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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전쟁]①트럼프는 왜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했나

등록 2018.03.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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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역전쟁]①트럼프는 왜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했나

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이 현실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와 안보를 명분으로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은 물론 아시아,미주, 유럽에 던진 관세폭탄과 보호무역주의 장벽이 맞대응 보복조치들을 불러 일으키면서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왜 중국을 비롯해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선포했으며,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을까. 유럽 및 아시아 등 각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어떤  어려움울 겪고 있을까. 글로벌 무역전쟁의 전황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①트럼프는 왜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했나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이번엔 정말 늑대가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600억 달러(약 65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를 골자로 하는 ‘중국의 경제 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Memorandum Targeting China’s Economic Aggression)’에 서명하던 지난 22일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그동안 설마하던 미-중 간 무역전쟁이 실제로 눈앞에 닥쳤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이른바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양국이 서로 천문학적 규모의 보복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정부 외교자문이자 중국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인 스인훙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지난 여러 해 동안 중국의 무역 관행과 관련해 미국에서 일고 있는 비난을 성공적으로 잘 대처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끓어오르고 있는 미중 간 갈등의 무게를 제대로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미국인과 중국인들은 서로 지난 여러 해 동안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쳐왔다. 그러나 늑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늑대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늑대를 다뤄야 하는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아직은 이와 관련한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 중국 무역전쟁을 밀어붙이는 배경은 무엇일까.

 다른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자신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이다. 자신을 백악관으로 보내준 지지자들에게 약속했던 공약을 꼬박꼬박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0일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 광장에서 열린 제 45대 미국대통령 취임식에서 “아메리카 퍼스트”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미국을 다스릴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 우선주의가 새로운 비전이 될 것이다. 무역과 세금, 이민, 외교에 관한 모든 결정은 미국 노동자와 미국 가족의 이익을 우선으로 내려질 것”이라고 외쳤다.

 트럼프는 이날 취임사를 통해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는 미국 산업을 희생시키면서 외국 산업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우리 군대를 고갈시켜 가며 다른 나라 군대를 지원했다. 우리 국경 수호를 거부하면서 다른 나라 국경을 지켰다. 미국의 기간시설이 망가지고 썩어가는 동안 수 조 달러의 돈을 해외에 쏟아 부었다”라면서 ‘아메리카 퍼스트’로 되돌아 갈 방침을 천명했다.

  트럼프의 이날 연설은 ‘미국 우선주의’와 함께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의 색채를 진하게 띠고 있었다. 지난 70여 년 동안 자유무역협정과 서방진영의 정치․외교․군사적 동맹을 토대로 형성돼 온 전후 세계질서가 뿌리 채 흔들릴 수 있는 요소들을 잔뜩 품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우선 에너지 계획(America First Energy Plan)’ ▲일자리 복원과 경제성장(Bringing Back Jobs And Growth) ▲강한 미군의 재건(Making Our Military Strong Again) ▲미국 우선 외교정책(America First Foreign Policy) ▲법질서 사회의 회복(Standing Up For Our Law Enforcement Community) ▲모든 미국인을 위한 무역협정(Trade Deals Working For All Americans) 등 '위대한 미국' 건설을 위해 주력할 6대 국정과제의 기본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그대로 충실하게 아메리카 퍼스트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을 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기치로 글로벌 무역전쟁을 벌이려고 하는 걸까.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연간 대중 수출은 1400억 달러 수준이다.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2017년 기준 3752억 달러로 전체 무역적자 5660억 달러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자국 시장은 미국 기업에 제대로 개방하지 않으면서 대미 무역을 혜택만 챙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공정하게 경기를 펼칠 수있는 '평평한 운동장'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티브 므누신 장관 역시 지난 22일 성명에서  “중국의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무역 및 투자 관행은 정면으로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 중국은 나쁜 관행을 통해 미 기업들이 보유한 지식재산권과 첨단 기술을 취득하려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주도의 조직적인 방법으로 미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 기업들을 압박하기 위한 각종 비이성적인 요구와 규제를 내놓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이용한 침투를 하고 있다”라고 맹비판했다. 또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관계를 지지한다. 미국은 가장 큰 소비시장이다. 또한 가장 관대한 무역조건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그 대가로 보다 나은, 보다 균형 잡힌 무역을 필요로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부는 대미 무역으로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중국에는 ‘채찍’을, 미 동맹국들에게는 ‘당근’을 내미는 양면전략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미국이 지난 22일 한국과 유럽연합(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은 철강·알루미늄 관세 대상에서 잠정 유예한 것이 단적인 예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올리브 가지’ 전략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동맹국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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