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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 삼성②]반도체·바이오·6G, 직접 챙긴다…글로벌 경영 본궤도

등록 2021.11.21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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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북미 지역 출장길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1.1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북미 지역 출장길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석 달 만에 해외 출장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최종 결정을 남겨둔 미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투자를 비롯해 바이오, 차세대 이동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인맥과 네트워크를 가동하면서 '새로운 삼성'을 위한 신성장동력을 찾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4일 북미 출장에 나섰다. 서울 김포공항 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전세기를 타고 출국한 이 부회장은 캐나다와 미국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나선 것은 지난 8월 가석방 이후 처음이다. 또 구속 전인 지난해 10월 베트남 방문 이후 약 13개월 만이자 미국을 찾은 것은 2016년 이후 5년 만이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미국 뉴저지주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CEO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와 2018년 세계 최초로 5G 홈(5G FWA·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2019년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다.

또 하루 전인 16일 이 부회장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도 만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해 8월부터 생산하고 있다.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만난 양측은 코로나19 백신 공조문제 및 향후 추가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두 가지 분야는 이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다. 5G 통신장비 사업을 비롯한 삼성의 차세대 통신시장 개척을 강조해온 이 부회장은 해당 분야와 관련해 전담조직 구성과 연구개발 지원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모더나 방문 역시 삼성이 바이오 산업을 통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재창출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은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을 통해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지 9년 만에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에서 글로벌 1위 도약을 앞두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모더나와의 긴밀한 협력이 향후 사업 확대 등에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1.1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1.11.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통해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이동통신과 바이오 부문의 협력기업들을 잇따라 방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남겨둔 과제인 미국 신규 파운드리 투자 문제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미국에 170억 달러(약 20조원)을 투자해 건설하기로 한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을 놓고 이 부회장이 이번 출장을 통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돼왔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TSMC, 인텔 등과 치열한 경쟁에 놓여 있는 가운데 삼성으로서는 조만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관련해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도 이번 사안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도 이번 출장을 통해 직접 현지를 둘러보면서 판단에 도움을 얻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 본인도 출장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마주친 자리에서 "여러 미국 파트너들을 보기로 돼있다"고 말해 해당 문제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는 유력 후보지인 텍사스주 테일러시의 세금 감면안 통과 등으로 조만간 테일러시의 낙점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1년여 만의 출장을 통해 글로벌 경영행보를 본격화하면서 그동안의 잠행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분위기다. 가석방 이후 지난 3개월간 고용·투자 계획 발표 및 모더나 백신 생산 등을 통해 물밑에서 조용한 지원에 나섰던 이 부회장은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듯 대외 행보에는 다소 몸을 아껴왔다.

그러나 이번 해외 출장을 통해 대외 행보를 공식화한 만큼 향후 국내·외에서 경영활동과 글로벌 네트워크 가동에 적극 나서지 않겠느냐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이 부회장도 지난달 부친 이건희 회장의 1주기를 기점으로 '새로운 삼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5년 만의 미국 방문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인의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