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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다시 뛴다③]이재용, 글로벌 인맥 재가동 나서나

등록 2021.08.12 05:08:00수정 2021.08.12 08: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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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부터 ASML 관계자,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남에 따라 삼성전자의 경영시계도 다시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구도 속에서 이 부회장이 해외의 인맥 네트워크를 재가동해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이 부회장의 출소에 삼성전자 내부도 이 같은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반도체 경쟁 속에서 이 부회장이 자신의 네트워크 등을 최대한 가동해 적극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네덜란드를 방문했던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있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으로 전 세계 시스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UV 노광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것이다.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인공지능 (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TSMC나 인텔 등 세계 반도체 회사들과의 경쟁구도는 장비 확보 경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방문 당시 이 부회장은 ASML 측과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고도화 방안과 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등을 협의하고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봤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16년 11월에도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과 만났고 이어 2019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남을 가졌다.

이 같은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스웨덴 최대기업인 발렌베리그룹과의 인맥 같은 사례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2월 방한 중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 회장과 국내 모처에서 만남을 가졌다.

발렌베리그룹은 스웨덴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기업이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 중공업기업 ABB와 은행 등 100여개 기업을 거느리고 있다. 오너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기업이다.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실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예방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베트남 하노이 총리실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예방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0 [email protected]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3년 발렌베리 가문의 오너들을 만난 이후 양측은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 부회장의 인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 이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등 다양한 해외 기업인들과도 만남을 갖고 교류하고 있다.

수감되기 전인 지난해 이 부회장은 네덜란드 외에도 여러 국가를 방문하면서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지난해 1월에는 삼성전자 마나우스법인이 있는 브라질을 방문했으며 5월에는 중국 시안의 반도체사업장을 찾았다.

또 10월 네덜란드 방문과 함께 스위스 로잔을 찾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만남을 갖는 한편 베트남 연구개발(R&D)센터를 방문하면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을 갖기도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이 같은 네트워크 활동을 재개하는 데는 당분간 다소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가석방으로 출소하게 되면서 법무부의 승인 없이는 해외 출국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일단 재계에서는 이 같은 부분에 다소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활동상 대부분의 거래선이나 공장 등이 해외에 많이 있는 만큼 이를 챙기려면 현장에 나가야 하는 상황인데 제한이 있으면 아무래도 비즈니스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미래 먹거리 발굴과 민간 외교관 역할을 위해서도 해외 활동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