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장

[대선후보 24시②]안철수, 용각산·목캔디 먹으며 목 관리

등록 2017.04.26 08:51:0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광주=뉴시스】강종민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후문에서 선거 유세를 마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17.04.24.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강종민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후문에서 선거 유세를 마친 후 손을 흔들고 있다. 2017.04.24.  [email protected]

차 안에서 '컵밥' 먹으며 태블릿 PC로 연설문 검토
 광주 유세에서의 열성적 호응으로 '촉촉했던 눈가'

【서울·광주·나주·목포=뉴시스】채윤태 기자 = "안철수 후보는 바쁜 일정과 잦은 유세로 목이 많이 상해 용각산, 목캔디를 먹으며 목 관리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발성이 루이 암스트롱의 목소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은 별명, '안스트롱'.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안 후보는 평소 용각산과 목캔디를 먹으며 목을 관리한다. 안 후보가 목소리를 변화시킨 것은 정치 입문 후 줄곧 따라다닌 유약한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한 결단이자 대선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다.

 23일 밤 10시께 중앙선관위가 개최한 대선후보 1차 초청 토론회는 정책보다는 정치적 공방이 주를 이뤘고, 이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가 잘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 후보는 다소 아쉬운 기색을 드러내면서도 "저 나름대로 여러 가지 질문들을 했습니다만, 사람 수가 적으면 좀 더 집중적으로 토론할 수 있겠다 싶다"고 웃음을 지어보였다.

 안 후보는 쉴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안철수, 국민속으로!' 페이스북 라이브를 진행했다. 약 10분가량 진행된 짧은 인터뷰였지만 앞선 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은 직후인지라 지친 표정이었다. 안 후보는 인터뷰를 마치고 40~50분 거리의 노원구 상계동 자택으로 향해 곧바로 취침에 들었다.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다.

 이튿날인 24일 안 후보는 오전 6시께 기상해 간단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직접 짙은 청색의 정장과 당의 상징 색인 초록색 넥타이를 골랐다. 평소 옷에 신경을 잘 안 써 지지자들에게 '같은 옷을 너무 돌려입는다'는 애정 어린 지적을 받기도 한다. 안 후보는 같은 정장을 너무 오래 입어 공식 일정 중 바지가 닳아 터진 적도 있다고 한다.

 안 후보는 첫 일정 장소인 서울 중구로 향하며 태블릿 PC를 통해 성평등 공약을 최종 점검했다. 그는 평소에도 IT 전문가 답게 능숙하게 태블릿 PC와 SNS를 사용한다. 그는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까지 차량에서 태블릿 PC를 통해 연설문을 검토하고 수정한다. 안 후보는 참모진의 보고도 태블릿 PC를 통해 받을 뿐만 아니라 당직자들과의 소통에도 SNS를 적극 활용한다.

 그는 오전 11시 한국 YWCA연합회에서 열린 성평등정책간담회에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인권부로 개편하고 양성평등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로 격상하겠다"고 밝히며 성평등 공약을 발표했다.

 낮 12시께 곧바로 호남 방문이 예정돼 있던 안 후보는 점심 식사도 하지 못하고 차량에 탑승했다. 그는 차에 타자마자 양복을 벗어 편안한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서울에서 목포로 향하는 장거리 이동이기에 최대한 이 시간을 활용한다고 한다. 안 후보는 태블릿 PC를 통해 광주·전남 유세문을 점검하고, 점심식사를 차 안에서 토스트로 떼웠다.

 안 후보의 회색 카니발 차량은 식당이자 휴식 공간이자 집무실이다. 그는 장거리 이동 시 이날처럼 유세문을 검토하면서 간단하게 식사를 떼우기도 하고, 당내외 인사들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한다. 뿐만아니라 차 안에서 동승한 김경록 대변인, 송강 비서 등과 일정, 현안, 시국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광주=뉴시스】강종민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후문에서 테블릿PC에 담긴 연설문을 보며 유세를 하고 있다. 2017.04.24.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강종민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후문에서 테블릿PC에 담긴 연설문을 보며 유세를 하고 있다. 2017.04.24.  [email protected]

 오후 4시께 전남 목포에 도착한 안 후보는 목포역에 운집한 1,000여명의 지지자들을 만났다. 지지자들은 안 후보를 발견하자마자 "안철수"를 연호했다. 박지원 대표가 안 후보의 도착을 알리자 함성 소리는 더 커졌다. 안 후보는 장거리 이동에도 불구, 연단에 오르자 마자 특유의 '안스트롱' 연설을 시작했다.

 안 후보가 "어제 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일이 있었다. 박지원 대표가 저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임명직 공직에도 진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셨다"며 "(박 대표는) 안철수의 승리가 제2의 DJ 승리의 길이라고도 말씀하셨다. 반드시 승리해 그 결단에 보답하겠다"고 말하자 목포 시민들은 자랑스럽게 '박지원'을 연호했다.

 이어 안 후보와 박지원 대표, 천정배 공동선대위원장 등은 목포의 상징 중 하나인 가곡 '목포의 눈물'을 제창했다. 부산 출신인 안 후보가 목포의 정서를 공유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오후 5시25분,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한국전력 KDN을 찾았다. 그의 장기인 '청년과의 소통'을 꺼내든 것이다. 그는 혁신도시 거주 청년 사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들의 고충, 청년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유세 때의 '안스트롱'과 달리 과거 '청춘 콘서트' 때 자상한 목소리의 안 후보였다. 그러나 앞선 유세 때문에 다소 목은 쉬었다.

 안 후보는 이번 광주·전남 일정의 피날레로 광주 전남대학교 유세에 나섰다. 앞선 유세보다 청년의 참여가 많았고 2,000여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몰려 넓지 않은 전남대 후문을 가득 채웠다. 안 후보의 입장이 힘들 정도로 많은 인파가 안 후보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는 인파를 뚫고 무대에 올라 "누가 호남을 대변할 수 있나. 누구의 승리가 호남의 승리인가. 누가 지긋지긋한 호남 차별을 끝낼 수 있나"라며 광주 시민에게 호소했다. 안 후보의 발언 중간중간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안 후보의 유세가 끝난 뒤에도 시민들은 자리에 남아 "안철수 대통령"을 연호했다. 안 후보는 특유의 'V3 포즈'를 취하며 밝게 웃었다. 광주 시민들의 열성적인 응원 덕분인지 밝게 웃고 있는 안 후보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는 서울에서 있을 다음 일정을 위해 차량에 탑승했지만, 창문을 열고 지지자들에게 아쉬움을 인사를 보냈다.

 그는 서울로 올라가는 차량에서 '컵밥'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밤 10시 강남구 구글 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SBS-페이스북 라이브에서 그는 개그맨 정찬우씨와 팔씨름을 하기도하고, 특유의 '아재 개그'를 뽐냈다. 서울에서 시작해 목포-나주-광주를 돌아 다시 서울로 돌아온 일정은 밤 1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