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광장

[중소보험사 진단③]AIA생명, 차태진號 경영개혁 '주춤'…재기 가능할까?

올해 1~7월 당기순이익 926억6900만원…전년比 하락
수입보험료 '주춤', 브랜드지수 하락 등
업계 "건강증진형 상품, 성공확률 미지수"

등록 2018.10.17 05:30:00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블로그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중소보험사 진단③]AIA생명, 차태진號 경영개혁 '주춤'…재기 가능할까?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최초 현장 설계사출신', '최초 한국인' 등 수식어로 취임부터 화제가 됐던 차태진 대표가 AIA생명 CEO에 오른지 2년9개월차에 접어들었다.

차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실적부실', '매각설'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AIA생명을 기사회생시키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취임 후 대대적인 경영개혁을 펼치고 올초에는 법인화에 성공했다.

이후 업계 최초로 걸음수만큼 보험료율을 할인해주는 '건강증진형' 상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 분야 리딩기업으로 자리잡고 보험 미래먹거리를 선점하겠다는 큰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취임 후 개선세를 보이던 실적이 올들어 주춤하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실적 반등을 이룰 동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CEO 취임으로 보인 '반짝 반등세'였다는 시각도 있다.

과연 '업계 최초' 수식어로 출항한 차태진 호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금융위기·TM영업 중단' 암초…반등 노린 차태진표 개혁, 결과는?

【서울=뉴시스】 차태진 AIA생명 대표(자료제공 = AIA생명)

【서울=뉴시스】 차태진 AIA생명 대표(자료제공 = AIA생명)


AIA생명은 전신 AIG에서 지금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기까지 홍역을 치러야 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난을 겪었던 AIG그룹이 보험사업 부문을 매각, 분리하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실적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AIA생명은 국내에서 홈쇼핑과 텔레마케팅(TM)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영업을 펼쳤다. 하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했다.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다시 난항에 빠졌다. 2014년 초 당국이 이를 이유로 보험사의 TM영업을 전면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치에 AIA생명은 금융위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바 있다.
 
재기를 노린 AIA생명은 2016년 차태진 당시 대면영업 채널 영업총괄 수석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차 대표는 AIA그룹 최초로 한국인 사장인데다 현장설계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취임부터 화제가 됐다. 그는 액센츄어, 베인앤컴퍼니코리아,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등을 거쳐 2015년 AIA생명에 합류했다.

'업계 최초' 대표답게 취임 직후 대대적인 경영개혁에 돌입했다.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성과중심 문화를 정착시켰다. 또한 오랜 현장설계사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
[중소보험사 진단③]AIA생명, 차태진號 경영개혁 '주춤'…재기 가능할까? 

◇당기순이익 하락, 수입보험료 주춤…실적 개선될까

차 대표 취임 직후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지만 법인화에 성공한 올들어 실적은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당기순이익은 926억6900만원으로 전년 동기(1776억6100만원)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취임 1년여 크게 향상됐던 실적이 취임 전보다 더 악화된 셈이다.

수입보험료도 답보상태다. 차 대표 취임 후 매년 소폭 늘고 있지만 취임 전 2012·2014년 수준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

브랜드평판도 하락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월 AIA생명 브랜드지수는 661222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같은달(1372715)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최초 '다이나믹 프라이싱' 도입… 시장반응은 '글쎄'

AIA생명은 업계 최초로 건강증진 활동 정도에 따라 매년 보험료 할인율이 달라지는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도입했다. 지난 9월에는 걸음수 등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이같은 건강증진형 상품은 이미 해외 선진국에는 상용화됐지만, 국내에선 올해 AIA생명이 출시한 것이 처음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실제로 걷기 등 운동이 고객 건강을 증진시켜 보험금 지출을 줄일 것이란 국내 통계가 없는 상황이라 국내 보험사에서는 막상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였다"면서 "(우리는) 그룹차원에서 이에 대한 글로벌 통계를 갖고 있다보니 이 사업에 자신있게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아직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생각하는 것 만큼 운동이 향후 지출 보험금 축소로 이어질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 "국내에서 대대적인 보험상품으로 추진하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단계"라고 전했다.

건강증진형 상품이 당장의 실적을 견인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상품이 당장 상용화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더라도 회사 경영실적을 올리고 효자노릇을 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