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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생산성혁명이 필수다]은행 "반복·형식적, 불필요한 일 줄이자"

PC오프제, 회의시간 개선, 스마트오피스, 유연근무제 등
짧아진 근무시간 만큼 업무 집중도 높이는데에 주력
시스템 개편, 디지털화 등 창구 업무 덜어내는 작업도

등록 2019.11.2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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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생산성혁명이 필수다]은행 "반복·형식적, 불필요한 일 줄이자"


[서울=뉴시스]조현아 박은비 기자 = 일찌감치 주52시간제에 들어간 은행권도 근무시간이 짧아진 대신 업무의 집중도를 높여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조치를 마련하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복적이고 형식적인 업무를 과감히 덜어내고 자동화와 유연 근무제 등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게 'PC 오프제' 도입이나 '회의시간 개선' 등이다. '스마트 오피스',와 '페이퍼리스(Paperless) 보고', '창구 업무 전산화'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방안들도 시도하고 있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아예 '불필요한 일 버리기' 캠페인에 돌입했다. 조직 내 비효율성을 제거해 영업 중심의 창의적 조직을 구축하고, 직원 중심의 경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다.

먼저 외근이나 출장에 나갔을 경우 반드시 근무지로 복귀하지 않도록 근무 문화를 개선했다. 외근을 나간 장소나 자택 근처 사무실에서 클라우드 PC로 업무할 수 있도록 '디지털 오피스'를 구현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 16개 지역영업그룹에서 운영되는 오피스를 추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내외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일하는 방식의 근본적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는 곳도 있다. 신한은행은 '주 40시간 스마트(SMART) 근무제' 시행을 위해 굿타임(Good Time) 영업점 방문예약 서비스, 인공지능(AI) 기반 업무보조 시스템인 'AI 몰리' 도입 등을 업무 효율화 방안으로 도입했다.

AI 몰리는 자주 발생하는 업무 처리 과정을 알려주고 부수적인 업무 처리를 돕는다. 전국 238개 영업점에서 운영 중인 굿타임 방문예약 서비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방문 예약 후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직원과 고객 모두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여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16개 서류를 전자문서로 발급할 수 있게 해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시켰다.

우리은행은 '두 앤 돈트(Do & Don't)'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들이 지켜야 할 사항(Do)과 하지 말아야 할 사항(Don't)을 세부 실천과제로 제시해 불필요한 업무 시간을 줄였다. 회의시간 단축이 대표적이다. 회의를 할 때  1장 이내 자료, 1시간 내, 1일 내 피드백을 하자는 '111 실천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이외에도 불필요한 서류를 줄이는 페이퍼리스를 도입했다. 문서 작성은 태블릿 모니터를 사용해 고객 대기시간을 줄이고 서류 마감 시간도 단축하는 효과를 낸다.

집중근무시간 도입을 통해 특정 시간에는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하는 곳도 있다. NH농협은행은 집중근무시간을 정해 불필요한 외출, 회의나 업무 지시를 자제해 업무에 몰입하고 연장 근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전 10시~11시30분까지, 오후 2시~4시까지 하루 2회 운영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집중근무시간을 앞두고 본부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음악과 함께 집중근무시간 안내가 나온다"며 "업무에 집중 몰입해 연장근로가 생기지 않게 하고 업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도 오전 9시30분부터 11~30분, 오후 2시~4시까지 집중 근무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PC 오프제 등을 통한 근무시간 관리 방안도 시행 중이다. 주 52시간 PC 사용을 통제하고, 시간외 근무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오후 6시 이후에는 본점 일괄 소등에 들어가고 업무 집중 층을 별도로 운영한다. 유연근무제 개념으로 시차 출퇴근제도 시범 실시하고 있다. 디지털 보고를 활성화시키는 등 회의 방식 개선과 회의 시간 단축에도 나섰다.

정책금융기관들도 근무시간 단축과 업무 생산성 제고의 일환으로 주로 '보고 간소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의 경우 경영진 보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보고시 비대면 보고와 유무선 통신 보고를 활성화하도록 했다. 가급적 보고문서를 한 페이지 내로 간소화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수은 관게자는 "금융의 디지털화, 주52시간제 시행 등 변화된 사회적 환경을 반영해 경영진도 솔선수범해 제도 확립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여신 승인서 전산화 작업으로 기존 문서작업에 할애됐던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단축시키고, 전직원간 업무 콘텐츠를 공유하도록 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실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각종 전자 시스템 개편을 통해 영업점 업무를 덜어내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IBK 스마트 여신약정 서비스'와 'IBK 퀵 서류제출 서비스'가 그 사례다. 영업점에서 별도의 수기처리 없이 약정서를 관리하고, 여신심사시 필요 서류를 비대면으로 발급받아 처리할 수 있도록해 영업점 업무를 경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은행은 '스마트 오피스' 시범사업에 착수한다. 스마트 오피스는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사무실이 아닌 원격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다. 지정좌석제가 아닌 출근 시 자유롭게 자리를 정하는 공유좌석제로 운영한다. 보다 유연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다. 기업금융실 등 6개 부서를 대상으로 여의도 본점 서관 1층과 동관 3층에 스마트 오피스를 조성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면 생산성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직원들의 반응을 토대로 전체 사옥을 스마트 오피스로 조성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