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통과에도 잠잠한 1기 신도시 집값

분당·평촌 상승폭 축소…일산 등은 하락세

'추가 분담금 부담 가능하냐'가 관건

[고양=뉴시스] 조성우 기자 =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 일대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3.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1기 신도시 등의 재건축 기준을 완화하는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잠잠하다. 주택 시장이 대체적으로 가라앉고 있어 투자수요가 크지 않고, 건축비 상승 등으로 인한 분담금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1기신도시 특별법은 내년 4월께 시행될 예정이다. 법은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인허가 통합 심의로 행정 절차를 간소화 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지역 집값에 호재로 작용할 재료지만 특별법 처리가 급물살을 탄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1기신도시 집값은 상승폭이 줄거나 하락 전환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1기 신도시 대표주자 격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10월30일 0.18% 올랐는데 11월6일 0.16%, 11월13일 0.12%, 11월20일 0.09%, 11월27일 0.02%, 12월4일 0.02%로 상승폭이 축소되는 추세다. 평촌이 있는 안양 동안구도 같은 기간 0.28%→0.26%→0.22%→0.16%→0.09%→0.09%로 수치가 내려가고 있다.

나머지 지역들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중동신도시가 있는 부천시는 0.16%→0.14%→0.11%→0.05%→-0.01%→-0.03%로,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는 0.03%→0.00%→-0.02%→-0.05%→-0.05%→-0.03%로 하락 전환했다.

5곳 1기 신도시 중 일산은 집값 하락폭이 가장 크다. 고양 일산동구(0.03%→-0.05%→-0.04%→-0.07%→-0.06%→-0.04%)와 고양 일산서구(0.02%→-0.06%→-0.07%→-0.03%→-0.06%→-0.04%) 모두 하락세가 한 달 째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같이 시장이 호재를 호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우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투자수요 위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자수요는 거주비용이 녹아있는 실거주 수요보다 부동산 하락기 때  더 크게 위축되는 경향이 있다.

빠르면 내년 말 선도지구가 선정돼야 사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도지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거쳐 노후도 등을 고려해 신도시별 1곳 이상씩 결정되는데, 시범단지인 만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소유주 입장에서는 급등하는 건축비 등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입지나 교통인프라에 따른 선호 여부에 따라서도 지역별 양상도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일자리가 있고 학원 등 기존 인프라가 갖춰져 수요가 많은 분당 등의 사업 진행이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인허가보다도 개별 소유주들이 공사비를 얼마까지 낼 수 있는지 자금여력이 관건"이라며 "추가 분담금을 더 낼 여력이 있는 지역의 재건축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국지적, 지역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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