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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엑소더스'…주식·채권시장서 줄줄이 철수

등록 2018.05.11 1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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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펀드서 일주일새 16억 달러 유출

채권시장서는 3주새 21억 달러 빠져

【서울=뉴시스】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세적인 금리 인상 전망과 이에 따른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 및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주식·채권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지난 4월 초 이래 4% 하락했다.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시장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18.05.11.

【서울=뉴시스】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세적인 금리 인상 전망과 이에 따른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 및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주식·채권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지난 4월 초 이래 4% 하락했다.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시장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18.05.11.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신흥시장에서 돈이 줄줄이 빠져 나가고 있다. 신흥시장 주식펀드에서는 최근 일주일 새 16억 달러(약 1조 7000억원)가 빠져 나갔다. 신흥국 채권 투자자들은 최근 3주 동안 21억 달러(약 2조 2450억원)를 회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공세적인 금리 인상 전망과 이에 따른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 및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의 주식·채권 투자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보도했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지난 4월 초 이래 4% 하락했다.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시장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FTSE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 1월 말 대비 10%정도 떨어졌다. 신흥국 채권지수인 ‘EMBI 글로벌’은 지난 9일까지 열흘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정보제공업체인 EPFR에 따르면 신흥시장 주식펀드에서는 지난 9일까지 일주일 동안 16억 달러가 빠져 나갔다. 이는 지난해 8월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이 기간 동안 글로벌 EM 주식펀드에서만 11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2016년 12월 이래 최악의 자본 이탈 현상이다.

 신흥국 채권시장에서도 자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신흥국 채권 투자자들은 최근 3주 동안 21억 달러를 회수했다. 신흥시장 채권 펀드에서는 지난 4월 중순 이래 40억 달러(약 4조 2700억원) 가 유출됐다.

 신흥국 자본 이탈이 가장 심한 곳은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들어 18%나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페소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최근 1주 동안 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기준금리는 지난 주 40%까지 올라갔다. 아르헨티나 외환보유고는 50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8일 TV 연설에서 "IMF 구제 기금을 받기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IMF와 30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의 대출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과 터키 등 다른 신흥국들의 통화 가치도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최근 한 달여간 8% 가까이 떨어졌다. 터키 리라화는 8.5%, 러시아 루블화는 9% 하락했다.

많은 분석가들은 신흥시장 자본이탈은 신흥국들의 경제 펀터멘탈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그동안 이어온 랠리가 일시 중단되는 것일 뿐이라고 낙관적인 분석을 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신흥시장의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상수지 역시 나쁘지 않다는 점을 들면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더라도 금융위기로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까지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시장에 큰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개발도상국들의 달러 부채에 대한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개도국의 증시나 채권에 투자돼 있던 자본이 비싼 금리를 찾아 미국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점진적으로 양적 완화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을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직후 신흥시장에서는 긴축발작(taper tantrum) 현상이 나타났다. 긴축발작이란 선진국의 양적 완화 축소 정책이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의 급락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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