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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이냐 출근이냐]④"현실 제약 커…재택 확대, 시기상조"

등록 2022.05.16 04:14:00수정 2022.05.23 09: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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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신도림에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마련했다. 사진은 여러 명이 함께 앉아 근무할 수 있는 빅테이블 좌석에서 SK텔레콤 구성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SK텔레콤이 신도림에 거점오피스 스피어를 마련했다. 사진은 여러 명이 함께 앉아 근무할 수 있는 빅테이블 좌석에서 SK텔레콤 구성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코로나19가 한국 기업 문화에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풍토를 조성할 수 있을까.

16일 업계에 따르면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재택근무를 통한 근무 효율성이나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통상 재택근무는 근로·감독이 상대적으로 느슨하므로 생산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다.

국외에서는 코로나19 초반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한 것도 사실이다. 재택근무자들이 출근한 직원보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덜 낭비한다는 것이다. 생산요소를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적절히 재분배할 수 있는 것이 재택근무의 장점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이 연초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 완충 효과'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통해, 재택근무가 코로나19 기간 국내총생산(GDP)의 감소 폭을 상당 부분 줄이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은 측은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하기 어려우나, 우리나라와 같이 출퇴근 소요 시간이 길고 IT 인프라가 발달하면 재택근무 확대로 인한 생산성 향상 여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택근무 활용은 개인이나 일자리 특성에 따라 차별화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유일호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 기업 상황에서 출근은 생산성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택근무를 정상적인 근무 형태로 받아들인 곳은 일부 IT 기업이나 통신기업, 스타트업 등이나 대기업 등으로 극히 제한적이다. 이들 기업은 디지털 업무 전환이 진척돼 재택근무 전환에 따른 조정 비용이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전통적인 제조기업은 재택근무 도입이 어렵다.

또 관리자와 전문가 등 고숙련 일자리를 중심으로 재택근무 도입 활발한 경향이 있다. 사무·판매직, 기능원, 조립원 등 중숙련 일자리나 육체노동 비중이 높은 저숙련 일자리는 재택근무의 혜택을 받기가 쉽지 않다.

유 팀장은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 제도가 정착된 기업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의 재택근무는 사실상 '비상사태'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재택근무를 보편화하기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아직 재택근무를 받아들일 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근무 제도는 사업장과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뼈대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하락시킨다는 의견이 더 큰 지지를 얻고 있다. 비대면 근무로 인해 업무 지시에 혼선이 생기고, 의견 조율을 위해 회의를 더 많이 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상사와 직원 간 업무상 피드백에 제약이 발생하고, 업무 숙련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렵게 돼 직무 간 훈련에 어려움이 커진다는 것도 지적된다. 일부 직원의 비위나 일탈, 나태 등의 문제도 거론된다.

따라서 재택근무를 도입하려면 인사 평가, 각종 수당, 휴가 등 전반적인 근무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김용춘 고용정책팀장은 "재택근무는 장점만큼 단점도 많다"면서 "아직 전면적인 도입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들의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사람인이 프롭테크 기업 알스퀘어와 함께 직장인 2625명을 대상으로 '2022년 직장인 업무 환경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형태는 '오피스에 출근해 지정 좌석에서 근무'가 응답률 37.1%로 여전히 1위다.

다만 출근과 재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36.9%), '거점 오피스 근무'(9.7%), '재택근무'(9.4%), '오피스 출근하되 자율 좌석제'(6.3%) 등 코로나19 이전 근무 형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반감도 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4.3%는 앞으로 '하이브리드 근무'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재택근무와 오프라인 근무의 병행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흐름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거점오피스 근무(집과 가까운 위성 사무실 출근)' 15.3% ▲100% 재택 근무 11.9% 등 순이다.

'사무실 출근'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2%에 불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