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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이야기(24)] 중국인 타짜, 강원랜드 VIP 농락(1)

등록 2014.02.28 07:00:00수정 2016.12.28 12: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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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는 고객 편의 및 서비스 증진을 위해 카지노환경개선 공사를 마치고 이달 초부터 임시 개장을 거쳐 연말까지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증설된 게임테이블에서 딜링을 하는 딜러가 환하게 웃고 있다. 2013.06.25. (사진=강원랜드 제공)   photo@newsis.com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중국 사람들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도박을 즐기는 민족이다.

 특히 마작을 유난히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툭하면 밤을 새울 만큼 마작을 즐긴다. 오죽하면 마작이나 도박을 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개혁개방이후 상당한 경제적 성취를 이룬 중국 당국은 당 간부들의 원정도박 때문에 지난 10여년간 많은 고민을 했다. 당 간부들의 부패원인이 대부분 원정도박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때문에 중국정부는 해외원정 도박 등 도박사범에 대해 최고 사형에 처하는 등 도박사범에 유독 강한 처벌을 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중국경제주간은 지난 2009년 11월 중국인들이 해외 원정도박과 인터넷 도박, 비밀복권 등을 통해 해외로 유출되는 도박자금이 연간 6000억 위안(100조원)이 넘는다고 보도했었다.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이 주간지는 해외 원정도박은 중국 관리들의 부패의 온상으로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장중하이 전 충칭시 선전부장 등 수 많은 관리들이 중국인 큰 손으로 이름을 날릴 정도로 외국에 소개가 되는 등 도박사범에 대해 중국 관료들은 예민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도박사범이 급증하자 2003년 중국 공안부는 도박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중국 접경지역 7개 성정부 공안청은 도박사범 소탕작전을 펼쳤다.    그래도 도박사범이 줄지 않자 이듬해 2004년에는 중국 건국이후 처음으로 공안부, 공산당 조직부와 선전부 등 당과 정부 17개 부처가 공동 합동단속을 실시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중반 일부 중국의 고위 관료들이 북한 나진선봉경제특구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마카오 등지의 카지노를 이용하면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관료들은 게임에 필요한 돈을 공금횡령 등 모두 부정한 방법으로 조달했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2005년 내국인 돈만 턴다는 비난을 덜기 위해 처음으로 동남아로 눈을 돌렸다.  동남아의 큰 손 고객(화교) 유치를 통해 외국인 고객유치에 대한 실적을 홍보하고 싶었다.     홍콩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화교가 그 대상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그것도 화교 등 '큰 손' 유치는 홍콩 등 동남아에 외국지사도 없고 강원랜드에 전문 인력도 받쳐주지 못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가 2005년 9월 초 홍콩의 한국인 에이전시 김장수(가명)와 선이 닿았다.  

 홍콩에 거주하는 김씨는 강원랜드에 중국인이나 동남아 화교 등 큰 손을 연결해 주면 게임머니의 일정비율에 따라 급여는 없고 수수료만 강원랜드에서 받기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전시 김씨는 자신의 인맥을 총 동원해 9월 하순 중국인 사업가 일행의 강원랜드 VIP 방문 계약을 성사시켰다.

 중국인 본토 사업가로 알려진 고객들은 홍콩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국한 뒤 서울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아닌 강원랜드 카지노 VIP 예약룸으로 가기로 했다.    강원랜드 전직 임원의 회고.    "당시 언론에서는 강원랜드가 한국인 고객의 돈만 턴다는 비난이 자주 나왔다. VIP 룸은 항상 한국인 고객들로 넘쳐났고 외국인 VIP 고객 유치를 위한 필요성도 없었고 설령 외국인 큰손 고객을 유치해도 그들에게 만족할 게임 환경을 제공할 형편도 되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는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판촉 비행기 티켓과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기업인 강원랜드는 그럴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외국인 큰 손 고객유치를 위해 2005년 9월 홍콩 거주 한국인 에이전시를 통해 작업에 나섰다. 우리는 여러 상황에서 외국인 큰 손 고객 유치에 불리했지만 한 번 해보자는 의욕이  넘쳤다."  

 홍콩의 에이전시 김씨를 통해 들어온 강원랜드 첫 외국인 VIP의 주인공은 중국인이었다.  

 30대 초반과 40대 후반의 남자 6명과 얼굴과 몸매가 빼어난 20대 여성 2명 등 모두 8명은 인천공항을 거쳐 2004년 10월4일 오후 강원랜드에 도착했다. 20대의 중국인 여성 2명은 30대 초반의 남자 고객 2명에게 달라붙어 온갖 애교를 떠는 누가 봐도 연인 사이로 보였다.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을 받은 탓에 이들은 고객지원팀에서 신분확인을 한 다음 게임머니 3억원을 예치했다.    강원랜드는 생각보다 큰 손은 아니지만 외국인 VIP 첫 고객에 만족했다. 두 테이블에 나눠 앉은 이들은 공교롭게도 미모의 젊은 여성 2명은 각 테이블에 따로 따로 남자 옆에 앉았다.  

 새로 사귄 연인처럼 남자에게 밀착해 앉은 여성은 게임을 관전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남자의 상의 내부 점퍼 주머니에 손이 들어가는 모습이 순식간에 이뤄졌다.  

 비슷한 시간 테이블 중간에 앉은 40대 후반의 한 고객은 카드를 오픈하는 다른 일행의 카드를 슬쩍 훔쳐보고 바로 옆 테이블의 카드를 보며 딜러와 핏보스의 눈길을 분산하게만드는 바람잡이 역할도 했다.    또 중국인 남자 겜블러가 카드를 오픈하는 사이 바짝 붙어 앉은 여성의 소매에 남자의 손이 순식간에 연결됐다.    게임을 진행하는 딜러나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플로포슨이나 CCTV도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30대 초반의 남자 고객은 카드를 손에 잡고 오픈하는 자세나 손동작이 바람처럼 빠르고 민첩했다.

 특히 카드를 오픈하는 고객은 한쪽 손은 테이블 바닥에 밀착시키고 다른 손으로 딜러가 건넨 카드를 가져오는 동시에 옆에 앉은 여성의 손이 남자 고객의 테이블 바닥에 고정된 손으로 카드를 밀어 넣은 동작이 순식간에 진행됐다.    물론 이런 장면을 처음 목격하는 딜러가 애인의 베팅이 승리하도록 기원하는 일종의 제스처로 생각했지 사기게임으로는 상상도 못했다.  

 여성의 손이 카드를 오픈하는 순간 옆에 앉은 남자의 점퍼 내부 가슴부위에 손이 들어가거나 테이블 바닥에 고정된 손을 오가는 동작은 역시 민첩했고 여성의 손에 카드 한 장이 들려있는지는 생각할 수가 없었다.    당시 여성의 지나친 행동은 친밀한 사이의 남녀가 게임을 하면서 과도한 애정행각을 펼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아니면 남자가 게임에서 이기도록 기원하는 행위로 생각했다. 문제는 이들의 게임결과였다.  

 이들이 플레이어나 벵커에 베팅하는 족족 윈(Win)이었다. 승률이 무려 98%가 넘는 이들의 게임실력은 최고의 프로 선수였다. 이런 게임이 계속 진행됐지만 특별한 문제점을 찾기도 힘들었고 당연힌 누구도 이들의 이상한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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