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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부대 대표 인터뷰①]"딸이 위안부였어도 일본 용서"

등록 2016.01.06 10:54:54수정 2016.12.28 16: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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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엄마부대 봉사단 주옥순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이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대한민국 미래 발전을 위해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 01. 05.  odong85@newsis.com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엄마부대 봉사단 주옥순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와 만나 "이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대한민국 미래 발전을 위해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5. 01. 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비난할 테면 하라. 대꾸할 가치 없다."

 뉴시스가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보수단체 '엄마부대봉사단' 주옥순(63) 대표는 자신의 딸이나 어머니가 위안부였어도 일본을 용서해야 한다는 의견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엄마부대는 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여 용서하자" "위안부 할머니들이 희생해달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정대협 측은 "위안부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용서를 못 하겠다는데 엄마부대가 무슨 자격으로 용서하라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사무실 앞으로 찾아온 엄마부대의 생각을 듣기 위해 주 대표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거부당했다.

 주 대표는 이에 대해 "괜한 트집을 잡을 텐데 굳이 만날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밝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자신을 '나라만 생각하는 유관순'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주 대표는 과거 진보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환경연합 회원이었다 성향을 바꿔 보수단체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조직위원장), 공교육살리기학부모(공동대표), 전교조 추방 범국민운동(공동대표), 나라지킴이 여성연대(대표) 등에서 활동했다. 2013년 엄마부대 대표를 맡고 있다.

 2014년에는 서울 광화문 세월호 단식농성장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자식 의사자라니요' '유가족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의 피켓 시위를 벌이다 유족 측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밖에도 국정교과서에 반대했던 방송인 김제동씨의 SBS TV 프로그램 '힐링캠프' 하차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박주신 씨에 대한 병역비리 의혹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수차례 열기도 했다.

 다음은 주 대표와의 일문일답.

 -정대협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 한 이유는.

 "일본을 일방적으로 용서하라는 게 아니라 이제 용서를 받아주라고 호소하러 간 것이다. 정신대 어르신들이 성숙하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일본을 깨끗이 용서해주고 받아들인다면 대한민국이 경제, 정치,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강대국으로 가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 (용서하라고) 못하니까 우리 엄마들이 간 것이다."

 -지나친 일본 옹호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신대 할머니들은 (일본의 사과에) 만족 못 하겠지만, 이제 어르신들의 용서를 통해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나는 어르신들이 진정으로 아베의 사과를 원하셨기 때문에 일본이 주는 10억엔도 받지 말았으면 한다. 대한민국도 충분히 보상해줄 수 있는 국력이 된다."

 -일본이 이제 와서 사과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지난 24년 동안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것을 현 정부가 3년 동안 곁눈질하지 않고 초지일관으로 경제적인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본이 지금의 대한민국 국력이 아니었다면 사과했겠나. 우리가 100년 전 가난하고 정치를 못 했기 때문에 외세 침략을 받은 것 아닌가. 위안부 문제는 약소국가로서 침략을 당한 대한민국의 아픔이다."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폐기 촉구 촛불문화제 참가 대학생과 시민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을 켜고 있다. 2016.01.05.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한일협상 폐기 촉구 촛불문화제 참가 대학생과 시민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을 켜고 있다. 2016.01.05.  [email protected]

 -위안부 할머니들께 바라는 점.

 "돌아가시고 나서 일본의 사과를 받으면 뭐하나. 살아 계실 때 받아야지. 이제 수요집회에도 나오시지 말고 편안하게 남은 인생 사시다가 돌아가셔야죠."

 -기자회견 당시 정대협 윤미향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한 이유는.

 "괜한 트집을 잡을 텐데 굳이 만날 필요성을 못 느꼈다."

  -일본의 위안부 소녀상 이전 요구에 대한 생각은.

 "일본이 너무 성급하게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충분한 사과를 통해 어르신들의 마음을 풀어준 다음 시간을 두고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해야 했다. 돈 10억엔을 주고 철거하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위안부 문제는 잊지 말아야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

 -부친도 강제징용 피해자라 들었는데.

 "우리 아버지는 1943년 일본에 강제징용 당한 사람이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일이다. 아버지는 강제징용 때 배가 너무 고파서 고구마 캐 먹다 두들겨 맞아 육신을 거의 못 쓰게 됐고, 그제야 일본이 귀국시켰다고 하더라. 나는 우리 아버지한테 '우리 조선은 강대국이 돼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듣고 자랐다."  

 -본인의 딸이나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어도 용서할 수 있나.

 "일본이 용서를 구하는데 용서를 해야지 어쩌겠나."

 -가족들은 엄마부대 활동을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에서 공부하는 딸은 '엄마를 비난하는 글이 매우 많다'며 조심하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라를 위해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들은 너무 한쪽만 보시지 마시고 양면을 다 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남편은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엄마부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만만치 않은데.

 "대꾸할 가치도 없다. 당연히 나와는 반대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그것까지 내가 침해할 필요는 없다. 비난하라면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가치를 위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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