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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②] 무대아래 10개 공명통, 자연음향 공연장

등록 2017.02.07 14:31:28수정 2017.02.07 16: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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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눈에 보는 우면당. 2017.02.07.(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한눈에 보는 우면당. 2017.02.07.(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거대한 워터 파크의 인공파도 소리를 듣다, 한적한 바닷가의 자연스런 파도소리를 듣는 경우와 비슷했다.

 7일 오전 자연 음향 공연장으로 탈바꿈돼 29년만의 재개관을 앞둔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울려 퍼진 음향에 대한 첫인상이다. 

 이날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이 들려준 '관현악 산조합주'는 2015년 초연된 작품으로, 전승돼 온 산조가락에 출저를 두고 있다. 한국의 전통음악에 속하는 기악독주곡의 하나가 산조인데, '관현악 산조합주'는 국악관현악이라는 거대한 에너지로 표현 가능한 부분을 솎아낸 다듬은 것이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그리고 집박까지 악기별 음향과 연주 기법을 확인할 수 있어 개관을 앞둔 우면당의 음향 컨디션을 체크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인공 파도가 아닌 실제 파도를 타고 있는 듯한 자연스럽고 풍성한 음향이 귓가에 울려퍼졌다.

 리모델링 공사와 시범 운영을 마친 우면당은 오는 15일 정식 재개관한다. 2015년 1월 5일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 9개월간의 기간을 거쳐 지난 해 9월 공사를 완료했다. 1988년 2월 15일 우면당 개관 이후 29년만의 재개관이다.

 이후 공연장 음향 측정 및 포럼, 국립국악원 소속 예술단체의 무대연습, 사전 공연 등의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쳤다. 정식 재개관을 기념하는 공연 '우면당 새 길을 걷다'를 열흘 간 선보인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7 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 기념 및 신년기자간담회가 열린 7일 오전 재개관을 앞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관현악 산조합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은 지난 2015년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 지난해 9월 공사가 완료됐다. 1, 2차에 걸친 건축음향 측정이 진행됐으며 오는 15일 정식 재개관 된다. 2017.02.0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7 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 기념 및 신년기자간담회가 열린 7일 오전 재개관을 앞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관현악 산조합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은 지난 2015년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 지난해 9월 공사가 완료됐다. 1, 2차에 걸친 건축음향 측정이 진행됐으며 오는 15일 정식 재개관 된다.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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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은 국악관현악 연주가 가능한 규모의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구현하기 위해 우선 우면당 음향 환경의 음량을 키우고 울림을 더했다. 

 무대에서 발생하는 음량의 분산을 막기 위해 육면체의 무대 중 객석을 향한 전면을 제외한 모든 면을 밀페형으로 설계했다. 국악기의 울림을 키우기 위해 무대 아래 10개의 공명통을 설치했다.

 또 객석 어디서든 고른 음량을 들을 수 있도록 무대 천장에 12개의 음향 반사판을 매달았다. 객석 주위로도 기와 형태의 음향 반사판 12개를 설치, 무대에서 생성되는 풍부한 음량이 객석으로 골고루 반사되도록 고안했다. 무대 후면에도 전후로 이동 가능한 음향 반사판을 설치, 무대에서 발산되는 음량의 손실을 최소화 시켜 객석으로 보낸다.

 공간 자체에 발생하는 소음도 최소화 시켰다. 기존 텅스텐 조명의 필라멘트가 가열될 경우 발생하는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기존 조명을 LED조명으로 교체했다. 무대 아래 장치 반입구에도 이중 방음문을 설치해 극장 밖 소음 또한 차단했다. 객석 기울기도 완만하게 만들어, 시야 확보도 원활해졌다.

 공간의 울림을 활용하는데 또 중요한 건 평균 잔향시간(RT, s)이다. 음원이 정지한 후 60㏈로 감쇠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가리킨다. 우면당은 잔향시간을 기존 0.87초에서 이번에 1.12초로 늘렸다. 덕분에 리모델링 전보다 울림과 여음이 증가되어 풍성하고 부드러운 음원이 생성됐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7 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 기념 및 신년기자간담회가 열린 7일 오전 재개관을 앞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관현악 산조합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은 지난 2015년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 지난해 9월 공사가 완료됐다. 1, 2차에 걸친 건축음향 측정이 진행됐으며 오는 15일 정식 재개관 된다. 2017.02.0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2017 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 기념 및 신년기자간담회가 열린 7일 오전 재개관을 앞둔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관현악 산조합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국립국악원 우면당은 지난 2015년 내부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 지난해 9월 공사가 완료됐다. 1, 2차에 걸친 건축음향 측정이 진행됐으며 오는 15일 정식 재개관 된다.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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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이후 서구식 공연장에서 음향 장치 등을 활용한 국악 공연이 많아지면서 국악계에서는 그동안 자연음향 공연장을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앞서 2007년 자연음향을 표방한 국악 전용 공연장 '서울남산국악당'이 문을 열긴 했으나 앰프와 스피커의 사용 빈도가 많아지면서 무색해졌다.

 하지만 2013년 4월말 개관한 130석 규모의 소극장인 국립국악원의 풍류사랑방이 자연음향 공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앰프와 스피커를 통한 증폭 없이 자연음 그대로의 국악을 즐길 수 있는 사랑방 형태의 공간이다. 지난해 초 음향의 잔향시간을 국악기에 최적화시키고 음의 명료성을 높이는데 주력한 뒤 호평 받고 있다.

 창경궁과 돈화문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지난해 9월 개관한 서울돈화문국악당의 실내 공연장 역시 자연음향을 추구한다. 지하 2~3층에 위치한 이 공연장은 음향 장치에 의한 별도의 확성이 없다. 청명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자연음향 공연장 우면당. 2017.02.07.(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자연음향 공연장 우면당. 2017.02.07.(사진= 국립국악원 제공) [email protected]

김정승 초대 예술감독(한예종 교수 겸 대금연주자)은 "맨 뒤의 객석까지도 음량이 적은 국악기의 소리가 잘 전달돼 국악의 정수인 산조, 판소리 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총 140석의 좌석이 부채꼴 모양으로 배치, 소규모다. 무대 위 예술가와 관객과의 거리가 가깝다.

 자연음향 공연장의 잇따른 개관으로 거기에 맞는 연주 방법에 대한 고민도 나오고 있다. 이날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연주에서 가야금이 받침대는 가운데에 구멍이 뚫여 있어 소리가 바닥을 치고 나오게끔 만들었다. 

 이날 사회를 본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이런 미세한 고민들이 모여 우면당에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녹아들어갈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동안 실내악과 독주 등 소규모 형태의 국악 전용 자연 음향 공연장이 이제 보다 넓은 무대로 확장돼 국악관현악 등 다양한 국악 레퍼토리를 원음 그대로 조화로운 음색을 들려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악기 고유의 순수한 음향을 객석에 온전히 전해 국악 감상의 격을 높이고 국악 연주에도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해 다양한 레퍼토리가 발굴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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