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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임박]11월 금리인상 유력한데…'경기 침체' 괜찮나?

한은, 올 마지막 11월 금통위서 금리인상 가능성
금리인상 임박했는데…경기 둔화 시기와 맞물려
'경기 침체' 가속화 우려, 상당기간 금리 동결될 듯

등록 2018.10.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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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10.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8.10.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경기냐, 금융안정이냐'. 한국은행 통화정책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누적된 금융불균형 해소를 위해 다음달 금리인상에 나설지 아니면 가라앉는 경기를 우려해 그대로 금리를 묶어 둘지를 놓고 한은이 결단을 내려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은의 강해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시그널을 보면 11월 금리인상은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그런데 '경기 둔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어 한은의 금리인상이 자칫 '독'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경기 하강 국면 속에서 한은의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과연 국내 경기는 버틸 수 있을까?

28일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11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실물경기가 크게 흐트러지지 않으면 금리인상 여부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기에 대해 한은이 다소 긍정적인 진단을 내놓은 점도 다음달 금리인상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은은 지난 18일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낮춰 잡으면서도 "여전히 잠재 성장률(2.8~2.9%)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다"며 경기 하강 우려를 불식시켰다.

한·미 금리차 확대로 자본유출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많다. 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한·미 금리차는 최대 1.00%p까지 확대될 수 있다. 두 금리가 역전된 지난 3월 이후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으나 앞으로 차이가 더 벌어지면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1500조원에 달한 가계부채 문제, 부동산 자산 쏠림 등도 금리인상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금리인상이 임박한 현 시점이 '경기 둔화' 시기와 맞물려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올 초 1%대 초반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는 물가 고민에 금리인상 시기를 뒤로 미뤘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오름세가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에서였다. 그러나 물가는 전망만큼 오르지 못했다. 수요 측면에서 기조적 물가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올해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당초 전망치 1.4%에서 1.2%로 하향 조정됐다. 금리인상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우 기자 =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8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email protected]


그러는 사이 우리 경제 성장세는 점차 약해졌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6%에 그치며 2분기 연속 0%대 성장에 머물렀다. '투자 쇼크'에 빗댈 만큼 내수가 부진해지면서 그나마 수출로 떠받친 성장세를 깎아먹은 것이다. 건설투자는 전기대비 6.4% 감소하며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지난 1998년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설비투자도 4.7% 줄어 2분기(-5.7%) 이어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2.7%의 성장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경기 침체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통상 금리인상은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요인이다.금리가 상승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높아지고, 기업의 투자 여력은 줄어들 수 있어서다.

고용 사정이 악화된 가운데 투자 위축에 소비마저 나빠지면 내수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금리 부담으로 소비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재정정책 측면에서 펀더멘털을 유지토록 하고 저금리를 지속하는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융안정'에 더 무게를 두고 다음달 금리인상에 나서더라도 내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가라앉는 경기를 감안하면 다음달 금리인상은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 지표는 한국 경제가 사실상 경기 침체에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러한 여건에서 금융안정을 위한 한은의 금리인상은 당위성을 갖기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만약 11월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경기 하강 사이클에서 이례적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엇박자 금리인상'이 될 수 있다"며 "원화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한차례 금리인상이 이뤄져도 상당기간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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