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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순 “도대체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은 무엇입니까”

등록 2017.11.28 14: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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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스틸, 2017

【서울=뉴시스】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 영화스틸, 2017


■국립현대미술관 'MMCA 현대차 시리즈' 작가
30일부터 서울관에서 전시...영상·설치 등 10여점


【서울=뉴시스】박현주 기자 = 2015년 제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다큐 영화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고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임흥순(48)이 미술관으로 화려하게 들어왔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에서 가장 큰 전시장을 내주는 'MMCA 현대차 시리즈'작가로 선정,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차가 2014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진 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장기 연례 프로젝트다. 한 작가당 5억원 규모가 지원된다. 2014년 이불, 2015년 안규철, 2016년 김수자등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집중 조명됐다.

미술계에와는 다른 듯한 장르로 작업하는 임흥순은 다큐 영화 감독으로 알려졌지만 미대 출신이다.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같은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한국현대사 속에서 희생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을 다양한 미술형식과 영화로 담아왔다.

 그를 세계적인 작가로 등극시킨 '위로공단'이 그의 면보를 보여준다. 한국경제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었지만 소외되었던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담은 작품으로 사회적으로 소외된 약자들의 의미와 가치를 다시 되돌아보게 했다.

  2001년 첫 개인전 '답십리 우성연립 지하 102호'를 대안공간 풀에서 연 이후 광주비엔날레(2002, 2004, 2010), 부산비엔날레(2004) 등 국내외 단체 전시에 참여했다. 2009년 첫 촬영 된 '비념'(2012)을 시작으로 '위로공단'(2014/2015), '려행'(2016) 총 세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임흥순 작가. 현재 영화제작사 반달BANDAL Doc 공동대표(김민경, 임흥순)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탈북여성들과 함께 만든 '려행 Ryeoheang'에 이어 아시아, 전쟁, 여성을 키워드로 네 번째 장편 영화 프로젝트 '환생 Re Born'을 마무리 중이다.

임흥순 작가. 현재 영화제작사 반달BANDAL Doc 공동대표(김민경, 임흥순)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탈북여성들과 함께 만든 '려행 Ryeoheang'에 이어 아시아, 전쟁, 여성을 키워드로 네 번째 장편 영화 프로젝트 '환생 Re Born'을 마무리 중이다.


 'MMCA 현대차 시리즈'작가로 선정된 임흥순은 이번 전시에서 종교보다 무섭다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믿음, 신념, 사랑, 배신, 증오, 공포, 유령'전을 타이틀로 30일부터 서울관 5, 7 전시실, 미디어랩 및 서울박스에서 영상, 설치 등 작품 10여점을 전시한다.

  작품을 통해 “도대체 우리를 갈라놓은 것들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전시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무의식 중에 유령처럼 깊게 스며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해 나갔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4명의 할머니(정정화·1900~1991, 김동일·1932~2017, 고계연·1932~, 이정숙·1944~)들의 삶을 할머니와 지인들과의 인터뷰, 유품, 아카이브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거대한 역사의 흐름속에 흩뿌려진 할머니들의 부서진 시간들을 ‘믿음, 공포, 신념, 배신, 사랑, 증오, 유령’이라는 상징 언어를 중심으로 서사적 이미지로 복원한다.

 이 이미지들은 그 시대와 삶의 증거이자 지금 우리의 모습과 시선을 담는다. 전시 부제목의 ‘유령’은 중의적인 의미로, 이데올로기이자 이들을 찾아다니며 바라보는 작가를 은유한다. 또한 죽었으나 죽음을 인정받지 못하고 역사 서술의 진실과 거짓의 간극을 부유하는 수많은 민중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영화 스틸, 2017

【서울=뉴시스】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_영화 스틸, 2017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미술관을 완전히 새로운 공간, 산 자도 죽은 자도 공존하는 이계(異界)로 설정한다.

 주 전시공간인 5전시실은 살아 있는 사람이 죽은 세계로 건너가기 위해 존재하는 일종의 경계이자 중간 지대이며, 수많은 죽음과 희생의 역사를 감내한 평범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곳이 된다.

 이 때문에 미술관은 일종의 다양성이 열리고 공존하는 장소로 이 모든 이야기가 풀어지고, 만나서 교차하는 일종의 그릇처럼 작용한다. 이는 군사시설이었던 서울관의 역사적 맥락을 개인의 상처, 역사의 상실과 상흔을 보듬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소로 확장시키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 공간은 완성된 작품을 진열하는 곳이 아니라, 30일 개막전까지 계속 변화한다. 사전공개와 워크숍을 통해 작가가 구성한 이야기의 서술에 따라 제단(祭壇), 영화 세트장, 소품실의 형태로 변주되는 한편 설치 과정 공개 등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다. 작가는 사전 워크숍을 통해 관람객들과 지속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전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무의식 중에 유령처럼 깊게 스며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해 나갔는지 살펴보는 전시다

【서울=뉴시스】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임흥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전은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의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무의식 중에 유령처럼 깊게 스며들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해 나갔는지 살펴보는 전시다


 전시장은 오는 2018년 3월 장편 영화로 완성을 목표로 생생한 미장센이 된다. 관람객들은 매번 전시장을 찾을 때마다 유기체처럼 변화하는 전시장의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은 장편 영화에 집약적으로 담긴다.

 한편, 영화 예고편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번 전시 홍보 영상은 12월 한 달간 수도권 약 120여개 영화관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전시는 2018년 4월 8일까지. 관람료 서울관 통합권 4000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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