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장

[독도를 가다]"독도 통해 남북협력 물꼬…관심 지속되길"

3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가 가능한 섬
年방문객 20만명…남북 화해무드에 탐방객↑

등록 2018.09.22 08:00:0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독도를 가다]"독도 통해 남북협력 물꼬…관심 지속되길"

【독도=뉴시스】이인준 기자 = "한나산(한라산)도 독도도 내 조국입니다."
 
 북한예술단의 지난 2월 방한 공연에서 불린 '백두와 한나도 내 조국'은 1절 가사 '한나산(한라산)도 제주도내 조국입니다'에서 '제주도'를 '독도'로 개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평가전에서도 북한 응원단은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 당시 환영 만찬 메뉴에 '독도 새우'를 포함시킨데 이어 지난 4월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 '독도가 포함된 한반도기'가 올려진 망고무스를 디저트로 내놔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독도 문제를 놓고 양측이 주고 받은 '외교 공조'(?)는 일본의 강경 대응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간의 대화가 바빠지면서 독도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지난 14일 한국해양재단이 주최한 '2018년 아름다운 우리땅 독도탐방'을 기회로 다녀온 독도는 섬을 찾는 탐박객들로 활기를 띄고 있었다.

 독도는 '3대(代)가 덕을 쌓아야 입도(入島)가 가능하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물 밖에서 찾아오는 여행객에게 쉽게 상륙을 허락치 않는다.

 울릉도에서 여객선이 연중 185일가량 독도를 향해 출항하지만 독도 접안 부두의 높은 파도로 인해 약 150일정도만 접안에 성공한다. 울릉도에서 한 시간 남짓, 87.4㎞ 거리의 항해 끝에 도착한 독도를 다섯번중 한번은 눈 앞에 두고 돌아서야 했다.

 이날도 아침부터 전국에 비 소식이 있고 전날보다 파도가 거칠어지면서 상륙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출항한지 불과 10여 분만에 너울성 파도가 일기 시작했다. 여객선은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다.

 승객들의 불안감을 싣고 한 시간여 달렸을 때 여객선 왼편에 독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객실 내부에는 승객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곧이어 접안을 시도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객실이 기대감으로 술렁거렸다.

 비 내리는 날 독도의 풍경은 운치가 있다. 탐방객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다니며 '독도이사부길' 앞에 펼쳐진 풍경을 만끽했다. 손에는 태극기나 독도 사랑 메시지가 적힌 깃발이 하나씩 들렸다.

 하지만 섬 곳곳에는 우비를 입은 경북지방경찰청 소속 독도경비대가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승객들은 경비대원과 인사를 나누며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미리 준비해간 위문품을 전달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머리 위로 레이더 기지의 안테나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일본 배가 영해를 침범할 수 없게 24시간 근무 체계가 가동 중이다.

 독도 앞바다를 지키는 것은 독도경비대뿐이 아니다. 동해해양경비안전서도 독도 주면에 3000t 규모의 경비함을 보내 물 샐틈없는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경비함마다 연간 30회 이상, 한 번에 8박9일간 주변에서 순찰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독도에 들르기 전 방문한 동해해양경비안전서에서 한 관계자는 "우리 배가 있어 일본 배는 전혀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다시 여객선에 몸을 싣자 경비대원들이 부두로 나와 탐방객들을 거수경계로 환송한다. 60대 이상의 탐방객이 "볼만하다"고 탄성을 뱉었다.

 최근 몇 년간 독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 독도를 찾는 관광객은 갈수록 늘고 있다. 연간 방문객수는 약 20만 명. 울릉도에 사는 한 주민은 "울릉도에서 오징어가 잡히지 않다보니 점점 더 울릉도의 주력 산업이 어업에서 관광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부쩍 더 늘었다.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탐방객의 발길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독도를 빠져나오며 우리나라 가장 동쪽 끝 섬, 독도에 대한 관심이 탐방에 그치지 않고 사회 곳곳으로 퍼지기를 기원했다.
 
 섬 안쪽에는 세워진 '접안시설 준공 기념비'에는 "일찌기 동아시아 거친 바다를 제패했던 우리 선조들의 불굴의 기상과 정신을 이어 받아 겨레의 무궁한 번영과 통일을 염원한다"는 내용이 새겨졌다. "내 죽어 왜적을 막는 바다의 용이 되리라"고 한 신라 문무대왕의 뜻을 이어 받아 한반도의 평화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