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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혁명 시작됐다⑤]한국 수소기술 어디까지 왔나

등록 2018.05.06 06:5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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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부산시는 해운대 집단에너지공급시설의 대체 열원 확보 방안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청정 신·재생에너지 시설인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설’을 29일 오후 4시30분 준공식과 함께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고 28일 밝혔다. 2017.08.28. (사진 = 부산시 제공)  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허상천 기자 = 부산시는 해운대 집단에너지공급시설의 대체 열원 확보 방안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청정 신·재생에너지 시설인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설’을 지난해 8월29일 오후 4시30분 준공식과 함께 본격 가동에 돌입한다고 28일 밝혔다. 2017.08.28. (사진 = 부산시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언제부턴가 봄이 '봄이 아니다'. 

 화사한 햇살, 파릇한 하늘은 온통 칙칙한 잿빛으로 변했다. 온 가족이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떠나야 할 때 집안에 갇혀 공기청정기를 돌려야 하는 처지다.

 화석연료를 지나치게 태워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 탓인지, 숨막히는 미세먼지에 지구온난화가 빚어낸 이상기후까지 겹쳐 삶이 질식할 듯하다.

 국제사회가 오염원이 없는 청정에너지, 지구생태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수소'의 연료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물을 구성하는 수소의 활용이 산업의 틀을 바꾸고 생활양식을 혁신시킬 혁명적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진 각국은 이미 수소자동차를 비롯해 관련 기술의 개발 및 적용, 보급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우리만 낙오된다.

 공감언론 뉴시스는 궁극의 친환경 연료로 일컬어지는 수소에너지 개발의 현주소와 각국의 움직임, 미래 전망을 매주 1차례씩 8회에 걸쳐 집중 조명하는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①세계는 뛰는데…韓, 인프라· 연구 총체적 부족
 ②수소산업 선점나선 일본…車보조금도 쏙 빼는 한국
 ③수소굴기 나선 중국…대량생산 계획 착착
 ④독일 수소버스·수소열차 '씽씽'
 ▶⑤한국 수소기술 어디까지 왔나
 ⑥현대차 넥쏘, 수소대중화 길을 열다
 ⑦정부 벽에 막힌 수소복합충전소
 ⑧선진국 패권다툼…법 제도·지원 미흡

【서울=뉴시스】박주연 기자 = 바야흐로 에너지 전환기다.

 청정에너지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일본, 독일, 미국, 중국 등 전 세계가 자원과 시간을 투자하며 수소산업 선점을 위해 뛰고 있다. 수소산업은 2030년 400조원 규모로 확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저서 '수소경제'를 통해 수소 혁명을 예고한 지 16년 만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수소차를 양산한 우리나라는 글로벌 수소전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수소산업은 신재생에너지법에 의해 신에너지로 분류돼 있지만 명맥만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고, 정부에는 수소산업 전담부서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별다른 정부지원 없이 학계와 산업계의 고군분투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수소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소산업은 자동차 분야가 주도하고 있다. 수소자동차 분야의 부품 국산화율은 99%에 이르지만 연료전지 기술과 보관·운반 기술 등은 선진국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다.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연료전지' 분야도 기술력이 선진국의 90% 수준까지 도달했지만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제수소에너지 산업포럼에 따르면 수소차 부품 국산화율은 지난해 말 기준 95%를 달성했고, 올해 99%까지 올라섰다. 반면 충전소 부품은 40% 가량만 국산화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 수소차 관련 부품 기술은 글로벌 시장 경쟁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충전소 기술을 비롯해 수소 생산, 운반, 보관 기술 등은 미흡한 수준이다.

 석유협회가 최근 발간한 '수소연료전지차 관련 국내외 동향 및 정책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수소차 기술은 세계 선두권이다.

 수소공급장치, 공기공급장치, 열관리 장치 등 수소차 운전장치는 연료전지시스템 중 부품수가 가장 많고 특허 경쟁이 치열한데 국내 수소차는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소재기술은 미흡하다. 석유협회는 "고압용기 부품은 국산화에 성공했지만 카본파이버 등 소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소저장장치 중 고압고온 상태에서 내구성을 유지해야 하는 '고압배관·피팅', '수소농도센서' 등의 국산화는 아직 미흡하며, 주요 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생산·보관·운송기술 역시 선진국에 비해 확연히 미흡하다. 국내 수소생산은 정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산되는 부생수소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수소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소생산량은 164만t(95%가 화석연료로 생산)으로, 대부분 정유·석유화학단지가 밀집된 울산·여수·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나프타의 방향 족 개질공정 및 나프타 분해(NCC)를 통한 부생수소로 생산된다.

 석유화학단지의 부생수소 유통가격은 1kg당 2000~3000원 규모지만, 파이프라인으로 직송되지 않을 경우 1kg당 6000~8000원까지 원가가 상승한다. 이는 경유와 유사한 수준이다.

 수소차 충전소에서 팔리는 수소의 경우 원가는 더욱 높아진다. 국내 수소 충전 수요가 아직 높지 않은 상황에서 설치비와 인건비 등 운영비를 보전하려면 수소가격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수소 가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독일 린데, 프랑스 에어리퀴드 등에서 수입하는 충전소 기술력을 국산화하고, 보관·운송기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료전지 분야의 경우 선진국의 90% 수준 기술력을 확보했지만,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전략에서 연료전지가 배재됐고, 최근 발전사업 프로젝트에 외국 기업이 최종 선정되면서 안방까지 내주며 위기감이 깊어졌다.

 우리나라의 수소 연료전지 산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울산 수소타운'을 빼놓을 수 없다.

 울산 수소타운은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수소를 활용해 연료전지 신시장 모델을 구현, 그린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시범단지로 2012년 온산국가산업단지 인근에 꾸려졌다.

 GS칼텍스, 퓨얼셀파워, 효성, 현대하이스코 등이 제작한 195kW (1kW 140기, 5kW 9기, 10kW 1기) 규모의 연료전지는 LS니꼬동제련 사택과 기숙사, 체육관, 온산읍사무소 등에 설치, 295세대에 난방과 전기를 공급한다.
 
 최근에는 수소타운 외에도 부산 해운대(30.8MW)와 서울 상암동 노을(20MW) 등에 연료전지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완공된 부산 해운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는 두산퓨얼셀의 PAFC형 연료전지 70대(440㎾)로 구성됐다. 발전 용량은 30.8MW로, 해운대구 좌동 신시가지 4만2000여 세대에 연간 25만MWh의 전기와 난방열을 공급한다.

 해운대 신시가지 전체 전력 사용량의 77%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맡고 있다. 이 발전소는 전기 뿐 아니라 연간 24만Gcal의 열을 생산, 난방열도 제공한다. 발전효율이 높고 매연이 없는 청정에너지로, 연간 3만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가 있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신재행 추진단장은 "수소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동차 뿐 아니라 수소 생산부터 이용까지 전 단계에 걸친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며 "2030년, 또는 2050년까지의 장기적 그림과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어떤 기술이 필요한 지를 분석해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단장은 "수소산업과 관련된 연구개발(R&D), 규제, 개발, 과제 등이 각 부처에서 산재돼 추진되고 있는데, 이를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며 "수소사회로의 이행을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차량부문 공식 후원사로서 승용, 버스를 비롯한 차세대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과 후원금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차는 커넥티드 및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2017.12.20.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차량부문 공식 후원사로서 승용, 버스를 비롯한 차세대 수소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과 후원금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차는 커넥티드 및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2017.12.20.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