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전쟁④] '양자보안' 퀀텀3 써보니…'보안 프로그램 어딨지?"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출시한 양자보안 스마트폰 '갤럭시 퀀텀3'에 QRNG(양자난수생성) 적용 여부를 알려주는 '퀀텀 인디케이터'가 나타나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스마트폰을 고르는 기준은 다양하다. 기기가 얼마나 가벼운지, 카메라 성능은 어떤지, 고사양 게임은 잘 구동되는지, 화면은 크고 선명한지 등 스마트폰 사용 패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 퀀텀3'는 스마트폰으로 직장 업무를 보거나 중요한 개인 정보 등을 담아놓은 이들에게는 1순위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퀀텀3는 SK텔레콤이 선보인 세 번째 양자보안 폰으로 QRNG(양자난수생성) 기술이 적용됐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개인용 보안 솔루션 녹스(KNOX)로 이용자 정보를 보호하는데, 여기에 QRNG라는 방어막을 한 겹 더 씌운 것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독자 생태계 구축을 강조하며 한 이용자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모두 연결시키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는 만큼 갤럭시 퀀텀3는 높아지는 보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

퀀텀3, '양자난수' 생성해 정보 보호…SKT 앱 뿐 아니라 금융·SNS 앱 등까지 적용

양자(퀀텀)는 더이상 쪼갤 수 없는 물리량의 최소 단위를 의미한다. QRNG는 이러한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을 분석할 수 없는 숫자(난수)를 무작위로 생성해 보안을 강화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퀀텀3에 QRNG 칩셋이 탑재돼 양자보안으로 서비스 앱을 보호하고, 단말 외장메모리 데이터도 QRNG로 암호화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퀀텀3의 외장 메모리 카드를 넣으면 암호화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암호화를 한 번 활성화하면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 데이터가 QRNG 기술로 보호돼 완전히 포맷하기 전에는 다른 기기에서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퀀텀3는 T월드·T멤버십 등 SK텔레콤과 SK ICT(정보통신) 관계사들이 제공하던 서비스 앱들에만 양자보안이 적용됐던 전작과 달리 각종 금융 앱, 소셜 미디어(SNS) 앱, 게임으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됐다.

실제로 퀀텀3로 금융 앱 중 하나인 '우리WON뱅킹'과 '카카오톡'을 이용해봤는데, 양자보안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스마트폰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똑같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생체인식(지문 등)을 하는 식으로 정상적인 앱 이용이 가능했다.

겉으로는 다를 게 없지만 QRNG 기술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보를 보호하고 있다. 일반 폰과 똑같이 비밀번호나 지문을 입력하게 되지만 이 입력된 정보들이 양자난수로 암호화돼 웬만한 슈퍼컴퓨터로도 파악할 수 없게 되는 식이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출시한 양자보안 스마트폰 '갤럭시 퀀텀3' 전원을 켜자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와 함께 양자보안 구동 애니메이션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체감 어려운 보안 시스템…퀀텀3 보안 알림·애니메이션 등으로 체감도 높여

사실 보안이라는 영역은 담당자가 일을 잘할 수록 일하는 '티'가 나지 않는다. 완벽한 보안이 이뤄지고 있는 은행에 도둑이 함부로 침입할 수 없듯이 보안이 완벽한 시스템에도 해커가 침입하기 어려워 평상시에는 보안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 듯 퀀텀3는 알림(퀀텀 인디케이터)을 통해 이용자의 체감도를 올렸다. 퀀텀3의 상태바를 내려보면 'QNRG로 갤럭시 퀀텀3를 보호합니다'라는 안내창이 양자보안 시스템이 적용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물론 해당 안내창이 거슬리는 경우에는 알림을 끌 수 있고, 알림을 끄더라도 QRNG는 계속해서 동작한다.

보안과 관련해 이용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법은 퀀텀 인디케이터 뿐만이 아니다. 전원을 켤 때도 자물쇠가 잠기는 애니메이션, 자물쇠가 잠기는 듯한 '철컥' 소리와 함께 QRNG 보안 실행을 보여주는 등 확실히 체감도 향상을 위해 신경 쓴 모습이 엿보였다.

보안 더해 '기본'도 잡는다…A53보다 가성비 좋아

퀀텀3은 최대 핵심기능인 보안에 힘을 쏟으면서도 스마트폰의 기본도 잡은 것으로 평가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20 울트라'(6.9인치)에도 밀리지 않는 6.7인치 대화면이 적용됐고, 주사율도 120Hz로 매끄러운 화면 실행 속도를 보여줬다. 후면 카메라의 경우에는 아예 노트20 울트라와 같은 수준인 1억800만 화소의 초고해상도 메인 카메라를 비롯한 쿼드 카메라가 탑재됐고, 배터리도 5000mAh로 충분한 대용량을 자랑했다.

퀀텀3의 출고가는 61만8200원이다. 지난 3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인 갤럭시 S22(99만9900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오히려 비슷한 시기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53(59만9500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퀀텀3와 A53의 스펙을 비교해보면 프로세서는 각각 미디어텍 디멘시티 900과 엑시노스 1280이 탑재돼 비슷한 수준이고, 디스플레이도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와 슈퍼 아몰레드가 적용돼 두 기기 모두 최대 120Hz의 주사율을 제공하는 등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의 경우에는 퀀텀3가 1억800만 화소, A53이 6400만 화소로 양자보안까지 제공하는 퀀텀3가 더 뛰어난 수준이다.

종합해보면 중저가폰 이용을 희망하면서 보다 확실한 보안까지 잡고 싶은 이들에게는 퀀텀3가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퀀텀3는 방수·방진 지원이 되지 않아 기기 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 퀀텀3.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