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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 리더가 뛴다]신동빈 "나부터 달라진다"…롯데의 혁신 드라이브

지난해 롯데 유통·화학 모두 흔들리며 고전
혁신 원하는 신동빈, 과감한 실행력 요구해
"성장 걸림돌 다 버려라…CEO 변해야 산다"

등록 2021.01.15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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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에 열린 계열사 전체 임원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주요 임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서울=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3일에 열린 계열사 전체 임원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주요 임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5월 일본에서 귀국한 직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 전략과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을 수차례 강조했다. 신 회장은 그러면서 본격 현장 행보를 시작했다. 매주 50여개 계열사 현장을 다니며 사업 현황을 직접 챙겼다. 공식 일정이 아닌 일종의 잠행 형식이었다. 조직·업무 문화 효율화를 위해 비대면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재택 근무에 동참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엔 임원 인사 시기를 앞당기고, 전체 임원 숫자를 100여명 줄이는 쇄신 작업도 단행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롯데의 두 기둥인 유통과 화학이 크게 흔들리자 그룹 혁신을 위해 뭐든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롯데그룹 전체 매출은 2018년 84조원에서 2019년 금융회사 매각으로 75조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코로나 사태 여파로 70조원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올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적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기조는 신 회장이 지난 4일 발표한 신년사와 지난 13일 상반기 계열사 전체 임원 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주요 임원 회의)에서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신 회장은 신년사에선 "단순히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연기됐던 사업을 꺼내 반복해서는 성공할 수도 성장할 수도 없다"고 했다. VCM에선 "생존에만 급급하거나 과거의 성공 체험에 집착하는 기업엔 미래도, 존재 의의도 없다"며 강경한 어조로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변화를 요구했다.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CEO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 달라. 나부터 롯데 변화의 선두에 서겠다"고까지 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신 회장은 대체로 각 계열사 보고를 경청하고 믿고 맡기는 편이었다면, 지난해부터는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메시지를 쏟아내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이번 VCM에서도 신 회장은 계열사 대표들을 향해 30분 간 당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올해도 신 회장이 직접 각 계열사 상황을 체크해 가며, 현장 경영 행보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미래 관점에서 비전을 수립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부합하는지 수시로 재점검해야한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실행력을 높여달라고 주문했다. "각자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특히 디지털 혁신에 대응하기 위한 DT(Digital Transformation) 및 R&D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고, 브랜드 강화를 통해 차별적인 기업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롯데 관계자는 "혁신하지 못하는 회사는 과감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고까지 말한 걸 보면 올해를 매우 중요한 시기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신 회장은 또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를,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로 판단하고 전격적인 추진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라는 것이다. 신 회장은 "CEO들이 고객·임직원·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세울 때 강력한 실행력이 발휘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수평적 조직 문화 구축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