전문가 시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북한은 당시 2,000여개의 원심분리기를 설치·가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 영변의 1,000개와 이외 지역에서의 1,000개를 더하면 총 2,000여개를 운용하고 있다는 추정치와 비슷하다.

 한미 정보 당국은 영변 외에도 평양 인근과 평안북도 인근 등 2~3곳에 비밀리에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00㎡(180여평) 정도의 작은 공간이면 1,000개의 원심분리기를 설치할 수 있어 비밀리에 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주장하는 것은 우라늄을 이용한 탄두를 여러 개 만들었고 다양화 된 미사일에 넣을 수 있는 탄두를 만들어 폭발시험까지 했다는 것"이라며 "핵실험 위력 여부만으로는 어느 수준인지 단정할 순 없지만 핵무기 고도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이뤄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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