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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옥 & 안숙선 "나이 많다고 구식아냐…새로운 '춘향'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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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5-11 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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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오른쪽) 명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작은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습에 참석해 출연진 연기 지도를 마친 뒤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왼쪽은 한국 연극의 1세대인 김정옥 연출가. 2017.05.11.  myjs@newsis.com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습실 공개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현역 연극계 연출가 중 최고령이자 한국 연극의 1세대인 김정옥(85) 연출가와 국악계 프리마돈나인 안숙선(68) 명창의 나이 합은 만으로 따져도 153세.  

 최근 찾은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의 작은 창극 시리즈 '그네를 탄 춘향' 연습실은 젊은 창작진들의 협업 못지않게 뜨거운 기운이 물씬했다.

 김 연출은 실제 시연을 하며 연신 배우들의 리액션을 유도했고, 안 명창은 젊은 소리꾼들의 소리를 매만지느라 연습실을 종횡무진했다.

 이번 작품은 국립국악원에서 2013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작은 창극'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판소리 다섯 바탕을 초기창극의 무대로 복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판소리 '춘향가'를 중심, 90분짜리 공연으로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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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왼쪽) 명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작은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습에 참석해 출연진의 연습을 돕고 있다. 2017.05.11.  myjs@newsis.com
 두 거장이 만났다고 예스럽다고 판단하는 건 오산. 지조와 순정만을 지키던 춘향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 당차고 강인한 여성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이 작품은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요소가 많다.

 극단 민중극장 대표와 극단 자유의 예술감독 그리고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을 역임한 김 연출은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형형한 눈빛과 생생한 목소리를 자랑했다. 그 중심에는 극에 대한 통찰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진행시키려고 하고 있어요. 대사를 제대로 전달하고 상대방의 반응에 바로 반응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죠. 미는 사람뿐만 아니라 밀리는 사람도 과장해서 받아줘야 하는 법이죠. 모든 행동은 서로 밀고 끌어줘야 하니까요."

 춘향전의 배경, 남원이 고향인 안 명창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장인이다. 그동안 수차례 창극 '춘향' 무대에 오르며 '원조 춘향'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남원 춘향제전위원장도 맡고 있어 춘향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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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작은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습을 마친 뒤 소리꾼 권송희(왼쪽부터)와 한국 연극의 1세대인 김정옥 연출가,  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 명창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5.11.  myjs@newsis.com
 김 연출과 안 명창이 함께 작업하는 건 20여년 만이다. 1994년 국립창극단의 '명창 임방울' 등을 함께 작업한 이후 처음이다. 1980년대에는 극단 자유의 '바람 부는 날에도 꽃은 피네' 일본 순회공연에 함께하기도 했다. 

 김 연출은 "안 선생님이 젊은 여인이셨는데 이제 중년이 되셨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아름답다"며 "또 여전히 서로 말을 안 해도 마음을 안다"고 웃었다.  

 안 명창은 "우리 판소리 양식이 김 선생님 같은 훌륭한 연출을 만나 잘 만들어질 거라 기대가 크다"며 "우리 음악이 다른 음악들과 만나 국적불명이 될까 염려했는데 선생님의 생각과 노하우로 인해 창극에 제대로 된 옷을 다시 입혀 주실 거라 생각한다"고 설레했다.

 판소리는 1964년 최초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의 보유자이자 국창(國唱)의 칭호를 얻었던 만정 김소희(1917~1995) 선생의 소리를 살려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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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국 연극의 1세대인 김정옥(오른쪽 두번째) 연출가와 국악계 프리마돈나 안숙선(오른쪽) 명창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작은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습에 참석해 출연진 연기 지도를 하고 있다. 2017.05.11. myjs@newsis.com
 안 명창은 실제 만정 선생의 제자이기도 하다. 스승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우아함을 추구했던 여창 판소리의 진면목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녀는 "창극을 세계 어디에다 내놓아도 '한국의 음악극'으로 여겨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죠"라고 말했다.

 김 연출 역시 "서구의 연극 형식에 판소리를 끼어 넣으면 안 된다"며 "판소리를 기초로 하면서 극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구식의 춘향이 아니라 새로운 춘향을 보여줄 것"이라고 별렀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국악밴드 타니모션, 양방언앙상블에서 보컬로 활동한 신세대 소리꾼 권송희가 그래서 이번 춘향 역에 제격이다. 이미 젊은 층에 상당한 팬을 보유한 권송희(30)는 두 거장의 말에 내내 귀를 기울였고 조심스레 말을 열었다.  

 권송희는 "두달 가까이 연습하는 내내 너무 꿈 같았다"며 "많이 배웠고 여전히 배워가는 중"이라고 했다. "춘향이의 모습은 독립적이에요. 남자로 인해 휘둘리는 캐릭터가 아니죠. 지금을 사는 춘향이라면 어떨까 고민을 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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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한국 연극의 1세대인 김정옥(가운데) 연출가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작은 창극 '그네를 탄 춘향' 연습에 참석해 출연진 연기 지도를 마친 뒤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17.05.11.  myjs@newsis.com
 안 명창은 권송희에 대해 "외모도 곱고 소리와 연기의 깊이도 있어 어떤 소리와 몸짓을 만들어낼 지 기대를 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김 연출 역시 "춘향이를 맡은 사람은 스타가 돼 왔는데 미모뿐만 아니라 소리, 연기 모든 것을 갖춰야 한다. 송희 씨는 그걸 갖췄고 노력도 많이 한다"고 칭찬했다.

 김 연출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창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음악극은 미국의 뮤지컬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식이 있어야 해요. 그런 점에서 창극은 매력적이고 충분히 세계에 받아들여질 수 있죠. 젊은 관객들도 좋아할 수 있는 유니버설한 창극을 만들고 싶어요."  

 안 명창은 "김 선생님이 스피디하게 장면들을 만들어내고 계시다"며 "창극 작업을 하다 보면 소리가 손상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다양한 실험을 통하고 그런 것들이 토대가 돼 창극이 해외로 뻗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송희는 "두 거장 선생님이 전통적인 것에 지금의 것을 잘 녹여내셔서 공감대가 잘 형성된다"며 "저 역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춘향을 연기하고 싶다"고 웃었다. '그네를 탄 춘향'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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