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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조 사드 청구서'…효용성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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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5-01 15: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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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방어용 VS 미군 방어용'…사드 목적 불분명
 종심 짧은 韓지형에 부적합…軍, 당위성만 강조하다 '자충수' 지적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를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수그러들었던 효용성 논란에 불씨를 지폈다.

 당연히 미군의 몫으로 여겨졌던 사드 운용비용이 자칫하다가는 우리 군이 덤터기 쓸 수 있다는 불안감이 불거지자 군 내부에서 조차 근본적으로 사드배치 목적부터 다시 따져봐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는 모습이다.

 사드의 근본 목적이 주한미군 방어용인지 남한 방어용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비용부담의 주체를 명확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게 생긴 상황 앞에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추상적인 명분을 계속 내세울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싹트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군 당국이 그동안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사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왔던 만큼 이를 곧바로 뒤집기 어렵다는 것이 군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사드와 관련해 '3 NO 정책(요청·협의·결정도 없다)'으로 일관하다가 7월 기존 방침을 뒤집는 사드배치 결정을 전격 발표하면서 내세웠던 것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명분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군사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사드배치를 둘러싼 효용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했었다.

 종심(縱深)이 짧은 한반도 지형을 고려할 때 요격고도 40~150㎞에 달하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하드로는 북한의 노동·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무기체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인식이었다.

 때문에 사드 체계의 핵심은 요격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사일을 탐지하는 X-밴드레이더에 있고, 이를 미국의 미사일방어시스템(MD)에 활용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국방부는 북한이 지난해 7월19일 황해북도 황주군 일대에서 노동미사일을 1발을 비정상적 고각(高角)발사를 한 것을 사드 필요성의 근거로 삼아왔다. 사거리가 긴 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하면 이를 막기 위해 사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최근까지도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을 사드로 요격할 수 있다며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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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장관은 3월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오늘 발사한 4발의 미사일을 사드로. 요격이 가능한가'라는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미사일 속도로 봐서는 그렇다(요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노동·스커드·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대부분의 북한 미사일을 사드로 요격이 가능하다는 국방부의 기존 주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사드 배치 결정이 이뤄진 뒤에도 배치 지역을 놓고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경기 평택·강원 원주·전북 군산·경북 칠곡·대구 등 다양한 후보지들이 거론 됐었다.

 사드의 200㎞ 요격 범위를 고려했을 때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는 평택에 포대를 배치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북한의 장사정포의 사정거리 안에 포함돼 사드 포대 자체가 무력화 될 수 있다는 반론도 팽팽히 맞섰다.

 결국 국방부는 지난해 7월13일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경북 성주군의 성산포대를 최종 확정했다.

 사드 배치 결정을 이끌었던 류제승 당시 정책실장은 사드 효용성에 대해 "사드포대가 성주 지역에서 작전을 운용하게 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전체의 2분의1~3분의2 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더 굳건히 지켜드릴 수 있다"며 "원자력 발전소, 정유시설 등과 같은 국가 중요시설을 지키고, 한·미 동맹의 군사력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민구 장관은 지난해 7월13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출석해 "성주는 우리 국민 2,000만명이 살고 있고 원전과 정유소 등 산업 중요시설이 있어 (사드배치에) 충분한 의미가 있다"며 "주한미군 방어를 위해 가져온다거나 수도권 방어를 위해 가져온다든지 하는 그런 이분법적 입장에서 볼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류 실장과 한 장관을 비롯해 정부 스스로가 사드배치는 주한미군 방어의 목적이 아닌 우리의 필요성에 의해서 도입하는 것처럼 주장한 것이다.

 배치를 정당화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논리였다고는 하지만 비용 부담 논란이 되고 있는 지금 이러한 논리가 스스로 협상력을 떨어뜨리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군이 사드 운영 비용을 직접 청구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추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 군수지원 명목으로 끼워넣는다면 우리 입장에서는 이를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국방부는 당초 사드 배치지역을 성주로 결정할 때 부산 항만 등의 보호에 유리하다며 사드가 사실상 주한미군 방어용이라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면서 "하지만 계속된 논의 과정에서 주한미군용이라는 점은 사라지고 어느 새 북한 핵미사일 방어용이라는 논리만 남게 됐다. 그런 점들이 이제와서 우리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최 부원장은 그러면서 "맥마스터 보좌관이 실토했듯 사드 비용 부담은 한국 몫이라는 트럼프의 의지가 강한 만큼 차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때 군수지원 명목으로 끼워넣으려는 움직임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잘 방어하는 수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yusta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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