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종합]짐 로저스"세계 경제, 수년 내 최악…한국은 北개방이 완충 작용"

등록 2018.07.02 12:31:4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삼성증권 초청 방한…한국경제 및 대북경협 주제 기자간담회

"김정은, 분명 북한 개방 원해…北주변국, 투자 여력 충분"

"역사적으로 무역분쟁 승자 없어…트럼프는 역사를 몰라"

【서울=뉴시스】싱가포르에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와 만나고 있는 세계적인 투자대가 짐 로저스. 2018.06.10. (사진=삼성증권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싱가포르에서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와 만나고 있는 세계적인 투자대가 짐 로저스. 2018.06.10. (사진=삼성증권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형섭 기자 = 세계적 투자대가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몇 년 내에 세계 경제가 최악의 상황에 빠지겠지만 한국은 북한의 경제 개방이 어느 정도 완충 작용을 해 악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2일 전망했다.

삼성증권 초청으로 기업인 대상 강연을 위해 방한한 로저스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한국경제 및 대북 경제협력 전망'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앞서 로저스 회장은 지난 2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도처에 많은 부채가 쌓여 있는 점을 들어 "우리가 다시 약세장을 맞는다면 우리 생애 최악의 약세장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의 부채 문제를 들어 "지난 70~80년 동안의 나빴던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것보다 더 나쁘지 않을까 싶다"며 증시 비관론을 펼쳤다.

로저스 회장은 "지금 경기가 많은 곳에서 둔화되고 있고 그 때문에 굉장히 부채도 많아지고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부채 문제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이후부터 전세계적으로 부채가 굉장히 많이 증가해서 그때 다들 긴축을 해야 한다고 말은 했지만 긴축을 실질적으로 제대로 펼친 데는 없었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대차대조표만 봐도 오히려 10년 동안 500% 이상 커졌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많은 곳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며 여기에는 미국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를 봐도 몇 년에 한번씩은 경제적 어려움이 찾아왔다"며 "미국 연준은 경제적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분명히 내가 봤을 때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올 것이라 본다. 긴 시간 동안 가장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 해도 중국 같은 경우는 갖고 있는 준비금 같은 게 굉장히 많았다. 상황이 안 좋아지니 이를 타개하고자 중국이 상당히 많은 돈을 풀어서 덕분에 세계경제가 좋아지기도 했다"며 "그러나 이젠 중국조차도 굉장히 많은 부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세계는 앞으로 몇 년 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한국은 북한이 개방되고 북한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그나마 영향을 덜 받지 않을까 싶다.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해서는 준비를 해야하지만 북한의 경제 개방이 어느 정도 완충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다소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스위스에서 생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해외 경험을 고려할 때 개방 의지는 분명하며 한국의 자본과 경영 능력에 북하의 잘 교육된 인적자원과 천연자원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로저스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분명 개방을 원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스위스에서 생활해서 완전한 북한인이라기보다 외국인 성향이 있는 듯 하다"며 "(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 전 위원장이 김 위원장을 왜 후계자로 선택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외부세상을 잘 알기 때문에 선택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 북한 주민들도 중국을 통해서 10년이 넘도록 DVD 같은 해외 문화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갔기 때문에 바깥 세상이 어떤지 알고 있으며 지금처럼 계속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 일각에서는 북한과의 협력에 굉장히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오히려 군비 등의 부분에 있어서 비용절감이 상당할 수 있다"며 통일 비용에 있어서도 우려 만큼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동독 같은 경우 서독과 통일할 때 주변에 폴란드, 체코 등 가난한 나라만 있었고 동독에 돈을 쏟아부어줄 부유한 국가가 없었다"며 "반면 북한은 투자를 충분히 해줄 여력이 충분한 중국이나 한국, 러시아 등 이웃 국가가 있어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가장 먼저 개방할 수 있는 분야로는 관광업을 꼽았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은 외부 조건이 허락하는 만큼 빨리 개방하고 싶을 것 같다"며 "아마 가장 먼저 개방될 수 있는 분야는 관광업일 것이다. 80년 정도 폐쇄된 상태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북한이 어떤지 보고 싶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로저스 회장은 남북 경협에 따른 수혜주와 관련해 "나는 아직은 이런 상황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지금 대한항공 같은 경우는 주식을 조금 사놓기는 했지만 그 외에 북한이 개방되고 통일이 되는 것에 대비해 정확히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글로벌 증시에 충격을 준 미중 무역분쟁의 직접적 원인제공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로저스 회장은 "역사적으로 무역전쟁에서 한번도 승자는 나온 적이 없었다. 무역전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안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를 잘 모르지 않나 생각한다. 역사를 잘 안다고 해도 본인이 역사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계 증시와 경제는 무역전쟁으로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이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무역전쟁을 하는 것이 그 해결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역사를 되돌아보면 정치인들은 항상 우리를 실망시켜온 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대가로 불리는 로저스 회장은 과거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설립해 10년간 420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5년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고 2016년에는 북한 화폐와 채권투자를 언급하는 등 북한 투자와 관련된 대표적인 투자 분석가로도 손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은 이날 CEO와 오너 등 기업인 고객을 대상으로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로저스 회장의 초청 강연회를 갖는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