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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가향담배 논란②]'캡슐' 이어 설탕 바른 '감미필터 담배'까지...청소년·여성 신규 흡연자 유인

등록 2017.11.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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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가향캡슐에 감미필터까지 2중으로 가향한 담배 국내서 30여종 판매 중
감각 효과·자극 균형 맞춰 담배연기 역함·거부감 줄여 흡연자 양산 효과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담배업체들의 전략 분명…포괄적 규제정책 절실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캡슐담배'로 대표되는 '가향담배'는 담배 고유의 독한 향을 줄여 오히려 중독을 심화시키고 신규 흡연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캡슐담배는 흡연자들이 담배연기를 깊게 빨아들이기 때문에 유해물질을 더 많이 흡수해 중독성 및 암발병 위험을 높인다. 담배회사들은 여기서 더 한발 나아가 필터에 설탕을 바른 '감미필터 담배'까지 개발해 청소년과 여성들을 흡연의 길로 유혹하고 있다.

 19일 현재 시판중인 담배들 중 설탕, 커피, 과자맛 등 가미향을 담배 필터에 바르고, 동시에 캡슐까지 삽입해 2중으로 가향한 담배 제품은 총 30여종에 달한다.

캡슐담배 연기 속에는 포름알데히드·벤젠·아크롤레인·아세트알데히드 등의 독성 물질이 일반 담배보다 많다. 특히 맹독성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감미료가 5% 더해지면 25% 증가한다. 캡슐담배 자체에도 설탕·글루코스 같은 감미료가 일반 담배보다 많이 들어있는데, 담배 필터에까지 감미료가 더해진다면 독성물질의 생성량은 더 커진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설탕·글루코스 등이 연소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발생한다"며 "특히 2급 발암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폐·신장·기관지 등을 망가뜨리고, 니코틴 중독을 부추긴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지난 2005년 가입한 세계보건기구(WHO)의 담배규제기본협약(Framework Convention on Tobacco Control, FCTC)에도 벤즈알데히드, 말톨, 멘톨, 바닐린 등 가향물질뿐 아니라 설탕, 포도당, 당밀, 벌꿀, 소르비톨 등 감미료 등 담배 맛 향상을 위해 사용되는 구성요소에 대한 규제는 권고사항으로 규정돼 있다. FCTC는 담배 규제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은 그 이상의 법적인 규제를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FCT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담배연기의 거칠고 자극적인 특성은 담배를 실험적으로 사용해보려는 사람에게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 담배업계는 이러한 불리한 특성을 완화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감각적 효과와 자극의 균형을 맞추고 특정물질을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등 담배연기의 불쾌감을 상당 수준 줄였다. 이는 청소년과 여성 등 비흡연자에게 담배에 대한 거부감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며 신규 흡연자를 양산시키는 전략이 됐다.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상황이 이런데도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 당국은 캡슐담배나 감미필터 담배에 대한 규제 방향은 커녕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복근 청소년건강활동진흥재단 사무총장은 "가향담배의 타깃은 성인이 아닌 청소년"이라며 강력한 규제를 당부했다. 이 사무총장은 "성인 흡연자들은 대체적으로 가향담배를 선호하지 않는다"며 "담배회사들의 캡슐담배, 감미필터 담배 개발과 출시는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전략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담뱃세 인상, 경고그림 등 현행 담배규제 정책이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온 것은 확실다.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면서 "여기에 청소년이 신규 흡연인구로 전환되지 않도록 가향담배에 대한 전면적인 규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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