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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바이오株 악재①]헬스케어주 털썩...악재 '켭켭'인데 호재는 '미미'

KRX 헬스케어지수 시총, 한 달 새 10조원 증발
삼바·네이처셀·신라젠·차바이오텍 각종 비위 및 논란
금감원, 연내 바이오주 재감리 결과 발표 예정



등록 2018.08.08 05:30:00수정 2018.08.08 10: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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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완제의약품에 대한 이물질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서울=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이 완제의약품에 대한 이물질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국내 증시의 헬스케어업종 대표주자로 꼽히는 77종목 시가총액이 한 달여 전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어오던 헬스케어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처셀, 신라젠, 차바이오텍 등 업종 대표주가 각종 비위와 논란을 일으키며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헬스케어주가 작년 말, 올 초 같은 강한 상승 모멘텀을 재현하기에 호재는 적고 불확실성은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주요 제약바이오주 77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 3일 3887.32로 마감, 한 달여 전인 6월 마지막 거래일인 4163.38에 비해 6.63%(276.06포인트) 하락했다.

또 같은 기간 이들 77개 종목의 시총은 155조799억원에서 지난 3일 145조3749억원으로 9조7050억원(6.26%) 축소됐다. 

코스피·코스닥 시총이 약 한 달간 1822조4062억원에서 1792조8578억원으로 1.62% 감소한 것에 비해 4배 넘는 비율로 떨어진 것이다.

또 약 넉 달 전 KRX헬스케어지수 시총이 역대급으로 치솟은 지난 4월 10일(181조9080억원)과 비교해 현재는 36조5332억원(20.08%)이나 급감했다.

종목별로 보면 이들 77개 종목에서 가운데 51개(66%) 종목의 주가가 뒷걸음질 쳤다. 한 달 여 동안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종목은 펩타이드(단백질 조각) 의약품 전문업체 펩트론으로 지난 3일 주가는 2만4550원으로 -52.42% 급락했다.

이어 테고사이언스(-32.59%), 크리스탈(-28.85%), 인바디(-21.22%), 신라젠(-19.24%), 셀트리온제약(-18.63%), 셀트리온헬스케어(-15.96%), 파미셀(-14.20%), 루트로닉(-12.94%), 인트론바이오(-12.87%), 제넥신(-12.57%), 바이로메드(-11.84%), 에이프로젠제약(-11.62%), 에스티팜(-10.48%), 녹십자(-10.17%), 서흥(-10.09%) 등 16개 종목이 10% 이상 하락했다.

반면 아미코젠(26.79%), 삼천당제약(21.76%), 한미사이언스(10.84%), 대화제약(10.11%) 등 10% 이상의 오름세를 기록한 종목은 4개에 불과했다.

바이오라는 이름만 달아도 주가가 급등했던 헬스케어주가 최근 힘이 빠진 것은 미국 중국 간 무역분쟁의 파고와 함께 각종 악재가 잇따라 터지며 투심을 약화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이 전자와 함께 주력으로 키우려는 바이오로직스는 공시 위반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중징계 처분을 받았고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재감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줄기세포 신약 개발에 급등했던 네이처셀은 라정찬 회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작년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605.7%)을 기록한 신라젠은 지성권 부사장 퇴사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시험에 문제가 생겨 중단될 수 있다’라는 악성 루머가 유포되는 등의 영향으로 주자가 작년 고점 대비 3분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내 최대 줄기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해 각광을 받은 차바이오텍은 2017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한정' 의견을 받고 4개 사업연도 연속 적자가 나면서 한국거래소 관리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헬스케어주는 미래 성장성은 높지만 장기간의 연구개발이 필요한 업종 특성상 기초 체력이 탄탄하지 못해 주가가 쉽게 흔들린다. 더군다나 금융감독원이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비를 과도하게 자산으로 인식했는지를 골자로 한 테마감리 결과를 3분기께 내놓을 예정이다. 이같은 불확실성을 더하는 것도 헬스케어주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물론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헬스케어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시각도 나오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 접근을 강조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말부터 올해 1분기 헬스케어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정부의 집권 2년차에 집중되는 중소기업 지원책 효과, 신약 개발 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며 "하지만 그후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최근 가파르게 빠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태상 신약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은 가운데 하반기에 과거와 같은 상승세가 재현되기에는 밸류에이션상 너무 많이 올랐고 향후 뚜렷한 호재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임상국 KB증권 종목분석팀장은 "헬스케어주는 각종 악재뿐 아니라 2분기 실적도 좋은 곳이 거의 없다"라고 평했다. 또 "이미 조정이 많이 이뤄져 추가적으로 더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한동안 불확실성으로 횡보할 것"이라며 "반등하더라도 최근 가파른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밖에 코스닥시장의 주도주 헬스케어주가 힘이 잃으면서 코스닥도 좀처럼 상승 기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월 30일 장중에 932.01까지 오르며 마의 1000포인트 달성 기대를 키우기로 했으나 지난 3일에는 788.81로 반년 여간 15.37%(143.20포인트) 떨어졌다.

임 팀장은 "코스닥 시장 특성상 가치주보다 성장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한다"며 "대표 성장주인 헬스케어주가 부정적 이벤트에 겹겹이 쌓인 가운데 따라 코스닥도 상승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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