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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금융시장①]미 국채 금리 4%....2008년 발작 경보

등록 2022.10.01 08:00:00수정 2022.10.01 08: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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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워싱턴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2021.05.04.

[워싱턴=AP/뉴시스] 워싱턴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2021.05.04.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강달러와 글로벌 금융 불안이 커지면서 미 국채 금리가 연일 상승세(국채 가격 하락)를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벤치마크로 불리는 미 국채 10년물이 4.0%를 넘는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불안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지난달 28일 장중 4.019%까지 치솟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의 무제한 국채매입 발표로 3.7%선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4%를 다시 넘는 건 시간문제다. 미 국채 10년물이 4%를 넘어선 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10월 14일(4.081%) 이후 근 14년 만에 처음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미 4%대를 지속하고 있다.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달 26일 장중 4.36%까지 치솟았다. 국채 2년물이 4%를 넘은 것은 2007년이 마지막으로, 당시 5.107%(6월 12일)까지 올랐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미 국채 금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미 국채는 전세계 금융자산의 근간이 되는 자산으로 미국의 재정건전성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에 가장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10년물 국채 금리는 개인과 기업 대출의 방향을 설정하는 벤치마크 금리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채무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소비가 둔화되면서 자산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출 부실로 인해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과거 역사적으로 봐도 미 국채 10년물이 급등했던 때에 위기가 찾아왔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7년 6월 12일엔 5.289%까지 급등했고, 2008년 6월 16일에도 4.279%까지 올랐다. 두 시기 모두 금융 불안이 이어졌다. 2007년에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고, 2008년에는 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흐름이 지속 되고 있어 국채금리도 당분간 불안정할 수 밖에 없다"며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 핵심 자산은 미 국채로 글로벌 무역수지를 조정하고, 달러화 공급과 채권의 수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미 국채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금리 상승) 하면 이런 체제가 취약해진다"며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되고, 리스크를 감내하지 못하고 낮은 가격에 자산을 매각하게 되는 상황이 오게 돼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말했다.

미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는 것은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움직임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0.75%포인트, 0.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말 4.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내년 기준금리 5% 이상까지 인상 가능성을 반영중이다.

전세계 각국이 자국 통화 약세를 막기위해 역 환율 전쟁에 나서면서 미 국채를 팔고 있는 점도 미 국채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 국채는 유동성이 가장 좋은 자산이기 때문에 각국이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미 국채의 만기를 상환 받거나 매도에 나서면서 전세계 주요국의 외환보유액과 미 국채 보유가 줄고 있다. 이로 인해 미 국채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임동민 연구원은 "전세계 각국이 외환시장을 개입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유동성이 좋은 자산인 미 국채를 파고 있는데 그동안은 미 연준이 국채를 매입해 줬는데 지금은 긴축에 들어가니 사줄만 한 주체는 없어지고, 파는 주체만 있다보니 미 국채 금리를 더 끌올리고 있다"며 "미 국채 매도로 국채 금리가 더 올라가면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등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것은 해외로 전체 미 국채 잔액의 30.5%를 차지한다. 이어 연준 5조9000억 달러(23.8%), 뮤추얼 펀드 3조7000억 달러(14.6%), 연기금 3조4000억 달러(13.5%) 등이다. 

올 들어 해외의 미 국채 보유액이 줄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전 세계 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국채는 7조5012억 달러로 지난해 말(7조7476억 달러) 대비 2464억 달러(3.2%) 줄었다. 
 
전 세계 각국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선 것은 달러화 강세로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올 초만해도  95.553이었지만 올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 28일 장중 114.745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미 물가를 잡기 쉽지 않고, 긴축기조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채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내년 초 4.75%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고, 강 달러가 지속되면서 각국이 자국 통화 약세를 안정 시키기 위해 미 국채 매도 등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수 있다"며 "이 경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 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