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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이냐 '쪽박'이냐...화성·세종·인천 '갭투자' 다시 고개[갭투자 역풍]③

등록 2023.04.03 06:00:00수정 2023.04.04 07: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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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세종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매매하는 '갭투자'가 늘고 있다.

집값이 하락하면서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갭)가 줄자 투자 수요 등이 몰린 영향이다.

다만, 집값 하락기에는 갭투자 리스크가 커져 전세보증금을 제때 반환하지 못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갭투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경기 화성으로 나타났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화성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2245건인데 이 중 4.8%인 110건이 매매 후 거주하지 않고, 전월세를 놓은 계약이었다.

2위는 세종으로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1303건 중 82건(6.2%)이 갭투자로 집계됐고, 인천 연수구가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 1374건 중 갭투자가 72건(5.2%)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 수원 영통(68건) ▲경기 평택(66건) ▲경기 남양주(56건) ▲경기 시흥(56건) ▲서울 송파(55건) ▲경기 성남 분당(51건) 등의 순으로 갭투자가 많았다.

경기 화성 병점동 '병점역 에듀포레' 전용면적 75㎡는 지난 2월5일 3억원에 매매된 뒤 이튿날 보증금 2억7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매수인은 실투자금 3000만원으로 아파트를 산 셈이다.

세종시 나성동 '세종모닝시티 2차' 전용 23㎡은 올해 1월17일 1억2000만원에 매매된 뒤 2월13일 보증금 1억원에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는 연수구 송도에서도 2000만원으로 갭 투자한 사례가 나왔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 59㎡는 2월10일 4억5000만원에 매매된 뒤 보증금 4억3000만원에 전세입자를 들였다.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2000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갭투자가 많았던 곳은 대부분 지난해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이다. 아파트 매맷값이 떨어지면서 전세보증금과의 차이가 줄어들자 갭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단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경기 화성과 세종, 인천 연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3.12%)보다 하락 폭이 컸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 아파트 매맷값은 지난해 10.63% 떨어졌고, 세종은 -11.97%, 인천 연수 -8.29% 변동률을 보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도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무리한 갭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출을 끼고 갭투자에 나설 경우 전셋값 하락 시 보증금 반환이 불가능한 '깡통주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주택가격 하락 시 갭투자한 집을 팔아도 전세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는 가구가 최대 1만3000여 가구가 될 것이란 추정도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전세 레버리지(갭투자) 리스크 추정과 정책대응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보유자산 처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고려 추가 대출, 임대주택 처분을 통해서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가구는 집값이 하락하지 않은 2021년 기준에도 5000가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15% 내리면 약 1만 가구, 27% 하락하면 1만3000여 가구까지 늘어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매맷값과 전셋값이 계속 떨어지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무리한 투자에 나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