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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 없는 집값④]"오름폭 가팔라진 전셋값"…서울 전세난, 더 거세지나

서울 아파트 전셋값 101주째 상승…3주간 오름폭 키워
강북 아파트 평균 전세 '5억' 돌파…신고가 경신 계속
임대차3법·실거주 강화·신규 물량↓…매물 품귀 이어져

등록 2021.06.0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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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최근 2년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중소형 아파트값이 평균 10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아파트값은 상승률(43.4%) 기준으로 모든 면적 중 가장 크게 뛰었다. 그 다음으로 소형(42.0%), 중형(39.3%), 중대형(37.4%), 대형(25.0%) 등의 순이었다. 이에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매물 잠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해 강남 지역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1.06.03.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최근 2년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서울 중소형 아파트값이 평균 10억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아파트값은 상승률(43.4%) 기준으로 모든 면적 중 가장 크게 뛰었다. 그 다음으로 소형(42.0%), 중형(39.3%), 중대형(37.4%), 대형(25.0%) 등의 순이었다. 이에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매물 잠김 현상이 갈수록 심화해 강남 지역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21.06.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정부의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후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전셋값이 3주 연속 오름폭을 키우며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강북 지역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이 5억원을 돌파하는 등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7월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로운 임대차보호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세 매물이 급감한 데다, 신규 입주 아파트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공급 부족이 심화한 탓이다. 또 서초구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아파트 이주가 시작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신규 전세 매물 자체가 씨가 마른 데다, 다주택자가 급증한 보유세 부담으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면서 주거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임대차 3법의 마지막 퍼즐인 '전월세신고제'가 지난 1일부터 시행되면서 전세 시장의 불안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주 연속 횡보하며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지난 5월 다섯째주(지난달 3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2% 상승한 0.06% 기록했다. 서울은 지난 3~5월 0.03%의 비교적 낮은 상승률을 보이다, 최근 3주간 0.03%→0.04%→0.06%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정비사업 이주 영향으로 서초구(0.26%)의 전셋값이 급등했다. 또 매맷값 오름폭이 큰 노원구(0.10%)도 월계·공릉동 중소형 단지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송파구(0.09%)는 신천·잠실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강남(0.04%)·강동구(0.02%)는 학군 양호한 대치·상일동 위주로, 동작구(0.10%)는 이주 수요 있는 노량진·흑석동 위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갱신청구권 사용 및 계절적 요인 등으로 수급여건은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며 "이주수요가 있거나 중저가·신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01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진정양상을 보이며 지난 4월 말(26일 기준)에는 0.02%까지 상승폭이 줄었지만 임대차3법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다시 상승폭이 0.06%까지 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01주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진정양상을 보이며 지난 4월 말(26일 기준)에는 0.02%까지 상승폭이 줄었지만 임대차3법의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전월세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다시 상승폭이 0.06%까지 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강북 지역(한강 이북 14개구)의 지난달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5억원을 돌파했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이 발표한 5월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강북 14개구의 경우 평균 전셋값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선 5억115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 역시 6억1451만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가격인 4억8655만 원에 비해 1억2000여만원(26%) 가량 오른 것이다.

실제 전셋값 신고가도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구 아크로타워스퀘어(전용면적 59㎡)는 지난달  8억2300만원에 거래되면서 종전 신고가(7억5000만원)를 넘어섰다. 또 동작구 사당자이(전용면적 84㎡)도 직전 신고가인 6억2000만원보다 3000만원 오른 6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으로 전세 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임대차 3법의 본격적인 시행과 보유세 부담 증가, 민간 임대사업자 폐지 등이 겹치면서 전세 매물 품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KB주간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전국 전세수급지수는 171.4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단 뜻이고, 200에 가까울수록 전세난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은 하반기에 더욱 줄어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서울 아파트는 1만3023가구다. 이는 2019년 하반기(2만3989가구), 2020년 하반기(2만2786가구)와 비교하면 1만 가구 이상 감소한 물량이다.

전문가들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서울의 전세난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의 하반기 신규 입주 물량도 1만 가구 이상 줄어들 예정"이라며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장 입주가 가능한 물량이 필요한데, 단기간 물량을 확보할 뚜렷한 대책이 없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민간 임대사업자 폐지로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물량이 매매시장으로 나오면 그만큼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임대차보호 3법과 실거주 의무 강화 등 전세난을 부추기는 정부의 정책으로 전셋값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