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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10년④]'검은 화요일' 상처 씻어낸 주식시장…'대외변수' 내성 키워야

등록 2018.01.0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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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여 전거래일 대비 6.70포인트(0.27%) 오른 2486.35에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30원 오른 1064.50원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9.86포인트(1.21%) 오른 822.31로 마감했다. 2018.01.03.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여 전거래일 대비 6.70포인트(0.27%) 오른 2486.35에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30원 오른 1064.50원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9.86포인트(1.21%) 오른 822.31로 마감했다. 2018.01.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지난 2008년 9월15일. 미국의 초대형 금융기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소식은 증권가를 패닉에 몰아넣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사태로 세계 증시가 9·11 테러 이래 최대 폭락을 경험한 것이다.

다음날 코스피도 장 개시 6분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전 거래일보다 90.17포인트나 떨어진 1387.75로 내려앉으며 '검은 화요일'이 연출됐다. 선진국부터 신흥국까지 일순간에 공포심이 확산되며 글로벌 금융위기도 시작됐다.

당시 코스피는 2007년 10월 2000선을 넘어선 뒤 잠시 주춤했다가 2008년 5월 1888.88까지 올라 다시 상승 채비를 갖추는 중이었다.

하지만 이후 외국인의 이탈이 본격화되면서 코스피는 점차 뒷걸음질지고 있었고 이런 가운데 미국발 악재는 국내 증시를 나락으로 떨어트렸다.

그 결과 코스피는 그해 10월 24일 938.75포인트까지 추락하며 바닥을 찍었다. 뿐만 아니라 역대 최대 하락폭(10월 16일 -126.50포인트)과 역대 최대 변동폭(10월29일 157.98포인트) 등 각종 불명예 기록도 양산했다.

끝 모를 듯했던 코스피의 추락은 300억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 등의 조치가 있고 나서야 간신히 진정됐다.

리먼 브라더스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10년이 지난 지금 국내 주식시장은 정상으로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 호조 속에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코스피는 2009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010년 12월 다시 2000선을 찍는데 성공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입은 상처를 완전히 털어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약 6년 넘게 1700~2200선 사이에서 오르내리던 '박스피(박스권+코스피)’ 굴레를 벗어던지고 전인미답의 경지인 2500선까지 등정하는 기염을 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한 해에만 53%나 급락한 코스닥도 지난 3일 기준으로 10년 만에 820선을 돌파하며 되살아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뉴시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 소식으로 폭락한 코스피와 코스닥. 2008.09.16. skitsch@newsis.com

【서울=뉴시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 소식으로 폭락한 코스피와 코스닥. 2008.09.16. [email protected]

이같은 흐름은 한국 기업들의 뛰어난 경쟁력과 수출 호조를 토대로 국내 증시가 튼튼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여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지속된 양적완화에서 기인한 풍부한 유동성까지 유입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이 확연히 달라진 만큼 앞으로도 리먼 브라더스 부도 때와 같은 대폭락의 시대가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상장사들의 분기 영업이익이 25조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50조원 정도로 이익이 두 배로 늘었고 국가 외환보유고도 당시 2000억달러가 조금 안되는 수준에서 지금은 3800억달러로 증가했다"며 "당연히 그만큼 위기가 닥쳐도 증시가 버텨낼 수 있는 방벽이 높아지고 튼튼해졌다"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당시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조선소가 생겼던 조선업 등 많은 산업들이 대호황을 누리다가 하루 아침에 위기에 빠진데 반해 지금은 많은 기업과 산업들이 구조조정과 통폐합을 진행해 왔다"며 "기업이익도 하단을 받쳐주고 있어서 그때보다는 상당히 군살이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가 워낙 대외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10년간의 글로벌 양적완화가 만들어낸 거품이 곳곳에 상존해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 때문이었는데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엄청난 유동성을 풀었고 그 결과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채권과 부동산, 가상화폐 등에 부분적인 거품이 낀 측면이 있다"며 "자산 버블이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문제가 발생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시 안전망 구축과 위기 대비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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