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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봉방동 화재 때 원룸 문 두드린 '의인 여성들' 있었다

등록 2017.11.16 16:53:53수정 2017.11.16 18: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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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11일 저녁 충북 충주시 봉방동 주택가의 공장에서 불이 나 옆 건물인 원룸도 재산피해를 봤지만, 번지는 불길에도 용기를 내서 원룸 입주민들을 대피시킨 두 여성 의인이 화제다. 사진은 이들 여성의 의로운 행동을 수소문해서 찾아낸 인터넷 카펫 '충주사람모여라'에 올린 글. 2017.11.16. (사진=네이버카펫 '충주사람모여라' 운영자 임은혜씨 제공) photo@newsis.com

【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11일 저녁 충북 충주시 봉방동 주택가의 공장에서 불이 나 옆 건물인 원룸도 재산피해를 봤지만, 번지는 불길에도 용기를 내서 원룸 입주민들을 대피시킨 두 여성 의인이 화제다. 사진은 이들 여성의 의로운 행동을 수소문해서 찾아낸 인터넷 카펫 '충주사람모여라'에 올린 글. 2017.11.16. (사진=네이버카펫 '충주사람모여라' 운영자 임은혜씨 제공) [email protected]

친구 사이인 20대 이슬기·김보슬씨 주인공
인터넷카페 '충주사람모여라' 통해 수소문

【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화마가 금세라도 집어삼키려는 급박한 상황에서 의인들이 문을 두드려 사람들을 살려냈어요."

지난 11일 오후 8시53분께 충북 충주시 봉방동 주택밀집지역의 한 포장업체에서 불이 났다.

이 불로 조립식 패널 건물 108㎡가 타서 1억40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적잖은 재산 피해가 났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야간에 주택가에서 난 불이었음에도 인명 피해가 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충주소방서는 신고를 받고 화재 진압 차량을 현장에 보냈지만, 주택가 좁은 골목길에 세워둔 차량으로 진화에 애를 먹었다.

시뻘건 불길이 인근 주택을 집어삼키려고 하고 유독가스로 접근이 쉽지 않은 이 순간 20대 여성들의 용기가 많은 사람을 살렸다.

친구 사이인 이 두 여성의 의로운 행동은 잿더미에 함께 묻힐 뻔했으나, 지역 커뮤니티의 관심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네이버 카페 '충주사람모여라'(충사모)에는 화재 직후인 11일 오후 11시38분께 '[우리들의수다]봉방동 화재사건 꼭 읽어주세요!'란 글이 올라왔다.

'불이 났을 때 지나가던 여성 두 분이 저희 건물로 들어가서 4층까지 전부 문을 두드려서 입주민들 대피시켜 주셨다는데 혹시 아시는 분 계실까요? 저는 (원룸) 건물주입니다'라고 불이 난 공장 옆 원룸 건물주가 올린 글이다.

이어 4층에 산다는 건물주는 두 여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친정어머니가 아이 둘을 데리고 계셨는데 그 두 분이 아기도 같이 데리고 나와주셨다고 하더라구요. 너무 감사해서 식사라도 대접하며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며 카페 회원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수소문했다.

이 글이 카페에 올라온 지 나흘 만에 젊은 두 여성 의인을 찾았다.

지난 15일 오후 7시42분 한 카페 회원이 글을 올렸다.

'지나던 행인이 방마다 문을 두들겨주고 대피를 도왔다고 해요. 어제(14일) 제가 찾아냈습니다. 저와 건물주가 전화 통화하는 이야기를 아르바이트하는 동생이 자기 친한 동생이 그 주인공이라고 했던 것'이었다고 했다.
【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11일 저녁 충북 충주시 봉방동 주택가의 공장에서 불이 나 옆 건물인 원룸도 재산피해를 봤지만, 번지는 불길에도 용기를 내서 원룸 입주민들을 대피시킨 두 여성 의인이 화제다. 2017.11.16. (사진=네이버카펫 '충주사람모여라' 운영자 임은혜씨 제공) photo@newsis.com

【충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지난 11일 저녁 충북 충주시 봉방동 주택가의 공장에서 불이 나 옆 건물인 원룸도 재산피해를 봤지만, 번지는 불길에도 용기를 내서 원룸 입주민들을 대피시킨 두 여성 의인이 화제다. 2017.11.16. (사진=네이버카펫 '충주사람모여라' 운영자 임은혜씨 제공) [email protected]

이 회원은 "통화했더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하면서 "평소에도 유기묘와 유기견 봉사를 많이 해 심성이 곱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의인(義人)의 두 여성은 친구 사이다.

이슬기(26)씨와 김보슬(27)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는 "다음 날 결혼하는 친구, 친구 아버지와 함께 친구 집에 가다가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현장을 달려갔다"며 "공장에서 발생한 불이 옆 건물인 원룸의 에어컨 실외기에 옮겨붙기에 원룸으로 들어가려 했느나 비밀번호를 알아야 들어갈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마침 출입문에 임대를 안내하는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친구가 건물주와 통화한 뒤 비밀번호를 누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2층부터 4층까지 문을 두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와 친구 아버지도 함께 뛰어 들어갔고 나중에는 남성 2~3명이 함께 도왔다"고 덧붙였다.

2층에는 장애인 가정이 거주했는데 이들이 문을 두드려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이날 화재 현장 주변에는 많은 주민이 황급히 집에서 나왔지만, 원룸 안에 있던 입주민들은 화재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들의 의로운 행동은 고마움을 전하려는 건물주의 따뜻한 마음과 이를 전파한 지역 커뮤니티의 힘으로 알려지면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네이버 카페 충사모 운영자인 임은혜(35·여)씨는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던 두 여성의 용기 있는 행동이 묻힐 뻔했는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의인들을 찾아내 기쁘다"며 "앞으로도 충사모를 통해 지역에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두 여성 의인의 용기와 이를 세상에 알린 인터넷 카페가 이웃과 사회를 더 아름답게 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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