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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임권택 감독 "서편제, 판소리와 자연의 합일 꿈꿨다"

등록 2019.10.04 17: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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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 남정현=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 스페셜토크가 열렸다. nam_jh@newsis.com

【부산=뉴시스】 남정현=3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 스페셜토크가 열렸다.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남정현 기자 = "아주 자연스럽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걸 필름에 담는 게 목적이었다. 내 안의 정서가 끌어가는 대로 끌려가듯이 완성된 영화다. 자유롭게 전국을 떠돌면서 판소리를 담았다. 판소리를 우리 자연에 합일을 시키고 싶었다. 자연은 판소리를 훼손하지 말고, 판소리는 자연을 방해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를 바랐다."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 스페셜토크가 열렸다. '서편제'는 1993년에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작품이다. 이청준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김명곤이 각색했다. 주연은 김명곤, 오정해, 김규철이 맡았다. 이 작품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00만을 넘은 영화다.

영화 서편제는 판소리와 한을 소재로 한 영화다. 소리꾼 '유봉'(김명곤)은 이복남매인 '송화'(오정해)에게는 소리를, '동호'(김규철)에겐 북 치는 법을 가르친다. 유봉과 싸운 동호는 결국 그를 떠난다. 이후 한이 맺혀야 진정한 소리를 할 수 있다며 유봉은 송화의 눈을 멀게 한다. 훗날 재화한 송화와 동호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한 명은 소리를, 또 한명은 북을 치면서 밤새 한을 풀어낸다.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임권택 감독과 배우 채령 여사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9.10.03.chocrystal@newsis.com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임권택 감독과 배우 채령 여사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임 감독이 영화 '서편제'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1992년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 감독은 1992년 초 당시 '태백산맥'을 제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노태우 정권은 아직 이념의 문제를 다룰 시기가 아니라고 임 감독에게 제작을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그래서 1년만 쉬다 김영삼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 중 한 명이 정권을 잡으면 그때 다시 '태백산맥'을 제작하려고 했다. 근데 저는 다작을 하는 감독이다. 1년을 그렇게 놀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도저히 놀 수 없겠다 싶어 놀지 않으면서 여유롭게 저예산으로 할 수 있는 영화를 구상했다. 그 무렵에는 사람들이 우리 판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판소리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한국적 정서와 리듬으로 흘러가는, 한국 사람이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한국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임 감독은 "'장군의 아들'로 대박이 났던 태흥영화가 제작을 맡았다. 제작사 관계자가 '망해도 좋다'라고 까지는 안 했어도,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다. 저도 이 영화는 절대로 흥행할 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망해도 상관없다는 작품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그래서 정말 자유롭게 내가 내키는 대로 찍고 다녔다. 스태프도 적고, 주연도 오정해는 신인이고 김명곤은 비싼 배우가 아니었다. 그래서 아주 저예산으로 찍을수가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임권택 감독과 배우 채령 여사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고 있다. 2019.10.03.chocrystal@newsis.com

【부산=뉴시스】조수정 기자 = 임권택 감독과 배우 채령 여사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3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행사의 마지막까지 임 감독은 '서편제'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화를 만들고, 시사를 하고 나면 개봉일까지 3번 정도를 본다. 그 뒤로는 다시는 그 영화를 보지 않는다. 너무 하찮은 것에서조차 결함이 드러난다. 그 결함을 발견하고, 마주한다는 것은 고통이다. 하지만 '서편제'는 몇 번이나 봤다. 결함이 없어서가 아니다. 판소리의 힘에 끌려서 그 결함에 눈을 감을 수가 있더라. 판소리의 힘이 강하다는 걸 다시 느꼈다."


한편, 영화 '서편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에 선정됐다. 이외에 선정작으로는 '하녀'(1960·김기영 감독), '오발탄'(1961·유현목 감독), '휴일'(1968·이만희 감독), '바보들의 행진(1975·하길종 감독), '바람불어 좋은날'(1980·이장호 감독),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배용균 감독), '서편제'(1993·임권택 감독),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홍상수 감독), '살인의 추억'(2003·봉준호 감독), '올드보이'(2003·박찬욱 감독)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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