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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대]'박근혜 청와대 출신' 이철성 경찰청장 운명은

등록 2017.05.10 14: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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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세종로공원에서 열린 광화문인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05.10.  photocdj@newsis.com

정권 교체로 각 정부 조직 수장 연쇄 교체 예고
 과거 음주운전 이력, 최순실 인사 개입 의혹 등 '발목'
 통상 국정원·국세청·검찰·경찰 수장 정권과 운명 함께해
 경찰 조직 내에서는 두터운 신망…"직원 대다수가 지지"
 "경찰 중립성 확보 위해서도 임기 2년 반드시 보장돼야"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경찰청장 거취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해 8월 임명돼 9개월째 직무 수행 중이다. 경찰청장 임기제(2년)를 적용하면 이 청장은 앞으로도 1년3개월을 경찰 조직 수장으로서 일해야 한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 청장이 박근혜 정권 인물이라는 지적과 함께 교체가 불가피해보인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 청장은 경찰 조직 내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뒤 간부 후보로 다시 경위에 임용됐다.

 2013년 12월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하면서 다음해 8월까지 제25대 경남경찰청장으로 근무했다. 같은 해 9월부터는 대통령 정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으로 발탁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좌한 바 있다.

 이 청장은 청와대로부터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최하위 직급인 순경부터 경찰 전반에 풍부한 경험을 지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부터 이 청장에게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이 청장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잇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비선실세' 최씨가 이 청장의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가 공개됐다.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계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이러한 정황이 담긴 사진이 발견됐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서울 서대문 경찰청에서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 를 주재, 모두발언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청장은 "탄핵 선고일인 내일은 서울청에 갑호 비상, 여타청은 을호비상으로 비상경계 등급을 한 단계 상향한다"고 밝혔다. 2017.03.09.  myjs@newsis.com

 이 사진에는 '경찰청장 후보 추천(OK)'라고 적힌 메모지가 붙은 이 청장의 프로필 자료 출력물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청장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아는 바가 없으며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정황을 포착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명확한 규명 없이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최씨가 실제로 이 청장의 인사에 개입했는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쳤는지 등은 확인된 바 없다.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 이력과 부동산 투기 의혹, 석사논문 표절 의혹 등이 문제를 일으켰던 사실도 청장 교체 근거 중 하나로 꼽힌다. 의혹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없이 임명이 강행됐다는 지적이다.

 또 이 청장이 취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바뀌면 자리를 내놓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새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은 스스로가 소위 '박근혜 사람'임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정권 교체 시 본인 스스로 용퇴할 것을 결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통상 국가정보원, 국세청, 검찰, 경찰 등 사정 기관 수장들은 정권이 바뀌면 그에 맞춰 교체된다. 이는 역대 경찰청장 중 2년 임기제를 채운 청장이 13대 이택순 전 청장과 19대 강신명 청장 뿐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전문가들 상당수가 정권 교체에 따른 청장 교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경찰 관련학과 교수는 "법에 임기 2년을 보장한 것은 정권이나 외압 등에서 독립돼 일관되게 치안정책을 유지하라는 취지지만 지난 정권의 문제에 대한 개혁과 쇄신이 국민들 염원인 만큼 경찰청장도 교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총리, 장관 등 차기 정부를 꾸리면서 관계자 청문회 등을 거쳐야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최소 두 달에서 6개월 이상은 가지 않겠느냐"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종전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일 경우 이 청장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겠지만 사실이 아닐 경우에는 굳이 물러날 필요가 없다"면서도 "국정원, 국세청, 검찰, 경찰 등의 수장은 통상적으로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경찰 조직 내부 의견은 이런 전망과 다르다.

 이 청장이 '덕장'으로 불릴 정도로 조직 내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와 함께 과거사 및 각종 의혹과는 관계없이 정권이 바뀌어도 이 청장이 임기를 완수하기를 바라는 직원들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장직은 관련 법상 임기가 2년으로 정해져있다"며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를 위해 도입된 것인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청장이 바로 교체된다면 중립성은 언제 확보되는 것인가"라고 강하게 반문했다. 그는 "이 청장의 정년을 고려하더라도 내년 6월까지는 활동할 수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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