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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어디로①] 본입찰 이틀 앞…인수후보들 어떻게 뛰고 있나

애경그룹 컨소시엄, HDC 컨소시엄, KCGI 컨소시엄 '3파전'
KCGI 컨소시엄 SI 드러나지 않으며 '양강 구도' 관측 많아

등록 2019.11.05 09: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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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어디로①] 본입찰 이틀 앞…인수후보들 어떻게 뛰고 있나



【서울=뉴시스】고은결 기자 =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 본입찰을 이틀 앞둔 가운데 쇼트 리스트(적격 인수후보)에 이름을 올린 각 컨소시엄도 막판 총력전에 나선 분위기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오는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한다.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은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애경그룹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HDC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KCGI 컨소시엄) 등 3파전 구도다.

탄탄한 자금력을 갖춰 가장 강력한 후보로 꼽힌 HDC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할 시 호텔업 등과의 시너지가 예상되고 있다.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항공사 운영 경험을 내세우고 있으며, 인수를 통한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한진칼과 경영 분쟁을 지속하는 중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며 참전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사실상 '2强 양상'으로…애경-HDC 정면 대결 관측

그동안 시장에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서고 국내 최대 증권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FI로 참여하는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아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성 자산 규모가 1조원을 넘으며, 인수 성공 시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점에서도 인수 기대감을 높였다.당초 거론됐던 SK, 한화 등 대기업은 불참해 인수전 흥행에 김이 샜지만,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참여로 체면을 차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 가운데 애경그룹이 지난달 1조원의 실탄을 보유한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판세가 변화했다. 자금력 있는 후보가 추가되며,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HDC 컨소시엄 간 정면 대결이 될 것이란 관측이 이어졌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 내부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계기로 대형 항공그룹으로 도약하겠단 의지를 키우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은 여타 저비용항공사(LCC)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업황 악화, 일본 불매 운동에 따른 일본 노선 수요 감소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여기에 긴급 회항 건이 발생하고 주력 기재인 보잉 737NG 기종 중 1대에서 동체 균열이 발견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쇄신'의 계기를 기대한다는 설명이다. 제주항공은 보유 항공기 전체가 737NG 기종이다. 회사 관계자는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인수전을 통해 사세를 키우고 도약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애경그룹 컨소시엄은 대규모 인수합병(M&A)의 경우, 이종업계보다 동종업계 간 M&A가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항공사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만약 인수에 성공하면 중복노선 조정 등 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으며 인력 구조조정은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경그룹은 또한 "금산분리 이슈로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투자받는 자금의 규모는 정해진 상황이므로 재무적 투자자(FI)의 외형적 규모나 자금력보다는 산업에 대한 이해와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성격이 더 중요하다"면서 "보유 현금과 인수 금융, FI 투자의 형태로 조달할 것이며, 이는 충분히 인수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규모"라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 2019.08.3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3일 오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다. 2019.08.31. [email protected]


HDC 컨소시엄은 증권업계 자산규모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자금력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이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하고 있어,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시작된 이후 호텔, 면세업을 하는 대기업들도 항공업과 시너지가 예상돼 인수 후보로 꼽혀온 바 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의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을 인수하는 약 58억달러(약 6조9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한다면 HDC 컨소시엄이 보유한 호텔사업 경재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단 분석이 제기된 배경이다.

◇'언더독' KCGI 컨소시엄, 반전 있을까

KCGI 컨소시엄의 경우 여전히 전략적 투자자(SI)가 드러나지 않아, 이번 인수전의 최약체로 여겨졌다. 앞서 채권단과 정부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은 국내 SI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일각에서는 KCGI가 한진그룹 총수일가와 지분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통해 투자 여력을 과시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 바 있다.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에서 주춤하자, 대외적 명분을 내세우며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KCGI는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15.98%을 보유한 단독 최대주주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우리나라 1, 2위의 대형항공사를 모두 확보한다면, 업계 내 과당 경쟁을 완화하고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한편,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에 필요한 자금 조달 규모는 2조원 안팎 수준으로 전망된다. 4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구주 인수대금에 8000억원 이상의 신주 발행액,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1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6개 자회사까지 함께 묶어 팔 경우, 총 인수 대금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7일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주식 매매 계약 체결 등 절차가 진행된다. 금호산업은 연내 매각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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