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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 말고 한방병원을"···조희연 "학교용지엔 학교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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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9-05 23: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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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서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참석자(오른쪽 첫 번째)가 손팻말을 든 참석자가 강서구민인지 확인하기 위해 신분증을 검사하고 있다. 2017.09.05. limj@newsis.com
【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서울 강서구 공진초등학교 폐교 부지에 공립 특수학교를 신설하기 위한 서울시교육청과 주민 간 두 번째 토론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학교 용지에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며 국립한방병원 설치를 주장하는 주민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전 과정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5일 오후 옛 공진초 부지 인근 탑산초 신관 강당에선 교육청 주관으로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7월6일 1차 토론회가 파행으로 끝난 지 두 달여 만이다.

 주민토론회가 열린 탑산초 강당에서는 오후 7시30분 토론회 시작 전부터 충돌이 발생했다. 특수학교 설립에 찬성하는 주민과 장애인 학부모 등이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입장하자, 반대하는 강서구민 일부가 "강서구 주민이 아니면 나가라"며 주민등록증 확인에 나서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탑산초 강당에는 주민토론회를 참관하려는 강서구 주민과 장애인 학부모 등 4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자리를 메웠다.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조희연 교육감 소개 때는 장애인 학부모쪽에서만, 국립한방병원 유치를 총선 공약으로 내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인사 때는 특수학교 설립 반대쪽에서만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그러나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등은 교육청이 특수학교 설립 절차를 중지하고 보건복지부 주도로 국립한방병원이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옛 공진초 부지 등이 있는 가양동은 동의보감을 지은 구암 허준이 태어난 곳으로 허준박물관과 구암공원, 허준테마거리, 대한의사협회 등이 조성돼 있다.

 김성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5년 10월 주민설명회를 연 데 이어 2016년 총선 땐 국립한방의료원 건립을 약속했다. 이후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의 국립한방의료원 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결과 공진초 터가 서울 7개 지역 중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특수학교 설립 반발이 점차 거세졌다.

 이런 가운데 교육청이 특수학교 설계 공모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한 비대위 측은 이날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손동호 비대위 위원장은 "교육청이 오늘 토론회를 열자고 하고선 뒤에선 설계 공모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특수학교 설립이 아닌 공진초 이적지 활용방안을 두고 원점에서 재논의하자"고 했다.

 옛 공진초 부지가 학교용지로만 활용할 수 있는 땅이라고 하더라도 공공용지인 만큼 주민 의견을 묻고 지역특성을 고려한 시설이 건립돼야 한다는 게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손 위원장은 "특수학교 설립 여부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며 "지역조사 및 의견수렴 한 번 없이 교육청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양천구 등 특수학교가 없는 구가 8개나 되는 상황에서 새 특수학교는 이미 특수학교 1곳(교남학교)이 있는 강서구가 아닌 다른 구에 지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대위 등 주민 대표들이 발언하는 과정에서 일부 대표자가 특수학교를 '기피시설'로, 비장애인을 '성한 사람'으로 표현해 장애인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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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주민토론회'에 지역 주민과 장애인 학부모 등이 참석해 토론회를 기다리고 있다. 2017.09.05. limj@newsis.com


 이 같은 비대위 측 주장에 대해 조희연 교육감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설계 공모와 관련해 조 교육감은 "포클레인을 동원해 공사를 시작한다면 엄청난 문제지만 지금은 행정 프로세스 중 초보적인 설계를 하는 단계"라며 "특수학교와 함께 한방병원 등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 일부가 들어오는 쪽으로 설계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특수학교 대신 한방병원을 짓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방병원 지을 수 있는데 왜 특수학교를 짓느냐고 하시는데 학교용지에 한방병원을 지을 수 있다는 건 김성태 의원이 만든 가공의 희망"이라며 딱 잘라 말했다. 옛 공진초 터는 용지용도가 학교용지인데다, 사유불가침 시설이기 때문에 학교용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교육청의 판단이다.

 '강서구에만 2개의 특수학교를 건립하려 하느냐'는 질문에 조 교육감은 "강서의 200여 명의 장애인 학생들 중 120명 정도가 1시간30분에서 2시간 걸려 다른 지역 학교에 다닌다"며 "현재 서울 8개 구에 특수학교가 없지만 저는 모든 구에 하나씩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교육청은 현재 강서 공진초 부지, 강남 언남초 부지, 동부 등 3개 지역에 특수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에는 특수학교 29곳(국립 3·공립 8·사립 18)이 있으나 특수학교 신설은 2002년 종로구 경운학교 이후 전무하다.

 이처럼 팽팽히 맞선 채 진행되던 주민토론회는 자유토론으로 이어지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파행으로 치달았다. 장애인 학부모 수십명이 토론 도중 단상 앞에 나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건립을 요청하면서 토론회는 시작한 지 2시간 30분여 만에 중단됐다.

 조희연 교육감은 "이런 토론회에선 결론을 내기 어렵다. 주민대표분들과 교육청이 협의체를 구성해 이후 과정에 대해 논의하겠다"며 토론회를 마쳤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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