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보인턴 비치의 한 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탄 차량을 멈춰 세우는 시민들. 출처: Boynton Beach Police Department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 1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에 위치한 보인턴 비치(Boynton Beach) 경찰은 SNS에 CCTV 영상 하나를 공개했다.
영상은 지난 5일 보인턴 비치 남쪽의 한 교차로에서 일어난 상황을 담고 있었다.
차들이 신호를 기다리는 왕복 10차선 교차로 위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천천히 굴러간다.
워낙 느린 속도라 눈에 바로 띄지 않았지만, 차선을 무시하고 교차로 한복판을 향하는 차량을 발견한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차에 타 있던 운전자는 60대 여성 로리 라뵤어로 갑작스러운 경련증세로 인해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로리가 핸들 위로 쓰러지는 것을 발견한 직장 동료가 황급히 달려와 조수석 유리창을 두들겼지만, 로리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차 문도 잠겨있는 상태였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동료는 손을 흔들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로리가 탄 차는 이미 교차로 중간을 지나 맞은편에 서 있던 차들을 향하고 있었다.
이때 이 모습을 본 다른 운전자들이 차에서 내려 달려왔다. 한 전투복 차림의 군인은 교차로 반대편에서부터 달려오기도 했다.
순식간에 모인 다섯 명의 운전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굴러가는 차를 밀기 시작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차는 곧 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보인턴 비치의 한 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탄 차량이 교차로를 가로지르는 모습. 출처: Boynton Beach Police Department *재판매 및 DB 금지
남성이 아령으로 뒷좌석 유리창을 깨뜨린 덕분에 이들은 잠시 뒤 운전석 문을 열고 로리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이들은 차량을 근처 주차장까지 함께 밀고가 앰뷸런스가 도착할 때까지 로리의 상태를 보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이름도 모르는 시민들 덕분에 사고를 면한 로리는 다음날 의식을 찾은 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너무 고마워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부자였다면 이들 모두에게 보트를 한 척씩 선물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또 "차 안에 아직도 유리창을 깨뜨릴 때 사용한 아령이 있다, 아령을 가져온 여성을 만나 꼭 돌려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은 13일 현재까지 조회수 1,200만 회를 기록하고 6만 번 가까이 공유되는 등 미국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영상을 접한 현지 네티즌들은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잃어버린 인간성이 회복되는 것 같다"며 감동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영상을 처음 공개한 보인턴 비치 경찰은 제보를 통해 '착한 사마리아인' 시민 중 몇 명과 연락이 닿았으며, 운전자 로리와 함께 이들을 만나 뜻 깊은 선행을 기릴 상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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