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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AI 일상속으로③]언어장벽 무너진다…이어폰만 끼면 동시통역

등록 2018.01.03 09:54:09수정 2018.02.05 1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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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최근 SBS에서 인기리에 방송 중인 '미운우리새끼'에서 방송인 이상민이 사유리의 부모님과 만나는 에피소드가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이상민은 일본인 사유리 부모와 통역 앱을 통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사유리가 중간에서 가교역할을 하긴 했으나, 가벼운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현재 출시된 통역 앱들은 번역가 혹은 통역가 만큼의 완벽한 결과물을 제공하진 못한다. 통역을 하는데도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들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개선되고 있다. 앞으로 해외여행지에서 언어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 통역 기능을 탑재한 이어폰들이 출시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 등 별도의 기기 없이도 상대방의 말을 내가 원하는 언어로 통역해 듣고, 상대방의 언어로 전달할 수 있다.

  3일 IT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네이버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술이 적용된 블루투스 통역 이어폰을 개발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구글은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픽셀 버드((Pixel Buds)'를 지난해 11월 미국, 영국, 독일, 호주, 캐나다 등에 출시했다. 픽셀 버드는 구글 번역을 통해 세계 각국의 40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해준다.

 픽셀 버드를 사용하면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꺼내지 않고도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가고자 하는 장소의 경로를 찾을 수 있다. 또 음악을 재생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도 있다.

 다만 픽셀 버드의 통역 기능을 이용하려면 구글의 픽셀 폰이 필요하다.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아이폰 이용자는 기본적인 이어폰의 기능만 쓸 수 있다.
구글 픽셀버드

구글 픽셀버드

네이버와 라인도 10개 언어에 대한 동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드리스 블루투스 이어폰 'MARS(마스)' 개발했다. 마스는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Clova)'의 통번역 서비스인 '파파고(Papago)'를 활용한다.

 마스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에서 헤드폰 분야 최고 제품에 수여되는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을 받았다. 1월 'CES 2018'의 공식일정에 앞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업체들만 참석하는 자리를 통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 마스는 올 상반기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다. 이후 파파고 지원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 위주로 판매 범위를 확장해 갈 계획이다.

 한글과컴퓨터그룹도 음성인식 자동통역 기기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웨어러블'을 올해 중 출시할 예정이다.

 지니톡 웨어러블은 국내기술로는 첫 국제 표준으로 선정된 'Zero UI(제로 유아이)' 기술이 적용됐다. 넥밴드 전용으로 개발돼 장착한 마이크와 이어폰을 통해 외국인과 모국어로 대화할 수 있으며,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 통역이 가능하다.
 
 지니톡 웨어러블은 사용자간 거리가 가까워지면 별도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연결되고 사용자들의 언어가 통역 언어쌍으로 자동 세팅돼 실시간으로 통역해준다.

 이 기기에 적용된 자동통역 기술을 개발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토종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글로벌 대중화를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웨어러블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웨어러블

IT업계에 따르면 향후 5년 내 인공지능 통번역 서비스가 실생활에서 큰 불폄함 없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다 셈토브 구글 리서치팀 디렉터는 최근 구글코리아에서 진행된 AI포럼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5년 내에 사람대 사람 만큼은 아니더라도 효과적으로 기계와 인간이 대화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IT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동시 통역 뿐 아니라 번역 기술을 고도화하는데에도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구글은 2016년 9월 '구글 신경망 기계번역(GNMT)' 기술을 공개하고 같은해 11월 한국어를 포함한 8개 언어, 총 16개 언어 조합에 적용했다. 최근에는 97개 언어까지 지원되고 있다.

 신경망 기계번역(Neural Machine Translation)이란 인공지능이 스스로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번역하는 기술이다. 기존 구문 기반 기계번역(PBMT)이 문장을 단어와 구 단위로 쪼개서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번역한 것과는 달리, 전체 문장을 하나의 번역 단위로 간주해 한꺼번에 번역한다.

 특히 인공지능이 전체 문맥을 파악한 뒤 문장 안에서 단어와 순서, 의미, 문맥에서의 의미 차이 등을 반영해 스스로 인간이 구사하는 언어와 유사하게 번역해준다.
 
 구글에 따르면, 신경망 기계번역은 기존 번역 방식 대비 오류가 55%~85% 가량 적다. 신경망 기계번역 시스템은 수백만 개의 사례를 통해 학습한 내용을 축적해 시간이 갈수록 더 나은, 더 자연스러운 번역을 제공하도록 발전하고 있다.
 
 마이크 슈스터 구글 브레인팀 연구과학자는 "신경망 기계번역은 아직도 인간 번역가라면 절대 하지 않을 단어 누락, 고유명사 및 희귀 용어 오역, 문단 또는 페이지 문맥을 고려하지 않은 문장 번역과 같은 중대한 오류를 범한다"면서도 "사용자에게 더 나은 품질의 번역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 많다. 하지만 신경망 기계번역은 분명 의미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I

카카오I

검색 업계 전문가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로 한국어 데이터베이스(DB)가 많지 않은 구글과 같은 글로벌 사업자들의 한국어 처리 능력도 고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공지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네이버도 신경망 기계번역을 기반으로 하는 AI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8월 업계 최초로 신경망 기계번역을 적용한 '한국어-영어' 번역 서비스를 선보였다.

 파파고는 현재 영어, 일본어, 중국어(간체), 스페인어, 프랑스어, 한국어, 중국어(번체),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등 10개 언어에 대해 최대 5000자 분량까지 번역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모바일 웹페이지 번역을 위한 파파고 미니(mini), 파파고 내 어학사전 연동 등 다양한 편의 기능들을 추가해나가고 있다.

 더불어 공공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제휴를 통해 특수한 상황 속 전문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파트너는 현대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백화점, GS25, KEB하나은행, 청와대경호실, 서울지방경찰청, 라인프렌즈, 클룩, 파리바게뜨, 한국건강가정진흥원, 대명리조트등 12곳이다.

 카카오도 지난해 9월 20일 기계 번역 서비스인 '카카오 I 번역'을 선보였다. 카카오가 자체 개발한 다국어 번역 처리 기술이 사용됐다. 기존 통계기반 번역 시스템 대비 우수한 번역 결과물을 제공한다.

 현재는 영어-한국어, 한국어-영어 번역이 가능하다. 향후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서비스를 확장하고, 어학사전과 연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카카오 I 번역은 대화형 화면으로 쉽게 대화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화를 나누듯 입력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카카오 I 번역이 해당 텍스트를 번역한다. PC에서는 기사를 읽다가, 메일을 쓰다가, 대화를 나누다가 번역이 필요할 때 창을 띄워 가까이 두고 사용하실 수 있도록 미니창 형태로 번역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는 올해 중 번역 챗봇도 출시할 예정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카톡에서 '버녁' 검색해서 플러스친구 추가하면 번역봇을 써볼 수 있다"며 "참고로 정식 서비스가 아니라 엔지니어가 뚝딱 만든 샘플봇"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국내외 기업들이 AI 통번역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서비스 품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 몇 년 내에는 외국어를 하지 못하더라도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러한 기술 발전은 교육업계나 여행업계 등 전반적인 사회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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