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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韓증시]대외악재에 코스피 8일간 10% '뚝'…안심은 '아직'

美금리 상승·기술주 실적 전망 악화에 미국 증시 폭락
코스피 하루새 4.4% 하락.. 2011년 이후 7년來 최대 낙폭
외국인 8거래일간 2조2800억원 순매도하며 낙폭 키워
12일 증시 기술적 반등..."추세적 상승 가늠하기엔 무리"

등록 2018.10.14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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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코스피 지수가 52.45(2.35%) 포인트 내린 2176.16에 코스닥 지수는 27.28(3.65%) 포인트 내린 720.22로 장을 시작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8.3원 오른 1142.3원으로 개장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는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하락중에 있으며 원달러환율은 상승하고 있다. 2018.10.11. (사진=다중노출 촬영)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코스피 지수가 52.45(2.35%) 포인트 내린 2176.16에 코스닥 지수는 27.28(3.65%) 포인트 내린 720.22로 장을 시작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8.3원 오른 1142.3원으로 개장했다. 1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는 장중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하락중에 있으며 원달러환율은 상승하고 있다. 2018.10.11. (사진=다중노출 촬영)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국현 기자 = '나홀로 호황'을 토대로 랠리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가 고꾸라지자 국내 증시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기술주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장기화 등으로 미국 증시가 폭락한 것이 원인이었다.

대외 악재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주가순자산(PBR) 1배 수준(2260선)도 무너졌다. 지난달 초 미국 금리 안정과 달러 약세, 미중 무역분쟁 우려 해소, 3분기 어닝시즌 기대감 등을 토대로 반등을 기대했던 증권사 전망도 휴짓조각이 됐다. 대외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국내 증시의 민낯이 또다시 드러났다. 일단 지난 12일 증시는 9거래일만에 상승 마감하며 기술적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여전히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8일부터 8거래일간 9.58% 하락했다.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14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11일에는 뉴욕 증시 폭락 여파로 맥을 못추며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4.4%, 5.37% 급락했다. 지난 2011년 11월10일(-4.94%) 이후 7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코스피가 종가를 기준으로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2007년 1차례, 2008년 2차례, 2011년 2차례 발생한 것과 비교할 때도 기록적인 수치다. 

국내 증시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로 인해 대외 악재가 터질 때마다 큰 폭으로 출렁였다. 지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증시는 2주간 7.4% 하락했고,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엔 2주간 15.9%, 3주간 18.2% 하락했다. 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로 2주간 10.4%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에도 예외는 없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적인 이슈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이라며 "미국 증시의 하락, 미중 무역갈등 고조, 국제통화기금(IMF)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및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경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미국 펀더멘털에 대한 경고 신호 등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증시는 지난달 26일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2.25%로 인상을 결정한 직후에는 소폭 상승하며 영향을 받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다음날인 28일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가 중립금리에서 한참 멀리 떨어져 있다"고 언급, 미국 국채급리 급등에 불을 붙였다. 미 국채금리는 3.2%까지 오르며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은 달러 강세를 불러오고 신흥국에서 자본 이탈을 자극하며 아시아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이후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도 신흥국에 불안을 부추겼던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고, 기술주 실적 악화 우려가 더해지며 폭락했다. 이로 인해 유럽 증시는 물론 아시아 증시도 4~6% 낙폭을 보이며 와르르 무너졌다.
 
국내 증시 수급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외국인 매도세도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8거래일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8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올 들어 4조889억원을 순매도했는데 절반 이상이 9거래일간 이뤄진 셈이다. 코스닥시장에선 8거래일간 268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5일부터는 기관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증시 안전판 역할을 자청했지만 지수 방향성을 돌리진 못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매도는 국내 경제나 상장기업 이익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게 아니라 투자자산 대비 상대적으로 매력이 저하되며 이탈하는 현상"이라며 "외국인의 매도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표면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이유이고 이를 유발한 것을 미국 국채금리"라며 "수출도 좋고 상장기업 실적도 최대인데 문제는 외국인 매도를 이겨내지 못하는 내부 유동성 환경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은 목요일' 이후 국내 증시가 9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안심은 이르다.

지난 12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2129.67)보다 32.18포인트(1.51%) 오른 2161.85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707.38)보다 24.12포인트(3.41%) 오른 731.50에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기보다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타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한 것으로 추세적 상승 여부를 가늠하기는 무리라고 평가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및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심화 가능성이 달러 강세 및 신흥국 자본 이탈, 미국으로 자본 쏠림 현상 강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11월 재무부 반기 환율 보고서 발표 이후 신흥국 자본 이탈 심화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있다. 주가가 급격히 하락한 이후에는 바닥을 형성하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릴 수 있다"며 "다만 주가 급락세가 가속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인 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곳 이상의 증권사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207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53조75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불과 한 달 전 54조961억원보다 6.3% 하락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익 측면에서는 실적발표를 앞둔 3분기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며 "3분기 이익이 전망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익사이클의 상승 전환은 더욱 늦춰지고 빠른 속도로 하향 조정 중인 4분기 전망치에 대한 신뢰도는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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